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MBC 월화드라마 ‘화려한유혹’ 영상 캡처)
[일요신문] ‘화려한 유혹’ 정진영이 ‘할배파탈’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정진영의 치명적인 대사에 시청자들이 열광하고 있는 것.
‘할배파탈’은 할아버지를 뜻하는 방언인 ‘할배’와 치명적인이라는 뜻을 가진 ‘파탈’이 만난 단어다. MBC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 정진영은 가슴을 흔드는 연기로 강석현을 연기하며 할배파탈 칭송을 받고 있다.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전개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화려한 유혹’은 방송 7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야망과 사랑, 우정과 복수 사이에서 갈등하는 등장인물들의 심리 변화가 시청자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그 중 단연 돋보이는 캐릭터는 신은수(최강희 분)에 대한 사랑과 연민의 감정을 표출하고 있는 강석현. 딸 강일주(차예련 분)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야망과 사랑하는 여인 신은수를 지키기 위한 욕심이 부딪칠 때마다 그의 매력은 배가 된다. 갈등하는 남자의 심리를 눈빛과 목소리 하나로 표현하며 치명적 매력을 선보이고 있는 것. 시청자는 그를 ‘할배파탈’이라 부른다.
강석현의 대사는 모두 시청자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다. 매회 명장면 명대사를 남기는 특이 현상이 일어나고 있을 정도다.
지난해 12월 21일 방송된 23회에서 강석현은 메이드에서 비서로, 비서에서 아내로 신분 상승한 신은수를 괄시하는 가족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신은수에게 반말을 하고 무시하는 첫째 딸 강일란(장영남 분)에게 “이제 안사람이니 말을 높이거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가족들의 인정을 받지 못하는 신은수를 위한 배려였고 사랑이었다.
지난 1일 방송된 43회에서 신은수를 위해 전 재산을 내놓으려는 강석현의 모습은 ‘심쿵’ 그 자체였다. 비자금 문서를 가지고 자신을 조여오는 권수명(김창완 분)에게 “남은 돈 2000억 원을 다 드리겠다. 대신에 내 아내는 건드리지 마라”고 단호히 말하는 모습은 상남자스러웠다. 또 “만약 그런다면 내 모든 힘을 동원해 당신을 파멸시킬 것”이라고 경고하는 모습에서는 묵직한 카리스마까지 느껴졌다.
사랑하는 여자에게 의지하고픈 약한 남자의 모습도 선보였다. 지난 2월 29일 방송된 42회에서 6개월 후 자신에게 모든 것을 넘기겠다고 선언한 강석현에게 “왜 6개월 후에 저에게 다 넘긴다고 하셨어요?”라고 묻는 신은수에게 강석현은 “사람 일은 한 치 앞을 모르는 거다. 나 같은 늙은이는 내일 갑자기 죽어도 이상하지 않다. 부끄러움은 죽음의 공포보다 더하다. 평생을 따라다니니까”라며 속내를 드러냈다. 가까이 다가온 죽음을 예감한 강석현이 신은수에게 솔직한 속내를 내비치며 연민을 이끌어낸 것.
이처럼 강석현은 여성의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약한 남자에서부터 자신의 여자를 지키고자 하는 강한 상남자의 면모까지, 극과 극의 캐릭터를 오가며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앞으로 남은 ‘화려한 유혹’에서 그가 펼칠 열연에 기대가 모인다.
한편 ‘화려한 유혹’은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김소영 기자 qwe12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