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준양-권오준 전현직 회장 성진지오텍 인수 주가조작, 사기, 배임 의혹 증폭
- 6000 억원 퍼부은 뒤 3월 말 폐업 직면, 현재진행형 검찰수사 결과 초미 관심사
- 사정당국, 이명박 정권 실세들 연루된 ‘포스코 비리’ 사슬 고리 못끊는 이유는
검찰의 포스코 비리 의혹 조사는 과거완료와 현재진행, 미래를 망라하고 있다. 모기업 ㈜ 포스코 주총이 3월 11일로 예정된 가운데 검찰이 정준양 전 회장·권오준 현 회장의 포스코 플랜텍 관련 각종 의혹을 지속적으로 파헤칠지 아니면 덮고 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본지가 획득한 포스코 자료를 집계한 바에 따르면, 정준양 권오준 전현직 회장체제는 거의 6000억 원을 포스코 플랜텍(구 성진지오텍)에 쏟아 부었다. 정 전 회장체제는 당시 부채비율 1600%의 성진지오텍을 2392억 원에 인수합병하는 과정에서 주가조작 및 배임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는 형국이다.
정 전 회장을 계승한 권오준 현 회장 또한 포스코 플랜텍 증자 과정에서 허위보고를 통해 3600억 원을 출자했으나 실패했다. 정 전 회장의 과실을 덮기 위한 자구책이었으나 밑빠진 독에 물을 붙는 식이었다.
과거와 현재에 해당하는 두 사람의 과오는 황은연 현 사장의 포스코 에너지 삼척 석탄화력 발전사업 추진과 일란성 쌍생아처럼 닮은 꼴로 미래를 향해 진화하고 있어 경계된다. 본지는 일단, 포스코의 과거와 현재에 해당하는 정준양-권오준의 완료형 사건을 정리한다. 아래 도표는 2012년 당시 성진지오텍에서 작성된 주주명부다. 본지가 오래전 획득해 놓은 자료를 때가 무르익어 공개한다.
한눈에 보아도 정준양 회장 체제는 성진지오텍 인수 당시 2392억 원을 퍼 부었다. 당시 성진지오텍은 부채비율 1600%, 시중 주가는 9030원 정도였다. 포스코는 인수 당시 40%나 높은 주당 1만 2900원에 인수했다. 불과 5개월 만에 포스코 건설이 인수 할 때는 주당 70%나 올라간 1만 6500원으로 3600원이나 높은 금액차를 보였다.
반면 삼성 엔지니어링은 주당 10% 높은 1만 890원에, 총 567억 원을 출자해 큰 격차를 보였다. 고무줄처럼 늘어나고 줄어든 주가조작 의혹에 해당한다. 검찰은 이와 관련 정 전 회장의 역할과 책임을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당시 막대한 이득을 챙긴 전정도 전 성진지오텍 회장은 전혀 별개 사건인 이란 공사대금을 빼돌린 혐의로 징역 6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정 전 회장을 계승한 권오준 회장 체제의 포스코 플랜텍을 살리려는 자구 몸부림은 거의 필사적이다. 2014년에만 ㈜포스코가 700억 원을 출자했으나 실패했고, ㈜포스코가 2400억 원, 포스코 건설에서 500억 원 등 모두 2900억 원을 출자했으나 1.2차 모두 실패했다. 관련 임원에 따르면, 포스코 건설의 2010년 문서에는 “㈜포스코의 지시에 의한 투자”라는 기록이 첨부되어 있다. 2014년에 출자한 500억 원 의 경우도 똑 같다.
2014년 3월 권오준 회장 체제 출범 이후 포스코 플랜텍은 매년 적자가 누적된다. 2014년 예상 경영실적은 매출 1조 807억 원, 영업익 114억 원으로 보고 했으나, 연말 매출은 6234억 원, 영업익은 -1884억 원을 기록할 정도로 매월 막대한 손실을 기록했다.
이런 와중에 2015년 7월 경영혁신인사 때 유광재 사장은 책임을 물어 면직되고, 조청명 가치경영실장은 사장으로 승진한다. 조 사장은 권오준 회장 체제 첫 해 가치경영실장을 지내며 포스코특수강 매각을 처리한 뒤 2015년 2월 부사장으로 승진한 인물이다.
특히 권 회장은 2014년 6월부터 증자 2900억 원 안건을 이사회에 계속 상정한다. 조 사장은 이사회 보고시에 2015년 전망을 완전히 허위로 보고한 장본인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권오준-조청명의 노력은 ‘전임 정준양의 과오를 덮기 위한 보은의 사투’로 비유된다.
복수의 내부인사들에 따르면, 이영훈 현 포스코 컴택사장(CFO)을 비롯해 경영위원회, 사내이사, 사외이사들은 2900억 원 증자 건을 극렬히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안팎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 출자금을 포함하면 총 6600여억 원을 쏟아붙는 과정에서 권력실세 개입 의혹이 끊이질 않고 있다.
검찰의 포스코 수사는 현재진행형일 수 밖에 없다. 정준양-권오준 전현직 회장과 이명박 정권 실세는 어디까지 개입했는지, 박근혜 정권은 또 새롭게 연결되었는지 의혹 투성이다. 따라서 권오준-조청명 라인은 왜 이렇게 목숨을 걸고 정 전 회장의 과오를 덮으려 했는지, 그 배후와 고리를 명백히 밝혀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포스코 플랜텍은 3월 말 폐업 국면을 맞고 있다. 2015년 3월 시작된 검찰의 포스코 비리는 과거, 현재, 미래를 망라하고 있다. 일단 과거완료와 현재진행, 즉 정준양 전 회장과 권오준 회장의 배임 및 사기 혐의에 대한 검찰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기자는 의혹 당사자인 권오준 회장과 조청명 사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직접 전화와 문자를 수 차례 보냈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박요한 선임기자 yohanlett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