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석 새누리당 의원과 서울중앙지검
[일요신문] 이병석 새누리당 의원이 검찰에 몰래 출석한 때는 지난 1월 29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지 벌써 2주일이 넘었지만 검찰은 이병석 의원에 대한 처리 여부를 아직도 결정하지 못했다. 통상 소환 2~3일 후면 영장 청구나 불구속 기소 등 가닥을 잡는 것에 비해 많이 더딘 편. 설 연휴가 중간에 있었다고 해도 늦어지고 있다는 게 검찰 내 중론이다.
검찰이 밝힌 이 의원의 혐의 금액은 15억 원으로 적지 않은 돈이지만 검찰이 이 의원에 신병 처리를 고심하는 것은 이 의원의 범죄 혐의가 직접 받은 게 아닌 ‘제3자 뇌물수수죄’이기 때문이다. 이 혐의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애초에 부정한 청탁이 있어야 한다. 검찰이 이 의원의 부정한 청탁으로 ‘포스코 신제강공장 고도제한 완화’를 꼽았지만 다소 부족하다는 말이 많다. 도덕적으로 “부정한 청탁”이라며 지적할 수 있는 것과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담당 수사팀 구성원이 직접 수사를 진행했던 사건이 아닌 만큼 사건에 대해 갖는 애정도 상대적으로 덜하다. 올 1월 새로 온 특수2부(부장검사 김석우)의 기준으로 이병석 의원 사건은 앞선 팀이 포스코 수사를 하다가 남기고 간 것이다. ‘망한 수사’라는 평과 함께, 검찰 내에서도 비판을 받았던 포스코 수사에 무리하게 관여될 필요가 없다. 괜히 기소를 해서 법원에서 무죄가 나느니, 꼼꼼하게 다져서 유죄가 될 부분만 재판에 넘겨야 한다. 현재 사건을 이끌고 있는 김석우 특수2부장은 판사 출신답게, 무리한 기소를 하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병석 의원 역시 검찰에 출석해서 범죄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수사팀에선 ‘무죄가 나는 일은 막자’는 입장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연히,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검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남윤하 언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