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예인 성매매 수사는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가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연예기획사 대표 강 아무개 씨(41)와 직원 박 아무개 씨(34) 등을 체포하면서 언론에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핵심 성매수자인 재미 사업가 M 씨의 존재가 알려졌으며 성매매 여성은 단역 배우 최 아무개 씨와 연예인 지망생 이 아무개 씨 등 두 명이었다.
경찰은 지난 4일 강 씨와 박 씨를 구속하고 성매매 여성 4명과 성매수남 2명, 그리고 강 씨가 고용한 알선책 3명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한 뒤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연루 성매매 여성이 2명에서 4명으로 늘어났다.
여성 실루엣 이미지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경찰은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며 네 명의 성매매 여성 가운데 한 명인 A에 대해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이라고 소개했다. 20대 여가수인 A는 실제로 이름이 꽤 많이 알려진 유명 연예인이다. 최근 활동이 뜸해졌지만 한동안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전 소속사 관계자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전속기간 회사에서 가져간 수익 정산금이 10억 원 이상”이라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그가 얼마나 유명 연예인인지 가늠할 수 있다.
당시 경찰은 단역 배우 최 씨와 연예인 지망생 이 씨 등 두 명의 신상은 어느 정도 밝혔지만 또 한 명의 연루 성매매 여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렇게 묻혀 있던 네 번째 연루 여성은 검찰 출두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면서 화제를 양산했다.
네 번째 연루 여성은 걸그룹 출신 여자 연예인 B다. 우선 B는 A처럼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연예인은 아니다. 이로 인해 경찰이 별도로 언급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B가 소속됐던 걸그룹은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유명 그룹이다. 해당 걸그룹 멤버 출신 가운데에는 톱스타의 반열에 오른 이도 있다. 다만 B는 해당 걸그룹 멤버로 지속적으로 활동하진 않아 그가 그 그룹 출신임을 모르는 이들도 많다. 걸그룹 해체 이후 개별적으로 연예계 활동을 이어가던 B는 얼마 전 중국으로 진출해 중국 연예계에서 주로 활동해왔다.
이번 경찰 수사 초기 과정부터 성매매 여성으로 언급된 단역 배우 최 씨 역시 대중이 전혀 모르는 무명은 아니다. 비중이 크지 않은 배역으로 데뷔했지만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었기 때문이다. 데뷔 당시에는 최 씨를 다룬 언론 기사도 꽤 있었다. 그렇지만 이후 배우로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한 터라 잊힌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가 되고 말았다.
이처럼 이번 사건에 연루된 성매매 여성 4명 가운데 2명은 연예인으로 분류해도 되는 이들이다. 실제로 A와 B는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도 연예인으로 프로필이 소개돼 있다. 다만 최 씨는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데뷔 당시 잠깐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이후 활약이 미미해 포털사이트에 연예인으로 등록돼 프로필이 소개되는 수준은 아니다. 또한 이 씨는 연예인 지망생으로 아직 연예인은 아니다.
사건이 검찰로 송치된 이후 연예인 성매매에 대한 관심이 폭증한 데에는 뒤늦게 걸그룹 출신 B의 존재가 처음 드러났으며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도 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애초 경찰이 사건을 검찰로 송치할 당시에는 4명의 성매매 여성 가운데 연예인은 A뿐이라고 알려졌다. 그런데 검찰에서 걸그룹 출신 여자 연예인과 미스코리아 출신 여배우 등을 소환했다고 알려지면서 검찰이 추가적으로 여자 연예인 몇 명을 더 수사 선상에 올린 게 아니냐는 추측이 불거졌다. 이는 검찰이 수사를 확대한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걸그룹 출신 B와 미스코리아 출신 단역 배우 최 씨 등은 검찰이 추가한 피의자가 아닌 애초 경찰이 입건해 불구속 입건한 이들이다.
검찰이 다시 연예인 성매매 수사를 시작하자 과거 돌았던 여성 톱스타 성매매 관련 루머가 또 다시 돌고 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은 관련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속된 강 씨와 박 씨의 구속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여 곧 네 명의 성매매 여성의 기소 여부도 결정된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강 씨는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으며 여가수 A는 혐의를 인정했다고 전해진다.
검찰 기소가 이뤄지면 재판을 통해 유무죄가 가려진다. 지난 2013년 수원지검 안산지청의 연예인 성매매 수사 당시처럼 성매매 여성들의 경우 약식 기소가 이뤄질 수도 있다. 여가수 A 등 성매매 여성 네 명이 약식기소를 받아들일 경우 유죄 판결이 확정되는 것으로 벌금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성현아의 경우처럼 약식기소를 거부하면 정식 재판을 거쳐 유무죄를 가리게 된다.
