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지난 2007년 말부터 인천항 택시 승강장을 장악해 외부 택시기사들의 운행을 방해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두목격인 이 씨는 본인의 말을 잘 듣는 택시기사에게 우선적으로 승객을 배정하고 택시요금의 10~20%를 수수료로 받아왔다. 이 씨 일당은 모임에 속하지 않은 택시가 들어오면 시비를 걸어 택시 승강장에서 쫓아내는 역할을 했다.
인천항 택시 승강장에서 영업을 독점해온 일당이 검거됐다. 사진은 인천지방경찰청 전경.
결정적인 검거 계기는 조직에서 쫓겨난 택시기사들의 증언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인천항에 관광객이 많이 들어와서 택시기사들의 합승, 부당요금 등이 있을 수 있어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며 “그러던 와중에 이 씨의 지시를 어겨 조직에서 쫓겨난 기사들이 관련 진술을 해줘서 잡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속칭 ‘조폭택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12년 제주지방경찰청은 제주국제공항에서 장거리 손님을 독점해온 일당 19명이 붙잡혔다. 이들은 조직에 속하지 않은 택시는 아예 공항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 또한 조직 결속을 위해 매달 두 차례 정기모임을 가지고 지시에 불응하는 택시기사는 모임에서 탈퇴시켰다. 2011년에는 부산역 부근에서 전과가 있는 택시기사 위주로 ‘코리아콜파’라는 모임이 결성됐다. 이들 역시 손님을 독점해 2011년 한 해에만 약 2억 5000만 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
승객 독점에 그치지 않고 취객을 상대로 절도까지 한 일당도 있다. 지난 2012년 검거된 조직 ‘홍대친목회’는 홍익대를 중심으로 택시 대기장소를 독점했다. 이들은 취객이 탑승하면 따뜻한 히터를 틀어 잠들게 유도하고 휴대전화와 지갑 등을 훔쳐왔다. 유흥지역인 홍익대 부근을 독점한 이유였다.
이번에 구속된 조폭택시 일당은 공동업무방해에 대해서는 죄를 인정했다. 그러나 타 지역의 조폭택시처럼 정기모임을 가지지는 않았다고 주장한다. 앞서의 경찰 관계자는 “이 씨의 택시 경력이 20년 정도 되다보니까 알고 지내는 동료 기사들끼리 경조사 정도만 챙겼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인천항 부근에서 대기 중인 택시들.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