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지난 6일 낮 12시쯤 동대문구 신설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청량리역 소속 역무원 백 아무개 씨(34)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7일 밝혔다.
백 씨의 부모는 백 씨가 출근하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고 백 씨의 오피스텔로 찾아가 그를 발견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백 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으며, 별도의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백 씨 유족에 따르면 수송담당 역무원인 백 씨는 지난해 8월 1일 화차 사이를 잇는 연결 고리가 분리되는 사고로 코레일과 국토교통부 소속 철도특별사법경찰대(철도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코레일은 내부 조사를 통해 ‘사고 책임을 백씨에게서 찾을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백 씨 역시 철도경찰에서도 별도의 통보를 받지 않아 조사가 마무리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중 백 씨는 지난 1월 23일 철도경찰로부터 재조사를 받았다.
유족은 백 씨가 1차 조사에서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으나, 재조사를 받으며 심적 고통을 받은 것으로 봤다. 백 씨 유가족은 “사건 발생 6개월 뒤 재조사를 받으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실제 백 씨는 재조사 다음날 “태어나 처음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며 “시간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메모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 3일에는 인터넷에 ‘교통방해죄’ ‘철도경찰’ ‘변호사사무소’ 등 20여 건을 검색했다고 유족 측은 설명했다.
이에 백 씨 유족 측은 “철도경찰 수사 과정 중 강압 수사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며 “수사 과정을 담은 CCTV나 녹취 등 관련 자료를 공개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경찰은 백 씨의 유족들이 부검을 원치 않은 점을 들어 부검 없이 자살로 사인을 결론짓고 사건을 종결할 방침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