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신고를 한 사실이 알려진 박예진(왼쪽)-박희순 커플.
얼마 전 배우 박예진(35)이 오랫동안 연인 관계를 유지해온 배우 박희순(46)과 결혼식 대신 혼인신고부터 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6월 혼인신고를 마친 이들은 “둘만의 조용한 예식을 준비하기 위해 결혼식보다 먼저 법적인 부부가 됐다”고 밝혔다. 2011년 연인 사이로 발전하고 지금껏 변함없이 사랑을 키운 끝에 둘만의 약속으로 조용하게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활발히 활동하는 30대 여배우가 ‘선 혼인신고, 후 결혼식’을 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때문에 어떠한 ‘숨은 사연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 어린 시선도 받는다.
혼인신고를 할 당시 박예진은 JTBC 드라마 <라스트> 준비와 촬영에 한창 집중하던 때였다. 미처 예식을 준비할 시간과 여유가 부족해 서로 상의한 끝에 혼인신고부터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결혼식을 건너뛰는 것은 아니다. 두 사람 모두 여유가 생기면 소박하고 조용하게 예식을 치르는 쪽으로 현재 의견을 나누고 있다.
혼인신고부터 하고 그 사실을 7개월 동안 비밀에 부친 박예진과 달리 정상의 인기를 누릴 때 결혼으로 ‘직행’하는 여배우도 있다. 2월26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황정음(31)이 대표적이다. 사실 연예계에서 황정음의 결혼 발표는 ‘뜻밖’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여배우들이 결혼하는 평균적인 연령대를 고려하면 어린 편에 속하는데다, 현재 데뷔 이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황정음은 지난해 말 MBC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를 성공으로 이끌면서 이른바 ‘대세 여배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중의 관심이 온통 자신에게 쏠릴 무렵 느닷없이 연인의 존재를 밝혔고 심지어 그로부터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결혼 계획까지 알렸다.
황정음(오른쪽)-이영돈 커플. mbn 뉴스 캡쳐
황정음처럼 배우로서 전성기에 오른 여배우가 ‘초고속 결혼’을 결정한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 과거 고현정이 드라마 <모래시계>로 최고의 인기를 누릴 때 결혼식을 올렸지만 그 때는 ‘연예계 은퇴 선언’도 함께 따랐다. 하지만 황정음은 결혼 이후에도 활발한 연기 활동에 변함없이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현재 지상파 방송이 예정된 한 드라마의 여주인공 제안을 받고 출연을 검토하고 있기도 하다. 황정음의 결혼이 그 자신은 물론 드라마 제작진에게도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엿보이게 한다.
#전지현의 성공사례…여배우들에게 영향
결혼을 대하는 여배우들의 마음을 달라지게 하는 데는 눈으로 확인한 앞선 ‘성공사례’의 영향을 무시하기 어렵다. 그 성공을 가장 두드러지게 보여준 스타는 전지현(35)이다. 2012년 6월 동갑인 친구와 결혼한 전지현은 이후 4년째 승승장구하고 있다. 사실 결혼 직전까지만 해도 그는 출연하는 영화가 연달아 흥행에 실패하고, 중국어권 등에서 얻은 인기도 시들해지던 상황이었다. 오랫동안 지켜왔던 ‘CF퀸’의 자리 역시 후배들에게 내주기 직전이었다. 하지만 결혼은 전지현에게 인생의 제2막을 열게 해줬다. 결혼한 해에 개봉한 영화 <도둑들>로 관객 1200만 명을 모았고 이후 출연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최고의 자리에 다시 올랐다. 김수현과 더불어 중국어권에서 가장 센 파워를 가진 한류스타로 여전히 군림하고 있다.
전지현(왼쪽), 김하늘
이런 분위기 아래 배우 김하늘(38) 역시 결혼식을 앞두고 있다. 3월19일 신라호텔에서 한 살 어린 사업가와 백년가약을 맺는다.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멜로의 여주인공으로 인정받아온 김하늘 역시 결혼을 기점으로 제2의 연기 인생을 시작하겠다는 각오다. 물론 결혼이 연기 활동에 제약이 되지 않는다는 데에도 동의하고 있다.
김하늘이 결혼 이후 내놓는 작품은 영화 <여교사>이다. 고등학교 남학생 제자와 얽힌 파국을 그린 이야기에서 김하늘은 예민하고 미스터리한 여교사 역을 맡았다. 그 자신이 “새로운 연기 변신이자 도전”이라고 할 정도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