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18:0, 다시 말해 여당이 전 지역구를 석권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인 사상에서 출마하지 않고 사하을의 조경태 의원이 붉은색으로 옷을 갈아입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선전인 새누리당 경선이 당선과 곧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여당 예비후보들 간의 경쟁은 말 그대로 ‘총성 없는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사하갑에서 출마하는 허남식 전 시장이 같은 지역구인 김장실·김척수 후보 지지자들로 인해 출마를 알리는 기자회견까지 무산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선거구가 그대로 유지되는 곳도 물론이겠지만, 새롭게 판이 짜인 선거구는 예비후보들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할 수밖에 없다.
최초로 단독선거구가 된 기장군에서는 김한선 예비후보가 ‘지역일꾼론’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기장군 최초의 배지는 누구의 가슴에?
최초로 단독선거구가 된 기장군은 당초 출마를 저울질하던 오규석 군수가 군정에 매진키로 함에 따라 여와 야, 무소속 등 3파전으로 진행될 것이라던 선거전이 조금은 싱겁게 됐다. 여당독주 구도로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이다. 따라서 현재 새누리당 예비후보 간의 치열한 예선전이 펼쳐지고 있다.
기장군에는 현재 김한선 전 육군 53사단장, 박견목 전 국군기무사령부 육군 준장, 안경률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여당 예비후보로 등록을 해놓은 상태다.
인지도에선 안경률 전 총장과 윤상직 전 장관이 상대적으로 다른 후보보다 조금 앞선다. 하지만 ‘인지도=지지도’란 등식은 결코 성립하지 않는다. 특히 기장군민들은 최근 ‘해수담수화 수돗물’ 등 굵직한 현안들을 겪으면서 나름 의식이 깨어있다고 스스로 자부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특히 김한선 예비후보는 ‘지역일꾼론’을 내세워 주목을 받고 있다. 지역출신임을 강조하고 하태경 의원과의 물밑거래 논란으로 선거 초반부터 잡음을 일으킨 윤상직 전 장관과는 확실하게 차별화된 길을 걷겠다는 포부다.
안경률 전 총장은 오랜 경험을 무기로 내세운다. 하지만 유권자들에게 설득력 있는 메시지로 다가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야당에서는 조용우 더민주 해운대기장을 위원장이 나선다.
#영도·중구, 김무성의 아성은 그대로 유지된다?
기존 영도구에다 중·동구에서 분리된 중구가 합쳐진 선거구다. 이 지역은 보기에 따라 다소 싱거운 선거구가 될 공산이 높다. 최근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당 대표까지도 공천을 주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긴 했지만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이는 거의 없다.
이에 따라 주목되는 것은 기존 중·동구에서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들의 향후 행보다. 기존 중·동구에 야당후보로 등록한 이는 성수용·신금봉·임정석·최형욱·한선심 등이다. 이들 입장에선 영도의 맹주를 피하자니 서구의 유기준 의원 역시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어느 쪽이 됐든 신인 예비후보들 간의 합종연횡이 활발할 전망이다.
#서·동구, 신인들의 연합전선 구축이 변수
기존 서구에다 중·동구에서 분리된 동구가 합쳐진다. 서구에는 이미 영화 <친구>의 곽경택 감독 동생인 곽규택 변호사, 유기준 의원, 추순주 서구약사회장 등 3명이 출사표를 던져놓고 있었다. 여기에다 중·동구에서 넘어온 주자들도 합류하게 된다. 누가 합류하고 사퇴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소 복잡한 셈법이 적용되는 교통정리가 끝나고 나면 유기준이라는 1강을 견제할 나머지 후보 간의 연합전선 구축이 조심스럽게 예상된다. 하지만 이곳 역시 영도·중구와 마찬가지로 신인들이 3선의 유기준이란 벽을 뛰어넘기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세현 후보 사무소 개소식. 해운도 좌동.우동.중동지역에서 ‘친박연대 사무총장’ 이력으로 힘을 얻고 있다.
#두 곳으로 나뉜 해운대
선거구가 획정되자 기존 해운대기장갑·을 예비후보들의 물밑 움직임이 벌써부터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좌동을 중심으로 하는 해운대 분구 예정지는 부산 최고의 경쟁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해운대의 핵심지역으로 불리며 단일선거구로 묶일 가능성이 높은 해운대 좌동·우동·중동지역에는 김세현 전 친박연대 사무총장, 설동근 전 교육감, 하태경 의원 등이 표밭을 다지고 있다. 이들 세 명은 다른 군소 예비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앞서 있다는 평가다.
현역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하태경 후보의 우세가 예상되지만 민심이반 여부가 걸림돌이 될 소지가 있다. 지역현안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비판과 더불어 앞서 언급한 윤상직 전 장관과의 ‘선거조직 뒷거래의혹’이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크다.
따라서 이 지역 토박이나 다름없는 김세현 후보와 설동근 후보가 힘을 얻고 있다. 특히 김세현 후보는 ‘친박연대 사무총장’ 출신인 이력을 강조하면서 지역발전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재송·반송·반여동지역은 배덕광 의원과 이창진 전 국회의원 보좌관, 허옥경 전 해운대구청장의 3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배덕광 의원이 상대적으로 우세하다는 관측 속에 중량감 있는 야당후보가 새롭게 뛰어들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