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살을 빼라’고 아내가 다그쳐도 잔소리로 들을 뿐 건강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땐 남편 몰래 남편의 건강을 챙겨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일요신문] 연애할 때는 그래도 남부럽지 않은 몸매였건만 40대가 넘어가면서 어느새 배가 불룩한 아저씨 몸매로 변한 남편을 보면 한숨부터 나오는가. 보기 안 좋아진 몸매보다 걱정해야 할 것은 바로 건강 문제다. 특히 복부 비만은 건강의 적신호로 꼽힐 정도로 예의 주시해야 한다. 다른 곳은 멀쩡한데 복부에만 유난히 지방이 쌓여 있다면 제2형 당뇨나 심장질환과 같은 만성 질환을 앓을 확률이 높아진다. 최근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복부 비만은 전신 비만보다 건강에 더 치명적이다.
건강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식단 조절, 운동, 스트레스 줄이기 등이다. 하지만 말이 쉽지 아무리 남편에게 ‘운동을 해라’ ‘살을 빼라’고 다그쳐도 귀차니즘에 빠진 남편을 움직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잔소리를 해도 잔소리로만 들을 뿐 별로 건강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 남편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남편 몰래, 혹은 티나지 않게 옆에서 건강을 챙겨주는 것이다. 특히 자존심이 센 남편이라면 이래라 저래라 충고를 할 경우 되레 반발심만 유발할 수 있다. 다음은 영국의 <데일리메일> 온라인판이 소개한 ‘남편 몰래 현명하게 남편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과도한 설탕 섭취는 체중 증가, 비만, 제2형 당뇨의 발병률을 높인다. 또한 설탕 섭취는 고혈압의 주범이기도 하다. <메타볼리즘> 저널에 따르면, 가당 음료 한 병만 마셔도 혈압은 충분히 상승한다. 이는 건강한 사람 역시 마찬가지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설탕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뇌의 핵심부(시상하부)가 영향을 받고, 이로 인해 맥박이 빨라지고 혈압이 상승한다. 또한 이로 인해 인슐린 수치가 증가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고혈압은 뇌졸중의 주된 원인이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 <데일리메일>은 매년 뇌졸중으로 사망하는 남성이 전립선암이나 고환암으로 사망하는 남성보다 더 많다고 보도했다.
그럼 어떻게 하면 남편의 설탕 섭취를 줄일 수 있을까? 이런 경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요리를 할 때 설탕의 양을 줄이는 것이다. 또한 커피나 차를 마실 때 설탕을 꼭 넣어서 마셔야 한다면 작은 스푼을 사용하도록 한다. 아침 식사로 밥 대신 시리얼을 먹는다면 무가당 제품과 일반 제품을 50 대 50으로 섞어 먹는 것이 좋다. 영양사인 사이언 포터는 떠먹는 요구르트의 경우에는 단맛이 있는 과일 요구르트 대신 플레인 요구르트에 꿀을 섞어서 먹는 방법을 추천했다.
미 <임상영양학 저널>에 따르면 이런 식으로 식탁에서 은밀하게 설탕을 줄여나갈 경우 나타난 변화는 놀라웠다. 2개월이 지난 후 피실험자들은 단 음식을 먹었을 때 예전보다 40% 더 달게 느껴진다고 답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부부가 함께 운동을 할 경우 운동 효과는 극대화된다. 영국에서 실시된 연구 결과가 이를 잘 나타낸다. 3500쌍의 부부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가장 눈에 띄게 건강이 호전된 경우는 주기적으로 부부가 함께 운동을 한 경우였다.
과거에 실시된 연구 결과도 이를 증명하고 있다. 운동 종목에 상관 없이 부부가 함께 운동에 참여한 경우 배우자 없이 혼자 참여한 사람보다 출석률은 더 높고, 결석률은 더 낮았다. 중도에 포기한 비율 역시 부부가 함께 운동을 한 경우에는 6%, 혼자 운동을 한 경우에는 43%로 나타났다.
하지만 쉬운 것 같지만 사실 남편을 체육관으로 끌고 가기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간단한 방법은 새로운 운동 용품을 선물하는 것이다. ‘시티 사이컬러지 그룹’의 마이클 싱클레어 박사는 “남자들은 태생적으로 경쟁심이 강하다. 자신이 사용하는 운동 용품이 충분히 좋은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혹은 다른 사람들의 것보다 나쁘다는 생각이 들면 운동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는 다시 말해 남편에게 최고의 운동 용품을 선물하면 제발로 체육관으로 가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가령 첨단 방수용품이나 최신형 소음 제거 헤드폰 등이 있다.
