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 역시 대부분의 추격전과 비슷한 과정을 보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폭행 사건은 애초 김 씨가 추종하는 또 다른 페북 스타의 동영상이 발단이 됐다. A 군이 “해당 동영상은 조작된 영상”이라고 댓글을 남긴 것. 이에 김 씨가 “왜 이 동영상이 조작된 것이냐”라고 반박하면서 둘의 말다툼이 시작됐다. 이후에 A 군은 김 씨를 폄하하는 악성 댓글까지 달게 됐다. 자꾸 싸움을 걸며 ‘도발’하는 A 군을 혼내주기로 결심한 김 씨는 지난달 24일 지인 3명과 함께 광주에 사는 A 군의 집으로 찾아가게 됐다.
김 씨가 A 군을 찾을 수 있었던 이유는 우선 A 군이 자신의 집 주소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 씨는 자신의 팔로어들에게 A 군을 ‘공개 수배’하기도 했다. 집 주소까지 공개된 상황에서 광주에 사는 김 씨의 팔로어들이 A 군에 대한 제보를 하면서 김 씨는 쉽게 A 군은 만날 수 있었다.
문제의 추격전 폭행 동영상 캡처.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학생들은 페북 스타에 열광하며 ‘페북 스타’를 꿈꾼다”며 “A 군을 찾아주고 ‘인증샷’을 올리면 자신 또한 페북 스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적극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씨와 지인들은 A 군을 차량에 태워 끌고 다니며 오전 3시부터 약 3시간 정도 폭행했다. 동영상은 자동차 안으로 보이는 곳과 실외 등 총 3군데에서 찍은 것으로 보인다. 약 4분 정도 되는 동영상에는 김 씨가 “눈 똑바로 떠. 이 XX아” “야. 지껄여봐” “추격전 한 번 하고 싶다매” “세 대만 때리고 풀자. 어금니 꽉 깨물어”라는 등 욕설을 하며 A 군을 마구 폭행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해당 영상이 논란이 되자 김 씨는 다음 날 지인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폭행을 시인했다. 김 씨는 “영상은 내가 올리지 않았다”며 “이제부터 악성 댓글을 전부 고소하겠다”라고 글을 남겼다. 한편 현재 A 군은 전치 3주 상해를 입고 당시 폭행으로 받은 충격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렇게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지난 1일 대전 둔산경찰서는 김 씨를 긴급체포해 대전지검에 넘긴 뒤 신병을 구치소 노역장에 유치했다고 알려지면서 또다시 화제가 됐다. 그렇지만 이는 A 군 폭행사건 때문이 아니다. 이미 김 씨는 상표법 위반과 사행행위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유죄 선고를 받고 벌금 340여 만 원을 내라는 판결을 받은 상태였다. 그런데 김 씨가 벌금을 내지 않자 대전지검이 김 씨를 수배했던 것이다.
지난 3일 대전 둔산경찰서와 금강유역환경청는 합동 압수수색을 벌여 김 씨가 키우던 샴악어 한 마리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현재 압수한 샴악어는 대전 오월드의 사육사에 임시 보호 조치하고 있으며 위탁할 기관을 찾는 중이다.
폐북 스타인 김 씨가 폭행 사건 이후 지인의 SNS에 남긴 글.
추격전의 시초로 알려진 페북 스타 윤희성 씨와 신태일 씨에게 김 씨와 A 군의 추격전 사건에 대해 묻자 악성 댓글에 대한 비판을 쏟아 냈다. 윤 씨는 악플러들에 대해서 강한 일침을 가했다. “보이지 않는 공간이라고 말을 너무 심하게 한다”면서 “우리도 사람이기에 악성 댓글을 다 참을 순 없다”고 말했다. “가족까지 욕하는 것은 예사로 하고 ‘칼로 찔러 죽이겠다’는 협박도 일삼는다”면서 “악플러들은 모순적이게도 더 많은 ‘좋아요’를 받기 위해 악성 댓글을 남긴다”고 말했다.
신 씨는 “사람들은 ‘과정’을 보지 않고 ‘결과’만 본다”며 “피해자가 가해자의 딸을 욕 하는 등 심한 언행을 했다고 한다. 또 애초 동영상 또한 피해자가 ‘추격전 동영상 찍자’고 말했다는 얘기도 있다. 우선은 경찰 수사 결과를 기다려봐야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mercur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