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방송된 ‘프로듀스 101’ 3회에서는 연습생 101명이 5인조씩 20팀을 이뤄 대한민국 대표 걸그룹의 데뷔곡 무대를 꾸몄습니다. 2팀이 같은 곡을 소화한 뒤, 현장에서 더 많은 표를 얻은 팀에게 1000표를 더 주는 방식입니다.
특히 엠넷은 본방송이 공개되기 이전 네이버 TV캐스트 등을 통해 프로그램 참가 연습생 전원의 직캠(직접 찍은 영상)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일단 98명(3명 퇴소) 연습생의 퍼포먼스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 ‘비교 평가’가 가능합니다. 거기다 영상 조회수가 연습생의 인지도와 비례한다는 측면에서 상위그룹을 나눠볼 수도 있겠습니다.
젤리피쉬 김세정(사진=Mnet ‘프로듀스 101’ 직캠 화면 캡처).
12일 0시 기준,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연습생은 젤리피쉬 김세정입니다. 첫 회에서 “깨끗하게 맑게 자신있게”를 외치며 등장한 김세정은 깨끗한 춤선과 맑은 외모, 그리고 자신있게 내지르는 노래 실력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그야말로 걸그룹을 위해 태어난 연습생입니다.
대중 역시 그런 김세정을 알아보았습니다. 김세정은 원더걸스 ‘아이러니’ 메인보컬 역할을 맡았는데, 조회수 43만 건을 넘기며 100명의 연습생을 따돌리고 앞서나가는 중입니다.
JYP 엔터테인먼트 전소미
김세정에 이어 조회수 2위는 온라인 인기투표 1위인 JYP 엔터테인먼트 전소미입니다. 대형 기획사 출신으로 등장만으로 시샘을 받기도 한 전소미는 이미 방송 경험이 대다수인 ‘에벤저스팀’에 합류, 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를 선보였습니다. 전소미 직캠은 38만 건을 넘기며 김세정과 함께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로 많은 조회수 직캠은 판타지오 최유정입니다. 최유정은 이미 첫 번째 미션인 <PICK ME(픽 미)>에서 D 등급에서 A 등급으로 껑충 뛰어오르며 악바리 같은 근성을 보였습니다. 특히 ‘엠카운트다운’ 무대 당시 A 그룹 센터 자리를 차지하며 ‘손연재 닮은 꼴’로 눈도장을 찍었습니다. 이어진 팀미션에서 최유정은 포미닛의 ‘핫 이슈’를 깜찍하면서도 섹시하게 조화했고, 조회수 29만 건을 기록하며 세 번째에 안착했습니다.
판타지오 최유정(
앞서 세 연습생은 인기투표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어 데뷔가 타연습생에 비해 가깝다 할 수 있겠습니다. 문제는 네 번째로 많은 조회수 영상이 레드라인 김소혜(26만 건)인 점입니다. 연기자 지망생인 김소혜는 사실 실력면에서는 타 연습생에 한참 모자라지만, 실력에 비해 엠넷 카메라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중입니다.
이번 팀미션에서 김소혜는 김세정의 특훈을 받아 다소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교육의 순기능이랄까요. 그리고 원더걸스 소희를 연상시키는 깜찍한 외모는 꼭 실력이 뛰어나다 해서 걸그룹에 발탁되는 것만은 아님을 아프게 깨닫게 됩니다.
그 외에도 스타쉽 유연정, 더블킥 허찬미, MBK 김다니·정채연 등이 조회수 10만 건을 넘기며 순항 중입니다. 아직 여러 미션이 남은 가운데 101명 중 데뷔할 수 있는 연습생은 단 11명, 그마저도 소속사가 달라 1년 간 활동한 뒤 다시 연습생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입니다.
연습생들 사이의 견제 심리, 소속사 간 세력 과시, 거기에 엠넷 제작진이 쳐놓았을 욕망의 허들 넘기까지, 이들은 삼중고를 잘 버텨낼 수 있을까요. 걸그룹 데뷔란 ‘좁은 문’이기에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또 한 가지 조언이 있다면 ‘프로듀스 101’을 통해 인지도 쌓을대로 쌓은 뒤, 엠넷 반대편으로 최대한 멀리 도망쳐라, 얘들아.
김임수 온라인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