3. 말싸움을 하거나 큰 소리로 책을 읽는다
여러 연구 결과에서도 나타났듯이 두뇌를 꾸준히 많이 사용하는 사람일수록 치매에 걸릴 확률이 낮아진다. 두뇌훈련 전문가인 테리 호른과 사이먼 우튼이 저명한 신경과학자인 바로네스 수전 그린필드와 함께 두뇌 사용과 인지력 및 기억력 향상에 관해 공동 연구한 바에 따르면, 두뇌를 활발하게 사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름 아닌 ‘의미있는 대화’를 하는 것이었다. 여기서 ‘의미있는 대화’란 바로 ‘논쟁’을 의미한다.
두뇌는 보통 동영상이나 TV 화면을 보는 것처럼 영상을 기반으로 하는 정보를 볼 때는 많은 부분을 사용하지 않는다. 반면 소리내어 생각하는 활동, 다시 말해 다른 사람과 함께 소리를 내어 작업을 할 때는 두뇌의 다양한 부분이 상호작용하면서 활발히 사용된다. 그리고 이에 따라 인지능력도 향상된다.
우튼은 <굿헬스>를 통해 “열띤 논쟁이야말로 최상의 두뇌 훈련법이다”라면서 “그 이유는 오래된 정보와 새로운 정보를 연결하는 두뇌 작용 때문이다. 가령 ‘과거에는 항상 그랬지만 앞으로는 절대 ~할 거야’와 같은 말들이 그렇다”라고 말했다. 우리의 두뇌는 이때 신구 정보를 분석적으로 뒤섞는 작업을 한다.
또한 우튼은 “책을 읽으면 치매가 예방된다. 책을 읽음으로써 우리의 두뇌는 정보를 구상하고, 연결하고, 또 교차점검한다. 두뇌는 책을 통해 습득한 새로운 정보를 이미 기억 속에 있는 정보와 결합시킨다”라고 말했다. 더 좋은 방법은 큰 소리를 내서 책을 읽는 것이다. 또한 읽은 내용에 대해서 배우자와 토론을 하는 방법도 좋다.
4. 남편의 가족력을 살펴본다
남편의 나이가 45세 이상이라면 남자라는 ‘성’과 40대 중반이라는 ‘나이’가 심장질환과 관련된 두 가지 중대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이밖에도 또 하나 중대한 요인이 있으니, 바로 ‘가족력’이다.
만일 시아버지나 남자 형제 가운데는 55세 이전에, 그리고 시어머니나 여자 형제 가운데는 65세 이전에 심근경색이 발병한 경우가 있는지 살펴본다. 남편의 부모, 조부모 또는 다른 친척 가운데 과거 심장질환, 당뇨, 뇌졸중을 앓은 병력이 있거나 혹은 현재 앓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남편의 발병 확률은 훨씬 높아진다.
5. 남편 앞에서는 ‘다이어트’의 ‘다’자도 꺼내지 않는다
아무리 비만이어도 보통 남자들은 여자들에 비해 과체중인 것에 대해 무신경한 편이다. 또한 체중 감량을 목표로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도 여자보다 적다. 영국 서리대학의 건강심리학 교수인 제인 옥덴은 “문제는 남자들이 ‘다이어트’와 같은 단어를 남자답다고 여기지 않는다는 데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옥덴 교수는 ‘다이어트’란 말 대신 ‘칼로리 계산’ ‘식이요법’ 같은 우회적인 단어를 사용할 것을 추천했다. 이밖에 남편과 함께 ‘내 몸 돌보기’를 주제로 이야기를 해보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6. 혈압측정기를 선물한다
혈압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히 높아지게 마련이다. 이에 따라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발병 확률도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 그리고 이는 특히 여자보다 남자의 경우 더욱 그렇다.
혈압을 관리하는 좋은 방법은 집에서 꾸준히 스스로 혈압을 체크해 보는 것이다. <미국의학협회보>에 발표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연구진들은 고혈압 환자 450명 가운데 절반에게 가정용 혈압 측정기를 제공하고 1년 동안 매일 아침 혈압을 측정해 기록하도록 지시했다. 그 결과 72%가 혈압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었던 반면, 그렇지 않았던 그룹은 57%만이 자신의 혈압을 관리할 수 있었다.
