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열 전 대전지방국세청장
이번 사건이 세간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임 전 이사장이 청탁을 했다는 국세청 간부가 바로 박동열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박 전 청장이 임 전 이사장 부탁을 받고 표적 세무조사를 단행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19일 박 전 청장을 소환해 세무조사 대가로 뒷돈을 받았는지 여부 등을 추궁했지만 그는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정당국 일각에선 박 전 청장에 대한 수사를 지난 2014년 ‘정윤회 문건 유출 파문’과 연관 지어 바라보고 있다. 당시 검찰 조사 등을 종합하면 박 전 청장이 “비선실세 정윤회 씨가 대통령 참모 그룹 ‘십상시’와 주기적으로 만나 국정을 논의한다”는 취지의 내용을 박관천 전 경정에게 전달했다고 전해진다. 박 전 경정은 이를 문건으로 정리했고, 이게 다시 유출돼 정윤회 씨 국정개입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됐던 것이다.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으로 현 정부는 직격탄을 맞았고, 박 대통령 지지율 역시 곤두박질쳤다. 이로 인해 정윤회 씨는 물론 박 대통령 친동생 박지만 EG그룹 회장까지 검찰 조사를 받아야만 했다. 현 정권이 박 전 청장을 달갑지 않게 여기고 있다는 말이 끊임없이 나왔던 이유다.
우연의 일치였을까. 박 전 청장은 지난해부터 연이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엔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가 세무조사 무마 혐의로 박 전 청장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해당 사건에 대해 박 전 청장은 지난 1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런데 이번에 또 박 전 청장이 수사선상에 오르자 괘씸죄에 걸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서초동 주변에선 ‘현 정권의 역린을 건드리면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사’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검찰 최정예 조직 중 한 곳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가 직접 나섰다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