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의 은퇴 선언 이후 그동안 숨겨둔 이혼 사실이 드러났다. 이혼은 언제 했나.
▲2003년 3월17일이었다. 그러나 정작 구청에 이혼 서류를 접수한 시기는 6월이었다. (바로 접수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묻자) 이혼 판결은 받았지만 실감나지 않았다. 그동안 아이들 때문에 이혼만큼은 하지 않으려고 버둥거렸는데 이렇게 끝나나 싶으니까 아무 생각이 나지 않더라.
―이혼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무엇인가.
▲그 사람에게 여자가 생겼다. 처음엔 나도 이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런데 2001년 두산이 한국시리즈서 우승한 뒤 남편이 집을 나가선 들어오질 않았다. 휴대폰으로 수차례 전화를 하고 수소문했지만 연락이 되질 않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어떤 여자를 만나고 있었다.
―그래서 이혼을 했나.
▲그렇진 않다. 애가 둘이다보니 내 기분대로 이혼할 수가 없었다. 둘째 딸을 가진 지 7개월쯤 됐을 때 애들 아빠가 먼저 이혼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혼을 해주기 싫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와 아이들의 삶이 피폐해질 것 같아 도저히 견디기가 힘들었다. 하루에 수십 번도 더 죽을 생각만 했다. 한 남자로 인해 무참히 짓밟힌 내 인생을 유지하는 게 무의미하게만 느껴졌다. 애들 아빠는 집요하게 이혼을 요구했고 결국 그 끈질김에 백기를 든 것이다.
―이혼할 당시 합의서에 어떤 내용이 포함돼 있나.
▲그 사람이 처음에 이혼을 요구했을 땐 조건으로 자기가 받는 연봉의 80%를 주겠다고 했다가 이혼 합의서 작성 과정에서 50%로 낮춘 것이다. 합의서엔 한 달에 한 번 정도 아이들을 만나주는 부분을 포함시켰다. 아이들 때문에 나로선 하기 싫은 조건을 제시한 것이고 그 사람도 그 부분에 동의를 했다. 그러나 그 사람은 이혼 후 전화 한 통 없었고 아이도 만나러 오지 않았다.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았을 때 간통죄로 고소할 생각은 없었나.
▲왜 없었겠나. 나도 사람인데 두 사람의 잘못을 법에 호소해서 영원히 ‘굴레’를 씌우고 싶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아이들 때문에 포기하고 말았다. 내 마음은 갈기갈기 찢겨진다 해도 아이들을 위해서 참을 수밖에 없었다.
―세금 소송 문제는 또 무슨 말인가. 세금과 관련해서 무슨 소송을 제기했었나.
▲와전된 말일 것이다. 세금은 이혼 합의서에도 그 사람이 부담하는 걸로 명시돼 있다. 내가 소송을 준비했던 것은 ‘지급명령신청’이었다. 매달 월급의 50%씩 지급하기로 약속해 놓고 지난 4월부터 액수가 적게 들어오다가 7월엔 아예 한푼도 들어오질 않았다. 처음엔 구단과 그 사람을 상대로 말로 설득하다가 나중엔 별다른 효과가 없는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진짜 소송까지 가려고 했던 건 아니다. 중간에 적절한 합의를 통해 그 사람이 지급 명령을 성실히 이행하길 바랐다. 남편과 구단을 상대로 내용증명을 보낸 상태에서 이런 일이 터지고 말았다.
―큰 아들과 부인이 심리치료를 받으러 다닌다고 들었다.
▲아들에게 아빠의 존재는 엄청났다. 잠실야구장 다니며 아빠를 응원하는 걸 최고의 즐거움으로 알았던 아이다. 어느날부터 아빠가 보이지 않고 엄마가 야구장에도 데려가지 않으니까 내심 분노와 울분이 쌓였던 모양이다. 갑자기 말을 더듬고 유치원 생활에도 적응하지 못했다. 유치원 원장님의 권유로 심리치료를 받으러 다녔는데 담당 의사가 엄마도 같이 받아보라고 하는 바람에 상담을 받곤 했다.
―항간에선 김동주 연봉의 50%라는 액수가 무척 크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물론 일반 직장인들의 연봉에 비해 야구선수가 받는 연봉이 훨씬 많다. 따라서 50%를 떼어받는 부분도 많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사람이 운동을 언제까지 할 수 있겠나. 원래 위자료와 양육비 명목으로 한꺼번에 돈을 받고 싶었지만 돈이 없어 매달 일정액을 받기로 한 것이다. 그 돈에는 그 사람과 고3 때부터 인연을 맺으며 뒷바라지한 나와 내 어머니의 희생과 내 인생을 망가트린 부분,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성장하면서 필요한 경제적인 부분들이 포함되었다.
―마지막으로 김동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주위 사람들에게 나를 ‘돈만 아는 여자’로 표현했다. 그 사람이 나에게 얼마나 모질게 대했는지에 대해선 안중에도 없었다. 진심으로 자신이 저지른 일을 뉘우치고 사과했다면 일이 이런식으로 확대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그 사람에게 요구하는 것은 가슴 깊이 우러나는 ‘미안하다’는 말이다.
천씨는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기사화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더 이상 김동주라는 이름에 자신과 아이들 이름이 오르내리는 걸 원치 않는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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