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비 후보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악수하는 모습(왼쪽)과 이랑 후보가 일본에서 위안부 관련 시위를 하는 모습.
4·13 총선을 앞두고 쟁쟁한 예비후보들이 쏟아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탄 후보도 있고, 지역 기반이 탄탄한 토박이 후보도 있다. 하지만 큰 명성과 지지기반은 없어도 기라성 같은 후보에 맞서 자신만만하게 출마 의사를 밝힌 예비후보도 등장하고 있다. 당연히 당선, 아니 당내 경선 통과도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그들이 출사표를 던지는 까닭을 조명했다.
최근 예비후보자 명단에 등록된 후보들 중 신인급에서는 단연 검찰, 경찰, 국세청 등 사회 유력 분야에서 활약하다 정치권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이 돋보인다. 이명박 정부에서 구설수에 오르며 논란을 만들기도 했던 한상율 전 국세청장은 서산·태안 지역구에 도전장을 던졌다. 경찰 출신으로는 강원지방경찰청장 출신의 정해용 예비후보가 철원·화천·양구·인제에 일치감치 출마 의사를 밝혔다. 정 전 청장은 “강원경찰청장으로 근무하며 고향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더 편안하게 살펴드려야 하는가를 고민해왔다”고 출마 의사를 밝혔다.
검찰 출신으로는 영화 <친구>로 유명한 곽경택 감독의 동생 곽규택 예비후보가 눈에 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장 출신의 잘나가는 검사였던 곽 예비후보는 ‘을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며 선거에 뛰어들었다. 지역구는 부산 서구. 형인 곽 감독도 선거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 도와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판에 이들처럼 쟁쟁한 이력·경력을 기반으로 명성을 떨치는 후보들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른바 이색 후보. 이들 중 최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인물은 단연 경기 화성을에 출사표를 던진 조은비 새누리당 예비후보다. 그는 예비후보 등록한 직후 온라인에서 ‘얼짱 후보’로 이름을 날렸다.
‘얼짱후보’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화제를 모은 새누리당 조은비 후보가 유세를 하고 있다.
조 후보는 이 같은 유명세가 부담스러운 눈치다. 화제의 중심이 된 인스타그램 계정을 최근 닫아 놓기도 했다. 지난 2일 <일요신문>과 만난 조 후보는 “사진이 너무 퍼지면서 정치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얼굴로만 너무 부각되는 것 같아 부담스러워 인스타그램을 닫았다”고 설명했다.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김막걸리’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이름 덕분에 유명해졌다. 그는 20년여 전 세계적 기업가로 생각했던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이 정치권에 억울하게 희생되는 것을 보고 김우중이었던 자신의 이름을 김막걸리로 개명했다고 한다. 김 후보는 종로에 출마하면서 국회의원 정원 감축, 의원 세비 줄이기, 의원실 산하 보좌진 2명으로 감원, 의원 특혜 50% 줄이기를 4대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 2일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김 후보는 “내 목표는 이 4대 공약을 법안으로 상정하는 것이다. 이 법안을 내고 저는 국회의원 사퇴하겠다”며 “서민을 위해서, 서민이 행복하고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무소속으로 도전장을 내민 타투이스트 이랑은 젊은 세대의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출마했다고 밝혔다.
마포을에 도전장을 내민 타투이스트 이랑 무소속 예비후보도 주목을 받는다. 타투이스트임을 당당하게 밝힌 모습에서 타투 합법화 운동이 가장 먼저 연상되지만 이번 선거는 타투가 중심이 아니라고 밝힌다. 이 후보는 “이미 2년 전부터 타투와 관련된 일은 하지 않고 있다. 이번 선거와 타투는 전혀 관련 없다”며 이번 출마는 젊은 세대의 투표를 이끌어 내는 목적에서 출발했다”고 밝힌다.
지역구가 아니라 비례대표에만 도전장을 내민 이색 정당도 있다. 바로 ‘친허경영’을 당명으로 하는 친허연대가 바로 그 주인공. 박경자 친허연대 대표는 “지역구보다는 비례대표 의석수를 확대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지역구는 현재 인재를 선별하고 있으며 당에서 내보낼 만한 물망에 오르는 지역은 안양, 대구, 부산 그리고 서울 지역 1개 정도 생각하고 있다”며 “예상 의석수는 (국회를 바꾸기 위해서) 욕심 부리면 20석을 바란다. 하지만 1석이라도 친허연대가 원내 진입하기만 한다면 국회가 확 달라질 것이다”고 말했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내가 갖고 있는 권한을 위임하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을 잘 반영해 줄 수 있는 후보를 찾는다. 이색 후보들이 주목을 끌고 언론이나 SNS를 통해 입에 오르내려도 당선이 힘든 이유는 유권자들의 권한을 위임받아 정치적으로 잘 반영해 줄 능력이 있다고 생각되기 힘들기 때문이다”이라며 “따라서 당선되기 위해서는 단지 튀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자신만의 성공 스토리로 어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