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 오브라이언
오브라이언은 서른 살 <레이트나잇 쇼>를 시작하며 명성을 얻게 됐다. 그의 트레이드마크는 다소 덤덤한 말투와 재치 넘치는 유머다. 오브라이언은 많은 시사회와 연설에 초대받아 특유의 달변으로 금세 유명인이 됐다.
특히 그의 2011년 다트머스 대학 졸업식 축하 연설(2011 Dartmouth College Commencement Address)과 2013년 백악관 만찬 연설(2013 White House Correspondents‘ Dinner)은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질 만큼 풍자와 유머가 살아 있다.
그는 대학 졸업 축사에서 “여러분은 오늘 특별한 것을 이뤘다. 여러분 또래 미국인 가운데 92%만이 얻을 수 있는 것을 얻었다. 바로 대학 졸업장이다(Today, you have achieved something special, something only 92 percent of Americans your age will ever know: a college diploma)”라며 “여러분은 노동인구 중 8%에 비해 엄청난 이점을 얻었다(with your college diploma you now have a crushing advantage over 8 percent of the workforce)”고 찬사를 보냈다.
그러면서 “그 8%는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마크 저크버그 같은 루저들을 말한다(I’m talking about dropout losers like Bill Gates, Steve Jobs, and Mark Zuckerberg)”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오브라이언은 “2개월 전 축사자로 와달라는 전화를 받았고, 저는 여러분이 기말과제에 쏟는 만큼의 노력을 가지고 축사를 준비해야겠다고 결심했다(When I got the call two months ago to be your speaker, I decided to prepare with the same intensity many of you have devoted to an important term paper)” 고 했다.
이어 “그래서 저는 어제저녁 늦게 준비를 시작했다(So late last night, I began)”면서 “레드불(고카페인 음료) 두 캔을 마시고 아데랄(각성제)을 흡입하고 콜오브듀티(게임)를 몇 시간 하다가 검색창을 켰다(I drank two cans of Red Bull, snorted some Adderall, played a few hours of Call of Duty, and then opened my browser)”고 말해 학생과 교수들을 폭소하게 만들었다.
그는 또 지난 2013년 백악관 만찬 연설(2013 White House Correspondents‘ Dinner)에서 북한과 김정은 체제를 풍자하고 나섰다.
그는 “우리는 북한과 관련해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Speaking of nothing happening, we are all hoping of course that nothing happens with North Korea)”며 “궁금하다. 김정은은 대체 뭘까(And that got me wondering, what is with Kim Jong-un?)”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과거에는 사담 후세인, 히틀러 같은 무서운 적들이 있었다(in the past we have had really scary enemies like Saddam Hussein and Hitler)”며 “근데 이제 우리의 적은 뾰로통한 10대 소년(Now, suddenly our enemesis is a pouty teenage boy)”이라고 비꼬았다.
또한, 그는 “김정은은 우리가 그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른다(Kim Jong-un doesn’t understand that we aren‘t afraid of him)”고 돌직구를 날리기도 했다.
한편, 오브라이언은 <코난 쇼> 촬영을 위해 오는 14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 19일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