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0일 경북도청 신청사 개청식. 이 자리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은 ‘한반도 허리 경제권’을 직접 언급하며 힘을 실어줬다. 연합뉴스
‘한반도 허리 경제권’은 경북도가 도청 이전을 계기로 북위 36도에서 만나는 세종시를 비롯한 충청·강원권과 연계해 국토의 새로운 동서 발전축을 만들겠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는 지금까지 남북 위주의 국토성장 전략에서 탈피해 동서축의 발전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아울러 수도권과 남부경제권으로 양분된 국토의 통합적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유용한 전략이다.
이러한 발전구상은 2014년 김관용 지사의 민선 6기 공약으로 처음 제시됐다. 당시만 해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나 김 지사는 포기하지 않고 정부, 언론, 학계를 넘나들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해 왔다. 이렇게 불을 지펴 온 전략이 경북도청이 안동에 새 둥지를 틀면서 불에 기름 붓듯이 타올랐다. 이제는 경북이 아닌, 국가적인 어젠다로 승화된 셈이다.
이에 따라 경북도의 발걸음도 빨라졌으며 충청·강원권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조만간 경북은 대전, 세종, 강원, 충북, 충남과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간다. 벌써 물밑작업도 상당히 진행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의 밑그림도 보인다. 방향은 산업경제, 광역교통, 문화관광 등 3가지다.
산업경제 분야는 경북과 대전·세종·충북·충남·강원을 잇는 광역산업벨트 구축이 핵심이다. ‘바이오 융복합 신산업 벨트’와 ‘국가 미래 농생명 벨트’, ‘미래형 시스템 반도체밸리’, ‘문화 ICT 융복합 신산업 벨트’, ‘국가 스포츠 산업밸리’ 등 5대 사업을 골자로 한다.
‘바이오 융복합 신산업 벨트’는 한반도 허리 권역을 세계적인 바이오 산업의 허브로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오송의 ‘바이오 밸리’, 옥천의 ‘의료기기 밸리’, 충남의 ‘동물약품 R&BD센터’, 대전의 ‘암의학 융합단지’, 경북의 ‘첨단 바이오·백신산업 클러스터’, 강원의 ‘첨단의료기기산업 클러스터’를 묶어서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또 국내 최대의 농업 특화지역인 ‘한반도 허리 권역’의 기능을 극대화할 ‘국가 미래 농생명 벨트’에 대해 경북도는 ‘종자산업 클러스터’, ‘의농 플랫폼’, ‘유기농산업클러스터’ 등을 구상하고 있다.
‘미래형 시스템 반도체 밸리’의 경우, 시스템 반도체에 대한 전략적 접근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신성장 산업으로서의 가능성이 충분할 것으로 기대된다. ‘팹리스 반도체 산업지원센터’, ‘팹리스 반도체 전문기업 플라자’, ‘차세대 반도체 중소기업 집적단지’ 등이 세부사업으로 검토되고 있다.
‘문화 ICT 융복합 신산업 벨트’는 문화와 첨단기술을 접목해 신산업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안동의 ‘세계 문화유산 3D체험단지’, 충남의 ‘ICT융합 문화콘텐츠센터’, 대전의 ‘족보박물관 아카이브’ 등이 주요 검토 사업이다.
지난해 경북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후 각광받고 있는 문경 국군체육부대, 강원 태백·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을 삼각축으로 묶는 ‘국가 스포츠 산업밸리’는 새로운 스포츠 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경북도의 야심찬 전략을 담고 있다. 문경은 스포츠 용품 및 장치 집적단지로, 태백은 스포츠관광 단지로, 진천은 스포츠 웰리스 집적단지로 특화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경북을 대한민국 발전의 중심에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화관광 분야는 신라·유교·백제·중원·내포 문화권을 잇는 광역 관광벨트를 만들겠다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황금허리 문화루트’, ‘내륙 황금 삼각지대’, ‘태백-소백 레포츠존’, ‘동서 보부상 루트’ 등을 구상 중이다.
광역교통 분야는 세종시와 경북도청 신도시를 잇는 ‘한반도 허리 고속도로’가 핵심 사업이다. 이를 바탕으로 충남 보령과 경북 울진까지 확장하는 동서 5축 고속도로를 잇겠다는 것이다. 이는 환동해와 환황해 경제권을 잇는 경제 대동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이미 2012년 충남과 충북이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협약을 한 상태로, 정부에도 수차례 건의된 바 있어, 이번 대통령의 방문으로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관용 지사는 ”대통령의 경북 방문으로, 그동안 우리 경북이 달려 왔던 방향이 옳았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도청 이전은 경북이 대한민국의 중심부로 진입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앞으로 ‘한반도 허리 경제권’ 육성을 바탕으로 다시 한 번 우리 경북을 대한민국 발전의 중심에 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창현 기자 ilyod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