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강 씨가 또 다시 성매매 알선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자 연예계에선 성현아에겐 다행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성현아를 비롯해 여러 여자 연예인의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강 씨는 판결 직후 법정 구속돼 실형을 살았다. 그리고 지난해 2월 만기출소한 뒤 또 다시 연예인 성매매 브로커로 활동하다 체포됐다. 성현아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오고 정확히 1주일 뒤에 강 씨의 체포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연예기획사 대표는 이런 반응을 보였다.
“만약 성현아의 대법원 판결이 일주일 정도 뒤에 이뤄졌거나 강 씨에 대한 경찰 체포가 일주일 정도 먼저였다면 상황은 또 달라졌을 것이다. 나도 궁금해서 우리 회사 일을 봐주는 로펌에 물어보니 이미 강 씨는 다른 여자 연예인의 성매매 알선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대법원이 성현아의 특수성을 감안해 무죄 취지의 판결을 한 만큼 강 씨가 유사 범죄로 또 다시 체포된 것이 대법원 최종 판결에 그다지 영향을 미치진 않았을 것이라고는 하더라. 그렇지만 그건 법적인 해석일 뿐이다. 우리(연예관계자)는 여론에 민감한 사람들이다. 강 씨가 또 다시 성매매 브로커로 경찰에 체포돼 여론이 격하게 움직이면 대법원에서도 그런 흐름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 부분을 생각하면 절묘한 일주일의 시간 차이가 성현아에겐 정말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파기 환송으로 성매매 혐의를 벗은 성현아. 반면 성 씨의 브로커였던 강 아무개 씨는 또 다시 연예인을 대상으로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체포됐다. 일요신문 DB
반면 이번 사건은 연루 여자 연예인이 단 한 명뿐이고 또 다른 여성은 연예인 지망생이었다. 문제가 된 여자 연예인 역시 단역으로 활동한 이력이 전부인 무명이다. 결국 이번 강 씨의 체포가 연예계에 미칠 영향이 거의 없다고 바라보는 연예관계자들이 많았다. 심지어 성현아가 이미 무죄 판결을 받는 모범 답안을 보여줬다는 반응을 보이는 연예관계자도 있었다. 한 연예계 중견 매니저의 말이다.
“돈이 목적이 아니었음만 입증하면 되는 거 아닌가 싶다. 성현아도 결국 돈이 목적이 아닌 재혼이 목적이었음을 인정받아 무죄를 입증했다. 당시 검찰 조사에서 또 다른 유명 여자 연예인 한 명도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나는 오히려 그쪽 얘기를 잘 아는데 검찰 조사 내내 줄곧 돈이 목적이 아니었음을 주장했고 결국 검찰이 이런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고 받아들여 기소조차 되지 않고 무혐의로 끝났다. 이번 사건 역시 그 부분만 입증하면 된다. 만약 성매수자가 기혼자가 아니라면 또 다시 결혼을 전제로 한 만남이었다고 주장하면 된다. 성현아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하지만 이번 판결이 연예인 스폰서 세계에선 악용될 소지도 많다.”
반면 이번 강 씨 사건이 판도라의 상자를 건드린 것일 수도 있다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연예 관계자들도 있었다. 그 이유는 연예계 내부에서도 ‘설’만 무성할 뿐 실체가 불분명했던 연예인 해외 원정 성매매가 처음으로 경찰 수사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자칫 이번 수사가 연예인 해외 원정 성매매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로 확장될 경우 연예계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대형 연예기획사에서 오랜 기간 리스크매니지먼트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한 전직 매니저의 설명이다.
“이번 사건의 가장 핵심적인 포인트는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가 수사를 담당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국제범죄를 전문으로 하는 부서에서 수사를 진행하는 만큼 연예인 해외 원정 성매매 관련 수사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경찰들이 움직이고 있다. 또한 성현아가 연루된 강 씨의 연예인 성매매 브로커 사건은 검찰이 담당했지만 이번 강 씨의 두 번째 사건은 경찰이 담당하고 있다. 대법원이 성현아에게 면죄부를 주면서 당시 검찰 수사는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그만큼 경찰이 이번 강 씨 사건에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드러난 한두 명의 여자 연예인에서 수사 대상과 범위가 훨씬 확대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