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찬호, 서재응, 김병현(왼쪽부터) | ||
사실상 최초로 벌어지는 ‘야구 월드컵’의 성격을 띠고 있는데다, 한국 야구사상 최강의 드림팀이 구성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국내 프로야구의 최고 선수들은 물론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과 일본리그의 이승엽까지 총망라할 경우 그야말로 초호화판 올스타팀이 탄생하게 된다.
그런데 최강 드림팀 구성 멤버 후보들은 저마다 동상이몽을 할 수밖에 없는 복잡한 상황이다. 그 속사정을 알아본다.
우선 빅리그에서 활약중인 선수들을 살펴보자. 맏형인 박찬호는 이미 출전 의사를 밝혔는데 의외로 그를 아끼는 팬들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지난주 귀국한 서재응의 경우 컨디션을 봐가며 신중히 출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는데, 사실은 그의 의견이 현실적이다. 봉중근과 김선우 같은 경우 출전 의사를 밝히고 있고, 최희섭 역시 아직 의사 표시는 없지만 출전 쪽으로 기울고 있다. 김병현만 아직 가타부타 의사 표시가 없다.
빅리거들뿐만 아니라 국내 선수들에게도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병역 혜택 여부다. 김인식 감독은 이미 관계부처에 국익을 떨칠 선수들에게 병역 혜택을 요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지만 정해진 것은 아직 하나도 없다.
2002년 축구 월드컵처럼 16강에 진출만 해도 병역 혜택을 주던 큰 의미가 이번 WBC에는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적어도 4강 진출은 해야 혜택을 줄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다. 병역 혜택이 주어질 경우 병역 미필 선수들에게는 그 이상의 자극제는 없다.
그러나 이미 병역 의무를 필했거나 면제된 선수들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어 실익을 다지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이 대회가 치러지는 기간이 바로 내년 시즌을 위한 가장 중요한 최종 준비기간이기 때문이다.
이미 병역 면제를 받은 서재응이나 박찬호, 김병현 등이 내년 시즌의 준비 기간까지 포기하고 WBC에 출전해야 하는가, 또 출전할 것인가 하는 것이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반면에 병역 의무가 걸린 김선우, 봉중근, 최희섭의 입장에서는 이번 대회에 올인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국내파들도 그렇다. 김태균 이범호(이상 한화) 박용택(LG) 정재훈(두산) 등 WBC 로스터 30명에 들기를 바라는 선수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특히 김 감독은 선수 선발은 이름값이 아닌 성적을 기본으로 삼겠다고 천명했고, 병역 혜택을 언급한지라 당연히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들로서는 포지션이 겹쳐 넘어야할 벽도 많지만(1루수 김태균은 최희섭과 이승엽, 3루수 이범호는 김동주, 마무리 정재훈은 오승환 등과 포지션이 겹친다) 후보 요원으로는 손색이 없는 실력들을 지녔다.
결국 이번 드림팀 구성은 반드시 뛰어야만 하는 선수들과 뛰어도 그만, 안 뛰어도 그만인 선수들, 그리고 별로 뛰고 싶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여론에 밀려 뛰려는 선수 등으로 복잡하게 얽힐 가능성이 높아진다.
스포츠조선 야구팀 부장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