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마이클 조던, 피트 로즈, 마이클 오언, 로라 데이비스 | ||
한꺼번에 너무 막대한 돈이 들어와 ‘주체할 수 없어서’인지는 몰라도 스포츠 스타들 중 도박을 즐기는 인사들이 상당수 있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도 한때 도박판에서 헤맨 시기가 있었다. 지난 1999년 1월 생애 두 번째로 ‘코트 은퇴’를 선언한 이후였다. 조던은 사실 도박과는 이미지가 먼 ‘모범적인 인물’이다. 자기 수입의 일부를 떼내 뉴욕 슬럼가의 흑인 청소년들을 위한 기금으로 출연하기도 했고, 지난 2001~2002년 연봉 전액을 9·11테러 희생자를 위해 쓰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던은 99년 은퇴 선언 후 내기 골프와 도박에 빠져들어 팬들을 실망시키기도 했다. 당시 “정신적으로 지쳐있다”며 은퇴를 한 조던이 코트를 떠난 정신적인 공허함을 도박장에서 푼 것.
‘도박’하면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골프계의 문제아’ 존 댈리다. 댈리는 술과 도박, 마약 등으로 늘 말썽을 일으켜 왔다. 특히 지난 90년대 후반에는 도박빚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나 개인 파산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결국 97년 캘러웨이사와 계약을 맺으며 “노름빚을 캘러웨이가 대신 갚아준다”는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댈리와 버금가는 ‘도박 인물’이 바로 미국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강타자 피트 로즈. 인류역사상 가장 많은 안타(4천2백56개)를 쳐내며 ‘1백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타자’라는 찬사를 받았던 피트 로즈는 도박 때문에 아예 인생을 망치다시피 했다.
▲ 안드레 애거시 | ||
지난 11일 미국프로농구(NBA) 하부리그인 ABA리그의 오렌지카운티 크러시와 입단계약을 체결하며 현역으로 복귀한 ‘코트의 악동’ 데니스 로드맨도 NBA에서 한창 주가를 올릴 당시 도박으로 구설수에 자주 올랐다. 특히 LA 레이커스 소속이던 지난 99년에는 아예 원정경기를 빼먹은 채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블랙잭을 즐긴 사실이 밝혀져 팬들의 비난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마음씨 좋은 아줌마처럼 생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의 장타자 로라 데이비스도 잘 알려진 도박 마니아. 골프뿐만 아니라 각종 스포츠에 능통한 ‘만능 스포츠우먼’인 데이비스는 대회가 열리는 도중에도 밤늦게까지 카지노에서 승부를 즐기는 모습이 기자들에게 자주 포착됐다.
‘원더 보이’ 마이클 오언도 지난해 도박문제로 영국 매스컴의 집중적인 취재공세에 시달렸다. 영국의 매스컴들은 지난해 초 “오언이 지난 3년간 아버지의 은행계좌를 이용, 경마와 축구 등에 42억원가량을 쏟아 부었다”고 폭로했다. 또 오언이 2002한일월드컵 때도 카드도박을 해 7천만원 정도를 날렸다는 폭로도 뒤따랐다. 앞서 언급한 피트 로즈처럼 오언이 자신의 출전경기에 돈을 건 것은 아니지만 액수가 지나치게 많아 문제가 된 것. 이에 대해 오언은 “도박은 사실이지만 액수는 7억원 안팎이다. 도박은 나의 유일한 취미”라며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한편 테니스 스타 안드레 애거시는 지난 5월 “도박장 팁이 오늘날의 나를 만들었다”고 밝혀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애거시에 따르면 이란 출신의 이민자였던 자신의 아버지는 영어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해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일하며 어렵게 생계를 꾸려갔다. 애거시의 아버지는 식당에서 손님들에게 받은 팁을 몇 년 동안 차곡차곡 모아 5백달러를 마련했는데 이 ‘피 같은 돈’으로 테니스볼 머신(자동으로 볼을 네트 반대편으로 보내주는 기계)을 구입했다. 애거시는 훗날 이 머신으로 연습을 하며 세계적인 스타로서의 첫발을 내딛을 수 있었다.
이준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