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의원의 고민도 이 지점이다. 정치적 존재감이 낮아진 상황에서 야권 대통합의 주도권을 더민주와 정 전 장관 등에게 뺏길 경우 자신의 핵심 구상인 ‘호남복원정치’도 물거품 될 수밖에 없다. 박 의원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도토리 키재기로 호남에서 더민주(와) 국민의당 지지도의 간발의 차이 경쟁은 의미가 없다”며 “통합, 최소한 연합·연대 단일화해야 승리할 수 있다. (더민주와) 중통합 후 야권단일화하고 총선 후 대통합해야 정권 교체할 수 있다. 저의 정치적 생명은 거기까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창선 카드’를 꺼낸 김 위원장이 ‘궤멸’이란 표현을 써가면서 북한 체제의 와해를 언급한 데 대해 “야당에서 북한 와해론 궤멸론이 거론되는 것은 야당의 정체성을 버리는 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위원장의 정체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선명성 경쟁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탈당한 박 의원이 바야흐로 ‘풍찬노숙’ 처지에 놓이게 된 셈이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