한편 최근 불법 사설 정보지를 통해 톱스타 여자 연예인의 성매매 관련 내용이 돌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여기에는 10명의 여자 연예인 실명과 1회 성매매 가격이 적혀 있다. 회당 700만 원에서 5000만 원까지 매우 구체적으로 적혀 있다. 여기에 성매매 브로커로 유명 작곡가의 실명이 언급되기도 했다.
해당 루머를 유포한 이는 관련 내용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이를 검찰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마약 관련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검찰이 피의자에게 제공받은 정보라고 밝히며 검찰이 물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실명과 가격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뒤 ‘검찰 수사 중’이라는 믿음직한 포장지를 두른 것.
여기서 언급된 10명의 톱스타급 여자 연예인과 브로커로 지목된 작곡가 등은 이미 한 차례 성매매 관련 루머에 시달려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물론 당시 관련 루머는 모두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 일부 여자 연예인은 당시 관련 루머를 유포한 이들을 상대로 법적인 대응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들의 이름이 다시 언급되면서 대중들 사이에선 ‘이번엔 진짜인지도 모른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현재 검찰이 실제 여자 연예인 성매매 사건을 수사 중이다.
그렇지만 이번에 나돌고 있는 연예인 성매매 관련 내용은 이미 검찰을 통해 사실무근으로 드러난 내용이다. 요즘 돌고 있는 루머가 사실 2013년 한국 사회를 발칵 뒤집은 연예인 성매매 사건 당시 떠돌던 루머와 동일한 내용이다.
2013년 당시 검찰이 연예인 성매매를 수사 중이라고 알려지면서 톱스타급 여자 연예인이 연루돼 있다는 루머가 돌아 화제가 됐다. 이로 인해 검찰은 매우 이례적인 기자 브리핑을 해야 했다. 기자들이 루머에서 언급된 여자 연예인의 이름을 한 명씩 물어보면 검찰 관계자가 그들 한 명 한 명에 대해 모두 “이번 사건과 무관한 인물입니다”라고 답변하는 애매한 상황이 연출된 것. 검찰이 세간에 떠도는 루머를 일일이 언급하며 사실무근임을 밝힌 것인데 당시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연예인 성매매 관련 루머만 양산한다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검찰은 성현아에 대해 물었을 때만 “그 내용은 확인해드릴 수 없습니다”라고 답변했다. 그리고 실제 검찰은 성현아를 약식기소했다. 이후 성현아는 약식기소를 거부하고 정식재판을 요청해 1, 2심에서 유죄를 받았지만 최근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 파기 환송을 이끌어 냈다.
최근 돌고 있는 검찰의 연예인 성매매 수사 관련 불법 사설 정보지는 사실 2013년 돌았던 내용과 동일하다. 해당 정보를 인지한 시점 역시 ‘이번 사건은 지난 6월 안산지청이 마약 관련 수사를 하는 과정’이라고 적혀 있다. 2013년 연예인 성매매 수사를 담당했던 곳이 수원지검 안산지청으로 실제 2013년 6월 관련 정보를 입수한 안산지청은 그해 12월 성매매 브로커 강 씨 등을 기소했으며 성현아를 비롯한 성매매 여성들을 약식기소했다. 강 씨는 유죄 판결을 받아 실형을 살았으며 성현아를 제외한 나머지 여성들은 약식기소를 받아들여 유죄임을 인정했다.
따라서 각종 SNS로 돌고 있는 내용은 최근에 새로 작성된 내용이 아닌 이미 2013년 연말에 떠돌았던 내용이다. 그리고 2년 반 만에 다시 똑같은 내용의 불법 정보지가 다시 SNS에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누군가 검찰이 다시 연예인 성매매 수사를 시작하자 과거 돌았던 내용을 또 다시 유포한 것일 뿐이다.
결과적으로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성매매 연루 여자 연예인은 여가수 A와 걸그룹 출신 B 등 두 명이다. 미스코리아 출신 단역 배우 최 씨는 잠시 연예계에서 활동하긴 했지만 연예인으로 분류하기는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다. 또 다른 이 씨는 연예인이 아닌 연예인 지망생일 뿐이다. 검찰은 추가적인 연예인 소환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추가적으로 성매매 연루 연예인을 수사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여 수사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반면 불법 사설 정보지 등에 떠도는 스타급 여자 연예인들은 모두 성매매와 무관한 이들이다. 이미 2013년에 떠돌았던 루머로 검찰이 일일이 허위 사실이라고 명확하게 밝힌 루머가 또 다시 재탕되고 있는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