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컷오프가 발표되자 국민의당이 영입에 나설지 주목된다. 지난 17일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이상돈 교수(오른쪽) 입당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하지만 경쟁자인 더민주의 부적격 인사에 대한 무분별한 인재영입은 독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와 천정배 공동대표가 주창한 ‘새정치’와 ‘뉴 DJ(김대중) 플랜’에 역행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탈당 선언을 한 홍의락 의원과 안철수 대표 측근으로 불렸던 송호창 더민주 의원을 제외하고는 탈당에 적극 나설 인사도 없는 상황이다. 더민주 탈당파의 이삭줍기 시도 자체가 ‘양날의 칼’이라는 얘기다.
국민의당에 따르면 현재 거론되는 더민주 컷오프 영입 대상자는 중진 그룹의 문희상 의원을 비롯해 안 대표 측근인 송호창, 호남의 전정희, 군사전문가인 백군기 의원 등이다. 다만 탈당 선언을 한 홍의락 의원 등 비례대표는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 국민의당으로선 실익이 크지 않다. 문희상 신계륜 의원 등도 탈당에 부정적이다.
김정현 국민의당 대변인은 문 의원 낙천을 거론하며 “19대 국회에서 두 번이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당의 위기상황 극복에 헌신하지 않았느냐”며 “예의도, 정치도의도 땅에 떨어진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의 한 관계자도 “전정희 백군기 의원 등도 열심히 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인재영입을 위한 판 깔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당 안팎에선 더민주 컷오프 영입을 기점으로, 외곽에 있는 박지원 최재천 의원의 영입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때 안 대표와 손·안(손학규·안철수) 연대설이 나돈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도 지난 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창작과비평> 창간 50주년 축사에서 ‘진보적 실용주의’ 노선을 언급하며 “이때 비로소 정치의 판을 새롭게 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이 이들을 모두 흡수할 경우 원내 교섭단체 구성(20석)은 물론, 매머드급 인재영입 판을 띄울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그간 당 전체를 휘감은 내부 알력설이 증폭될 수 있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안철수계와 김한길계의 ‘보이지 않는 권력다툼’이 해결되지 않은 데다, 전북 전주덕진에 출마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가세하면서 계파 구도가 한층 복잡해졌다. 정 전 장관은 이미 더민주 컷오프 대상자의 영입에 대해 “도움이 되겠느냐”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상황이다.
여기에 당의 총선 공천을 맡을 공천관리위원장에 전윤철 공직후보자격심사위원장을 겸직으로 선임하는 과정에서 혼선을 빚었다. 여야의 공천 혁신의 선점 효과를 실기, 향후 인재영입 및 공천의 시너지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한 정치평론가는 “새 인재가 아닌 더민주 탈당파를 흡수한다면, 안 대표의 핵심 지지층인 중도·무당파의 이탈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