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21일 한일전에서 부상투혼을 발휘한 유상철. 오른쪽 눈썹 윗부분을 스무 바늘 꿰맸다고.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올림픽대표팀에서 동생도 아니고 조카뻘 되는 어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는 기분은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오묘함 그 자체라고 한다. 처음엔 쑥스럽고 불편하고 어색하면서도 ‘젊은피’들의 패기와 투지, 자유분방함을 느끼면서 새삼 자신의 나이를 곱씹게 되었단다. 띠 동갑내기인 후배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왕초’ 노릇을 하고 있는 유상철의 올림픽 이야기를 들어본다.
(한·일전에서) 공격은 몰라도 수비는 만족스러웠어요. 경기 전에 공격과 수비의 폭을 좁혀서 플레이를 하자고 주문했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줬거든요. 그리스 가기 전까지 좀 더 보완한다면 무슨 일을 낼 것 같은 분위기이네요.”
유상철은 예상 외로 올림픽대표팀(올대)의 분위기와 전력이 상당히 좋다며 자랑이 한창이다. 마치 올대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마냥 올대에 대한 사랑이 크고 깊었다. 사실 아시안컵대표팀이 아닌 올대의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파주에 합류할 때만 해도 유상철의 기분은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양쪽 ‘집안’에서 모두 유상철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절박함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내심 아시안컵에 합류하기를 바랐던 것. 자신의 의사를 내세우기보다는 협회의 결정에 따르겠다며 마음을 비우고 있었는데 막상 올대로 결정되고 나자 왠지 모를 허탈감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었다.
“훈련에 합류한 첫날 정말 기분 이상했어요. 열 살 이상씩 차이가 나는 후배들과 섞여 있다 보니 갑자기 제가 팍 늙어 보이는 거예요. 격세지감, 세대차이 뭐 이런 단어들이 줄곧 머리 속을 맴돌았죠.”
“피를 본 순간 순간적으로 흥분했어요. 그냥 확 받아버릴까 하는 생각도 했었고. 치료받으며 마음의 평정을 되찾았죠. 제가 흥분하면 팀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큰형이 설치고 다니면 동생들이 다칠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다음날 친구들이 전활 해서는 ‘그걸 그냥 놔뒀냐?’며 오히려 더 흥분하던데요.”
지난해 서울과 도쿄에서 벌어진 한·일전에서도 유상철은 ‘화제의 인물’이었다. 서울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1차전 때 아키다의 손장난에 의해 유니폼이 찢겨져 가슴을 훤히 드러낸 채 뛸 수밖에 없었던 것. 유상철은 그 사건 이후 도쿄에서의 2차전을 벼르고 별렀다고 한다.
“경기 중에 계속 기회만을 엿보고 있었어요. 한방 먹이려고. 결국 일본의 코너킥 상황일 때 일부러 아키다 옆으로 가 공이 뜬 순간 강력한 바디체크로 응징을 가했죠. 아키다도 알고 있었을 거예요. 언젠가는 제가 복수하리란 것을. 그런데 가슴 노출 사건 이후 팬들이 더 많이 생겼다는 사실 모르셨죠? 사진도 엄청 많이 찍히고. 완전 노출보다 살짝 보이는 노출이 더 섹시하게 보였나봐요. 하하.”
유상철은 본프레레 대표팀 감독을 본 적이 없다. 매스컴과 대표팀 동료들로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를 통해 막연한 이미지만을 그려놓고 있는 상태. 그러나 훈련하는 방법과 선수단 분위기를 조성하는 면면을 보면 한국에 오기 전 이전 대표팀의 문제점에 대해 어느 정도 이야기를 듣고 온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그렇지 않고서는 처음부터 강도 높은 훈련과 강한 이미지로 선수들한테 어필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한·일전에서 맞붙은 히라야마에 대해 물었다. 경기 시작 1분 만에 히라야마와 공중볼을 다투다 오른쪽 눈썹 위가 5cm 정도 찢어지는 부상을 당한 터라 결코 좋은 감정은 아니었을 것 같다.
“피를 본 순간 순간적으로 흥분했어요. 그냥 확 받아버릴까 하는 생각도 했었고. 치료받으며 마음의 평정을 되찾았죠. 제가 흥분하면 팀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큰형이 설치고 다니면 동생들이 다칠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다음날 친구들이 전활 해서는 ‘그걸 그냥 놔뒀냐?’며 오히려 더 흥분하던데요.”
