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휴대폰으로 수차례 전화를 걸었는데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할 말이 많았을 것 같은데.
▲물론 할 말은 많았지만 진실을 얘기했을 경우 생기는 파장이 염려돼 일부러 외부인들과의 연락을 끊었다. 내가 입을 열면 쇼트트랙이 죽는 거나 다름 없다.
―김기훈 코치가 대표팀 헤드코치로 내정된 데 대해 일부에선 ‘시나리오설’를 제기했다. 이미 지난 3월부터 그런 소문이 나돌았다는 얘기다.
▲가끔 빙상장에 나가면 학부모들이 ‘다시 대표팀 코치가 됐음 좋겠다’하는 얘긴 인사차 전해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연맹 고위 관계자와 접촉을 했거나 사전에 뭔가를 알고 있었다는 건 정말 거짓말이다. 지난 3월 초 종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심판직을 그만둔 이유는 순전히 대학원 수업 시간과 대회 일정들이 겹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그랬던 것이다.
―김 코치와 지도자 A씨와의 관계에 의혹의 시선이 많다.
▲정말 할 말이 없다. 그분과는 행사장에서 우연히 한 번 만나 인사를 드린 것 외엔 따로 만난 적이 한 번도 없다. 또 내가 불명예스럽게 대표팀을 나가게 된 원인 제공을 했던 분인데 어떻게 그분 도움으로 다시 대표팀 코치로 복귀할 수 있겠는가.
―선수들 7명이 김 코치를 대표팀 코치로 선임한 데 대해 반발한 진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선수들 머릿속에서 나올 수 없는 행동들이다. 특정 지도자들이 뒤에서 조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안타깝다.
―특정 지도자란 누굴 가리키는 말인가.
▲나에 대해 이상한 소문을 부풀리며 명예훼손을 일삼는 사람들이다. 그중에서 B씨는 지도자 경험이 전무한 데도 대표팀 코치직에 미련을 두며 나에 대해 근거없는 비방을 하고 다녔다.
―선수들이 우여곡절 끝에 13일 선수촌에 입촌했다가 14일 퇴촌 명령을 받고 모두 나갔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과의 접촉이 금지됐었는데 입촌한 날 김 코치가 선수들을 만났다는 소문이 있다.
▲코치가 선수를 만나는 게 왜 금지되는지 모르지만 난 선수촌에서 선수를 만난 적이 없다. 설령 만났다고 해도 그걸 문제 삼는 것 자체가 너무 굴욕적이다. 그래서 사표를 썼다.
이영미 기자 bo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