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위원장은 15일 <서울신문>과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당의 위기로 이념적 지향점을 뚜렷하게 설정하지 않은 점을 꼽았다. 이 때문에 주요 현안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는 “당내 다양한 정치세력 간 갈등이 이념·노선 논쟁이 아닌 자기 밥그릇 싸움으로 보인다”며 “중도개혁 노선을 지향한다고 했는데 창당 초기에 중도에 대한 규정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조사(10~12일 실시)에 따르면 국민의당 지지율은 12.9%로 안 대표의 탈당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밖에도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어 윤 전 위원장은 “남북 관계가 급변하는 현 상황에서 호남에 지지기반을 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계승할 것인가, 아니면 제3정당에 맞는 새로운 대북관을 정립할 것인가 내부적으로 심각한 논의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윤 전 위원장은 국민의당이 세를 불리는 과정에서 정동영 전 의원 등 진보 성향이 뚜렷한 인물들에게 문호를 개방한 데 따른 부작용도 우려했다. 윤 전 위원장은 “이념적인 정체성이 다른 사람들이 합류하는 것을 두고 ‘당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끝으로 윤 전 위원장은 당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안 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내 갈등을 조정해서 하나로 묶는 안 대표의 리더십이 중요하다”며 “안 대표는 앞으로 산전수전(山戰水戰)에 화전(火戰)까지 겪어야 할 텐데 이제 산전 단계에 있는 것 같다”고도 말했다.
한편 윤 전 위원장은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 활동을 마치고 건강 회복에 전념 중이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