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음의 중심에는 현 회장이자 연임을 위해 선거에 입후보한 허준영 회장과 연맹의 감독기관인 행정자치부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행자부는 자신들이 권고한 시정명령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15일 연맹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하겠다고 예고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15일 자유총연맹 측에 따르면 행자부는 지난 12일 한국자유총연맹에 선거 관련 규정 준수 및 공정선거 관리를 촉구하는 공문을 연맹에 발송했다.
오는 25일 실시하는 제16대 한국자유총연맹 중앙회장 선거와 관련해 민원 등 진정이 제기됨에 따라 공정선거를 위한 관리를 위해 연맹에서 몇 가지 사항을 조속히 조치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이번 중앙회장 선거에는 김경재 후보와 허준영 현 회장이 경쟁하고 있다.
행자부에서는 먼저 연맹의 정관 규정에 맞게 회장 직무대행자를 임명하도록 촉구했다. 자유총연맹은 현직 회장이 연임을 위해 선거에 출마하려면 회장직을 사임하고, 직무대행 체제로 가야 한다. 정관에 따르면 직무대행은 부회장 중 선임자, 연장자 순에 따라 직무를 대행한다.
그런데 이번 선거를 앞두고는 허 회장이 임의로 직무대행자를 지명해 규정에 어긋났다는 것이다.
이어 연맹 선거관리규정에서 선거기간 중 연맹 홈페이지에 후보자의 연설 동영상 게재를 허용하고 있는데, 지난 1월과 2월 열린 연맹 선관위 회의에서 해당 규정을 위반하고 동영상 게재를 금지토록 결정했다고 행자부는 지적했다. 이는 공정한 경선을 위한 규정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이에 행자부는 규정에 따라 연맹 홈페이지에 후보자 연설 동영상 개제를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중앙회장 역임자의 입후보를 결격사유로 규정하고 있었던 종전의 선거관리 규칙 조항을 개정하게 된 경위 및 개정 이후 동 규정을 공표하지 않은 경위를 소명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행자부의 시정명령을 두고 일부 연맹 관계자들은 “허 회장이 상대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직무대행 임명이나 선거규정을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고쳤는데, 이를 행자부가 파악하고 시정조치를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허준영 한국자유총연맹 회장. 일요신문 DB
앞서 행자부와 허 회장은 지난해에도 몇 차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행자부가 연맹의 중앙회장 선거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자 현 ‘직선제’ 선출 방식을 ‘추천제’로 변경할 것을 제안했지만, 허 회장이 전체 이사회를 통해 ‘직선제’를 만장일치로 유지시켰다. 이에 행자부는 정부에서 지급되는 교부금과 자유총연맹에 할당된 훈포장을 보류하겠다고 압박을 가하며 대응하기도 했다.
한국자유총연맹은 지난 1954년 아시아민족반공연맹 한국지부에서 출발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질서, 국가안보 수호에 앞장서는 대표적 우익 이념운동 단체다. 이러한 단체의 회장이 감독기관인 행자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해 2월 회장 보궐선거를 통해 15대 회장으로 당선돼 1년간 회장직을 맡은 허 회장은 이번 선거가 연임 도전이다. 허 회장은 지난 2003년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실의 치안비서관을 거쳐 경찰청장과 한국철도공사 사장을 거쳐 새누리당 제18대 대통령선대위 사회안전본부장 등을 거쳤다.
허 회장의 대항마로 나선 김경재 후보는 15·16대 새정치국민회의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 선대위 기획특보와 18대 대통령직 인수위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 청와대 비서실 홍보특별 보좌관 등을 역임했다.
한편 행자부에서는 해당 공문을 통해 지난 14일까지 시정조치 및 소명이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이날 연맹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대해 연맹 관계자는 “행자부로부터 선거 관련 시행명령 공문을 받아 답변을 한 상태”라며 “현재 행자부의 특별감사는 행해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