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창선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가운데)이 지난 2월 2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컷오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비례대표 의원은 김현 임수경 백군기 홍의락 의원(전부 초선), 총 4명이 단두대에 올랐다. 유인태 노영민 임수경 백군기 의원은 공관위의 결정을 수용했지만 나머지 의원들은 지도부의 결정에 반발했다. 특히 “컷오프 기준이 불공정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컷오프 작업은 더민주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위원장 조은)가 주도했다.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는 지난해 ‘김상곤 혁신위원회’가 만든 공천 혁신안을 토대로, 77일간 ‘현역 의원 하위 20%’에 대한 심층 평가를 진행했다.
평가 기준은 지역구 의원의 경우 의정활동·공약이행평가 35%, 선거기여도평가 10%, 다면평가 10%, 여론조사 35% 등이다. 비례대표의 경우 의정활동평가 70%, 다면평가 30%였다. 1월 12일 평가를 마친 선출직 공직자평가위원회는 최종결과를 이동식저장장치(USB)에 담아 봉인해 은행과 당사 금고에 보관했다.
홍창선 공관위장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을 때 당내에선 광풍이 휘몰아쳤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마저도 2월 26일 비대위 회의에서 “말이 되느냐. 이런 혁신안이 어디 있느냐. 여백이 너무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번에 컷오프를 당한 의원의 측근은 “단 한 번이라도, 단 1%만이라도 우리가 아웃될 수 있다는 분위기를 느끼지 못했다”며 “알고 보니 컷오프 당일날 지역에서 여론조사가 돌았다고 한다. 중앙당에서 전략공천을 위해 여론조사를 돌린 것”이라며 “중앙당이 우리 지역을 처음부터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해놓고 있었다는 의혹이 많았다. 왜 그쪽을 전략공천지역으로 선정했는지 궁금해서 물었는데 중앙당은 얘기도 해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더민주 지도부가 전략공천에 대한 면피용으로 ‘컷오프’를 이용했다는 것.
지역 정가에서도 같은 목소리가 감지됐다. 새누리당 후보의 한 보좌관은 “컷오프 당한 비례대표에 대한 지역 분위기가 싸늘했다. 더민주 쪽에서도 다른 사람을 내세우려고 이미 여론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우리는 그 사람이 공천이 될 거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더민주 중앙당 관계자는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현역 국회의원들 잘라내는 건데 어떤 근거나 데이터 없이 한다는 거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라고 반박했다.
최선재 기자 s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