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왼쪽). 강동원의 YG행을 두고 여러 해석과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영화 <검사외전> 캡처.
여러 추측이 제기될 때마다 강동원은 “확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렇게 6개월 동안 고민한 끝에 YG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인 양현석 프로듀서와 사석에서 만나 허심탄회하게 입장을 나눴고, 서로의 가치관과 지향에 대한 공감대를 나눈 끝에 전속 계약서에 사인했다.
#강동원, 아이돌 스타 파워 그 이상…전연령대 흡수
강동원의 거취가 연예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유는 간단하다. 그는 현재 연예계 전방위에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톱스타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검은 사제들>의 흥행으로 증명한 티켓파워도 그를 향한 업계의 기대치를 한껏 높이는 계기가 됐다. 출연하는 영화는 물론 패션과 관련해서도 늘 화제를 뿌리는 강동원은 10대~20대에 집중된 아이돌 스타의 팬덤과 달리 다양한 연령대에서 파급력을 발휘하는 인기를 가졌다. 연예기획사 입장에서 강동원은 ‘거부하기 어려운 존재’로 통한다.
쏟아지는 여러 제안 가운데 강동원은 왜 YG엔터테인먼트를 선택했을까. 먼저 ‘안정된 울타리’의 필요성이다. 그는 최근 주연영화 <검사외전> 개봉에 맞춰 여러 매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혼자 몇 십 년 동안 일해 보니, 더는 힘들어 못 하겠다는 생각이 절실히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다못해 장례식장에 조화 하나 보내는 것까지 내가 결정해야 해서 힘들었다”며 “새로운 회사를 만들자니 어려웠고, 연기에 더 집중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고 밝혔다.
물론 강동원이 YG엔터테인먼트를 선택한 데는 이보다 복잡한 여러 배경도 작용했다. YG엔터테인먼트가 그에게 제시한 매력적인 조건도 한몫을 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강동원 전담팀 구성’이다. 양현석 프로듀서는 강동원의 생일인 1월 18일에 맞춰 그의 영입 사실을 공개하면서 “강동원 전담팀을 별도로 구성해 관리하고 안정적인 작품 활동과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알렸다.
YG 블로그의 강동원 환영 게시물.
#YG와 만나 해외진출 모색…“영화 중심으로 아시아 공략”
강동원과 YG엔터테인먼트의 만남은 양측 모두에 적지 않은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먼저 강동원은 빅뱅과 싸이를 통해 해외 시장에서의 노하우를 쌓은 YG엔터테인먼트의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위치에 올랐다. 강동원은 국내에서는 독보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스타이지만, 정작 해외에서의 활동은 전무한 수준이다.
한때 일본 한류 바람을 타고 현지에서 인기를 얻었지만 꾸준히 활동하지 않아 지금은 ‘한류스타’라고 부르기 어려운 수준이다. 그런 강동원이 내심 욕심을 내는 부문 역시 해외시장 진출이다. 그는 “할리우드보다 가까운 아시아 시장을 보고 있다”고 했다. 또 “중국에서 아주 큰 영화를 만들어보고도 싶고 여러 협업으로 아시아에서 동시에 개봉하는 영화에 참여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주력하는 영화를 통해 해외시장 진출에 나설 뜻을 세워뒀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YG엔터테인먼트로서도 강동원과 만나 상당한 시너지를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 음반 제작과 매니지먼트를 비롯해 외식업과 화장품, 모델에이전시 그리고 스포츠마케팅까지 다양한 자회사 두고, 엔터테인먼트를 매개로 전방위 사업을 진행하는 입장에서 강동원은 매력적인 킬러콘텐츠이기 때문이다.
패션모델 출신의 강동원은 실제로 연기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재능과 관심이 많은 만큼 YG엔터테인먼트 내 다양한 콘텐츠와 어우러져 새로운 창작 활동에 나설 수도 있다. 강동원은 YG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하며 “평소 양현석 프로듀서를 한국 대중예술계의 독보적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양현석 프로듀서의 안목과 추진력,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네트워크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도 밝힌 만큼, 이들의 만남이 만들어낼 새로운 콘텐츠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