7. 휴가는 짧게 자주 간다
달콤한 휴가야말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명약일 것이다. 하지만 휴가 기간이 길다고 해서 스트레스가 더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연구에 따르면 오히려 휴가를 오래 다녀올수록 스트레스 지수는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장기 휴가를 다녀온 후 일상에 복귀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더 스트레스가 쌓이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의 연구진들이 휴가와 웰빙의 상관관계를 다룬 일곱 개의 연구를 분석한 결과, 휴가를 오래 다녀온다고 해서 여행 후의 기분 좋은 추억이나 여운이 더 오래 남는 것은 아니었다. 이에 우튼은 휴가를 한 번에 길게 가는 것보다 짧게 여러 번 가는 것을 추천했다. 가령 6~8주마다 주말 여행을 가거나 1년에 몇 차례 1주일 동안 휴가를 가는 식이다.
지난해 실시된 피츠버그대학의 연구 결과 역시 이를 뒷받침했다. 심장질환이 발병할 확률이 높은 35~57세의 남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1년에 휴가를 5회 가는 경우 아예 휴가를 가지 않는 남성보다 심근경색으로 사망할 확률이 40%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8. 작은 그릇을 사용한다
대개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그릇에 담긴 음식은 다 먹는 경향이 있다. 그릇이 클수록 그만큼 많이 먹게 된다는 의미다. 이는 술잔에도 적용된다. 집에서 남편과 오붓하게 술을 마실 경우 가능한 한 술잔은 작은 것으로 사용한다. 이렇게 하면 자연히 마시는 술의 양을 줄일 수 있으며, 칼로리 섭취도 줄어든다.
9. 오메가3를 음식에 몰래 섞는다
제2형 당뇨 위험을 줄이고, 항염증 효과가 있는 오메가3는 기름진 생선이나 호두에 풍부하다. 하지만 남편이 생선을 싫어하거나 오메가3 보충제를 먹는 것을 거부한다면 다른 방법을 사용한다. 매끼 식사마다 몰래 오메가3 캡슐의 내용물을 섞어 요리하는 식이다. 또한 생과일 주스와 함께 갈아서 마시는 방법도 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가 2014년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매일 가공육 75g(햄 두 조각 또는 소시지 한 개)을 섭취한 남성의 경우, 이보다 적게 섭취한 사람(매일 25g 이하)보다 심장질환 발병 확률이 28% 높았다. 또한 매일 가공육을 50g씩(햄 한두 조각) 추가로 더 섭취할 경우에는 심부전증으로 사망할 확률이 38%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가공육 섭취는 가능한 줄이는 것이 좋으며, 햄, 베이컨, 소시지, 살라미 대신 닭고기나 참치를 먹도록 한다.
11. 침실에서 남편의 ‘그곳’을 주시한다
옥스포드의 성건강 전문가인 데이비드 에드워즈 박사는 “발기부전은 혈관 질환의 조기 경고일 수 있다. 또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저하됐다는 신호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에드워즈 박사가 <내분비학회>에 최근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욕 감퇴 및 발기부전의 증상을 겪은 남성들의 경우 처음 징후가 나타나고 보통 2년 후에나 전문의를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 에드워즈 박사는 “남자들이 병원을 선뜻 찾지 않는 이유는 심각한 문제라고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별 문제가 아니라 일상적인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에드워즈 박사는 이런 경우 남편을 설득해서 병원으로 가도록 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내가 먼저 병원 예약을 잡아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구 결과에서도 볼 수 있듯이 병원을 찾는 데 영향을 미치는 주된 인물은 본인이 아닌 배우자다”라고 덧붙였다.
12. 부부관계를 자주 갖는다
2010년 ‘뉴잉글랜드 조사 연구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적어도 일주일에 2회 이상 부부관계를 갖는 남성의 경우 한 달에 한 번 혹은 그 이하로 갖는 남성보다 심장질환에 걸릴 확률이 45% 낮게 나타났다. 또한 활발한 성생활(일주일에 5회)은 전립선암 발병률을 20%까지 낮춰준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그밖의 작은 속임수들 * 남편이 매일 옷을 갈아입는 곳에 전신 거울을 배치한다. 옷을 입고 벗을 때마다 자신의 뱃살을 봄으로써 자극을 느끼게 한다. * 가장 최근에 촬영한 부부 사진을 연애할 때 찍었던 날씬한 사진과 함께 나란히 냉장고 문 앞에 붙여 놓는다.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아마 식욕이 떨어질 것이다. * 냉장고에는 소시지나 케이크 대신 과일, 요구르트 등 건강식품을 넣어 놓는다. 단, 남편의 눈높이에 맞춰 배치하도록 한다. * 남편의 속옷 서랍에 평소 입는 것보다 한 사이즈 작은 속옷을 채워 넣는다. 단, 사이즈가 표기된 라벨은 전부 제거한다. 속옷이 꽉 끼어서 불편하다고 느끼면 자연히 체중을 줄이려고 할 것이다. [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