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극비수사> 스틸컷. 정호빈은 서정학 형사 역을 맡았다.
<야인시대>, <영웅시대>, <용의눈물> 등 선 굵은 연기를 선보였던 배우 나한일 씨(62)도 사기 혐의를 받아오다 실형이 선고됐다. 지난 15일 대법원은 해외 건설사업에 투자한다며 5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된 나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외에도 가수 인순이 씨가 가수 최성수 씨의 아내에게 돈을 못 받았다며 소송을 걸었고, ‘서태지와 아이들’의 이주노 씨도 사기죄로 고소당한 바 있다.
이 같은 연예계 사기 사건이 끝날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 <강남1970>, <감격시대 : 투신의 탄생>, <불꽃 속으로>, <친구 1, 2>, <극비수사> 등 다양한 작품에서 ‘씬스틸러(Scene Stealer·주연 못잖은 조연)’로 활약했던 배우 정호빈 씨(46)가 사기 혐의로 피소된 사실을 <일요신문>이 단독 확인했다.
사연은 이렇다. 지난 2014년 10월 중순 정 씨는 부산 해운대구 소재 한 카페에서 피해자 곽 아무개 씨를 만났다. 정 씨는 곽 씨에게 “부산에 정착하려고 하는데 정착 비용 등으로 5000만 원을 빌려달라”며 “현재 배우로 활동하고 있고 영화 촬영도 하고 있어, 빌려주면 5개월 뒤인 2015년 3월 말까지 갚겠다”고 말해 돈을 받게 된다.
하지만 상환일인 지난해 3월이 지나도록 정 씨는 돈을 갚지 못했다. 정 씨는 <강남1970>, <극비수사>의 출연료로 상당한 금액을 받았지만, 기존 소속사와 정산하면서 그의 수중엔 한푼도 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곽 씨는 이를 근거로 정 씨가 별다른 재산도, 수입도 없었기 때문에 사실상 사기였다며 지난해 11월 부산의 한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정 씨도 조사를 받으면서 혐의를 어느 정도 인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요신문>은 정 씨의 소속사인 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 측에 이번 사건에 관한 입장을 요청했으나 별다른 답변이 없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