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월 10일 오후 10시 40분경, 방화범 채종기는 시너를 이용해 숭례문 2층에 불을 붙였다. 소방 당국은 곧바로 신고를 받고 소방차 32대, 소방관 128명을 현장에 출동시켜 불씨를 제거하고자 건물 일부를 잘라내고 물과 소화 약제를 뿌리며 화재 진압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다음날 0시 25분경, 2층 누각 전체로 불길은 번졌고 결국 지붕 전체가 붕괴됐다. 불길은 1층까지 이어 붙으며 결국 발화 5시간 만에 석축만은 남기고 모조리 불태웠다.
당시 범인이었던 채종기는 토지 보상 문제로 사회에 불만을 품게됐고 정부에 각종 민원을 신청했지만 무시를 당하게 되자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범인 채 씨는 징역 10년 형의 중형을 선고받고 현재까지 복역중이다.
숭례문의 당시 화재는 그저 일개 문화재 전소 사건이 아니었다. 국보 1호라는 상징성과 더불어 온 국민의 정신적 충격을 양산케 했다. 뿐 만이 아니었다. 숭례문의 방화사건은 국내 문화재 보호 및 경비 시스템의 허점을 그대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후에 숭례문은 복원됐지만 이 과정에서 부실 공사 논란까지 일며 2차적인 사회적 이슈를 생산해 내기도 했다. 사실상 숭례문 화재사건은 8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진행중이라 할 수 있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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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호박’ 안철수 “비리․부패인사 영입은 없다”
안철수 의원은 새집 만들기에 한창입니다. 기존의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탈당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나와 이제는 ‘국민의당’이란 새집을 만들고 있습니다. 뭐 아직은 새집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긴 하지만, 벌써부터 정계는 술렁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오는 총선에서 안철수와 국민의당이 얼마나 큰 바람을 불러올지를 두고 호기심 어린 시선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사는 역시 ‘국민의당’이란 새집보다는 그 집에 들어오는 인사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역시 정치는 내용이 중요합니다. 포장보단 그 집에 어떤 사람들이 들어올지 내실에 대한 기대감이 앞섭니다.
물론 이제 어엿한(?) 정치인의 냄새를 폴폴 풍기고 있는 안철수 의원도 이를 모를 리 없습니다. 안 의원 스스로 신당 창당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청산해야 할 사람과는 손을 잡지 않겠다.” “부패에 단호히 대처하겠다.”
비리․부패전력이 있는 인사와는 함께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분명히 한 셈입니다. 초창기 실제로 그랬습니다. 1월 8일 허신행 전 농림수산부 장관을 포함한 3명에 대해 과거 행적을 두고 입당을 돌연 취소했으니까요. 일부 여론은 이러한 결단에 대해 ‘너무 기준이 과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냈지만, 대다수에선 ‘그래도 뭔가 달라졌다’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어째 이 기준이 서서히 흔들리고 있습니다. 입법 로비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신학용 의원의 입당은 허용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한 석이 아쉬운 국민의당과 안철수 의원의 심정은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앞서 내보인 결단과는 뭔가 모순되는 구석이 있습니다. 과연 안 의원의 결단은 진심일까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