지난해 서울과 도쿄에서 벌어진 한·일전에서도 유상철은 ‘화제의 인물’이었다. 서울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1차전 때 아키다의 손장난에 의해 유니폼이 찢겨져 가슴을 훤히 드러낸 채 뛸 수밖에 없었던 것. 유상철은 그 사건 이후 도쿄에서의 2차전을 벼르고 별렀다고 한다.
“경기 중에 계속 기회만을 엿보고 있었어요. 한방 먹이려고. 결국 일본의 코너킥 상황일 때 일부러 아키다 옆으로 가 공이 뜬 순간 강력한 바디체크로 응징을 가했죠. 아키다도 알고 있었을 거예요. 언젠가는 제가 복수하리란 것을. 그런데 가슴 노출 사건 이후 팬들이 더 많이 생겼다는 사실 모르셨죠? 사진도 엄청 많이 찍히고. 완전 노출보다 살짝 보이는 노출이 더 섹시하게 보였나봐요. 하하.”
유상철은 본프레레 대표팀 감독을 본 적이 없다. 매스컴과 대표팀 동료들로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를 통해 막연한 이미지만을 그려놓고 있는 상태. 그러나 훈련하는 방법과 선수단 분위기를 조성하는 면면을 보면 한국에 오기 전 이전 대표팀의 문제점에 대해 어느 정도 이야기를 듣고 온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그렇지 않고서는 처음부터 강도 높은 훈련과 강한 이미지로 선수들한테 어필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자신의 색깔을 잃지 않는 지도자였으면 좋겠어요. 무조건 엄격하다고 해서 좋은 건 아니잖아요. 순간의 성적내기에 급급해하기보다는 2006년 독일월드컵을 목표로 문제점을 보완 수정할 수 있는 탄력적인 마인드를 가지신 분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죠.”
유상철은 여전히 홍명보와 황선홍의 빈자리를 느낄 때마다 외롭다고 토로한다. 후배라는 타이틀 안에선 선배한테 기대고 의지할 수 있었지만 위의 선배들이 모두 떠난 지금 유상철은 고민을 털어놓고 얘기를 나눌 만한 선배가 너무나 그리운 것이다.
“심적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죠. 이전에는 무작정 명보형과 선홍이형을 따라가면 됐잖아요.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을 때도 있어요. 저도 나름대론 ‘재롱둥이’였거든요. 지금은 무게 잡고 뭔가 있는 ‘척’ 하고 쎈 ‘척’ 해야 하는 게 힘들어요. 그러다보니 알게 모르게 벽들이 생기더라구요.”
유상철이 속해 있는 요코하마는 올시즌 전기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유상철 입단 이후 해마다 좋은 성적을 내고 있어 여간 다행이 아니다. 특히 올 시즌은 안정환이 가세하면서 두 한국인 ‘용병’들에 대한 일본 언론들의 관심이 지대했었다. 혼자서 뛸 때랑 한국 선수가 한 명 더 있을 때와는 분명 차이점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유상철은 안정환의 존재가 심정적으로 위안은 되었지만 ‘리스크’가 있어 신경이 많이 쓰였다고 고백한다.
“(안)정환이가 아무리 골을 많이 넣어도 팀 성적이 안 좋으면 그 책임은 용병한테 돌아가거든요. 다행히 전기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해서 한숨 돌리긴 했지만 시즌 내내 이 부분이 신경쓰였어요. 제가 가시와 레이솔에 있을 때 명보형, 선홍이형이랑 함께 있었잖아요. 그때 여러 가지로 힘들었거든요. 경기 내외적으로. 그때 일 때문인지 정환이가 합류한 뒤 더욱 좋은 모습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좀 많았어요.”
인터뷰 말미에 한국대표팀의 고질병으로 꼽히는 골 결정력 부족에 대한 대화를 나누다 최근 대표팀의 주전 공격수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이동국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유상철은 목소리를 높였다. 그 말 속엔 이동국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 있었다.
“지난 번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골이 터지지 않자 또 다시 동국이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많더라구요. 동국이가 대표팀에 들어온 지 얼마 안됐잖아요. 기다려주세요. 그냥 지켜봐주세요. 당분간 만이라도.”
“피를 본 순간 순간적으로 흥분했어요. 그냥 확 받아버릴까 하는 생각도 했었고. 치료받으며 마음의 평정을 되찾았죠. 제가 흥분하면 팀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큰형이 설치고 다니면 동생들이 다칠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다음날 친구들이 전활 해서는 ‘그걸 그냥 놔뒀냐?’며 오히려 더 흥분하던데요.”
지난해 서울과 도쿄에서 벌어진 한·일전에서도 유상철은 ‘화제의 인물’이었다. 서울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1차전 때 아키다의 손장난에 의해 유니폼이 찢겨져 가슴을 훤히 드러낸 채 뛸 수밖에 없었던 것. 유상철은 그 사건 이후 도쿄에서의 2차전을 벼르고 별렀다고 한다.
“경기 중에 계속 기회만을 엿보고 있었어요. 한방 먹이려고. 결국 일본의 코너킥 상황일 때 일부러 아키다 옆으로 가 공이 뜬 순간 강력한 바디체크로 응징을 가했죠. 아키다도 알고 있었을 거예요. 언젠가는 제가 복수하리란 것을. 그런데 가슴 노출 사건 이후 팬들이 더 많이 생겼다는 사실 모르셨죠? 사진도 엄청 많이 찍히고. 완전 노출보다 살짝 보이는 노출이 더 섹시하게 보였나봐요. 하하.”
유상철은 본프레레 대표팀 감독을 본 적이 없다. 매스컴과 대표팀 동료들로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를 통해 막연한 이미지만을 그려놓고 있는 상태. 그러나 훈련하는 방법과 선수단 분위기를 조성하는 면면을 보면 한국에 오기 전 이전 대표팀의 문제점에 대해 어느 정도 이야기를 듣고 온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그렇지 않고서는 처음부터 강도 높은 훈련과 강한 이미지로 선수들한테 어필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자신의 색깔을 잃지 않는 지도자였으면 좋겠어요. 무조건 엄격하다고 해서 좋은 건 아니잖아요. 순간의 성적내기에 급급해하기보다는 2006년 독일월드컵을 목표로 문제점을 보완 수정할 수 있는 탄력적인 마인드를 가지신 분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죠.”
유상철은 여전히 홍명보와 황선홍의 빈자리를 느낄 때마다 외롭다고 토로한다. 후배라는 타이틀 안에선 선배한테 기대고 의지할 수 있었지만 위의 선배들이 모두 떠난 지금 유상철은 고민을 털어놓고 얘기를 나눌 만한 선배가 너무나 그리운 것이다.
“심적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죠. 이전에는 무작정 명보형과 선홍이형을 따라가면 됐잖아요.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을 때도 있어요. 저도 나름대론 ‘재롱둥이’였거든요. 지금은 무게 잡고 뭔가 있는 ‘척’ 하고 쎈 ‘척’ 해야 하는 게 힘들어요. 그러다보니 알게 모르게 벽들이 생기더라구요.”
유상철이 속해 있는 요코하마는 올시즌 전기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유상철 입단 이후 해마다 좋은 성적을 내고 있어 여간 다행이 아니다. 특히 올 시즌은 안정환이 가세하면서 두 한국인 ‘용병’들에 대한 일본 언론들의 관심이 지대했었다. 혼자서 뛸 때랑 한국 선수가 한 명 더 있을 때와는 분명 차이점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유상철은 안정환의 존재가 심정적으로 위안은 되었지만 ‘리스크’가 있어 신경이 많이 쓰였다고 고백한다.
“(안)정환이가 아무리 골을 많이 넣어도 팀 성적이 안 좋으면 그 책임은 용병한테 돌아가거든요. 다행히 전기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해서 한숨 돌리긴 했지만 시즌 내내 이 부분이 신경쓰였어요. 제가 가시와 레이솔에 있을 때 명보형, 선홍이형이랑 함께 있었잖아요. 그때 여러 가지로 힘들었거든요. 경기 내외적으로. 그때 일 때문인지 정환이가 합류한 뒤 더욱 좋은 모습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좀 많았어요.”
인터뷰 말미에 한국대표팀의 고질병으로 꼽히는 골 결정력 부족에 대한 대화를 나누다 최근 대표팀의 주전 공격수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이동국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유상철은 목소리를 높였다. 그 말 속엔 이동국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 있었다.
“지난 번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골이 터지지 않자 또 다시 동국이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많더라구요. 동국이가 대표팀에 들어온 지 얼마 안됐잖아요. 기다려주세요. 그냥 지켜봐주세요. 당분간 만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