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위원장은 “당헌 당규에 맞게 공천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이런 가운데 지난 23일 <일요신문>과 만난 예비후보 A 씨는 “저는 불합리한 이유로 컷오프 당했다. 상향식 공천이 아니라 사천이나 다름없다”며 “다른 후보가 빽을 써서 저를 잘랐다는 소문이 파다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일요신문’ 취재진이 단독 입수한 새누리당 B 공관위원과 A 씨의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
A 씨는 컷오프를 당한 직후인 3월 말, 새누리당 공관위원 11명 전원에게 “제가 컷오프당한 이유를 소명 받고 싶다”는 문자 메시지를 돌렸다. 이 중 한 공관위원 B 씨는 “내가 할 수 있는 힘이 없다”며 A 씨를 다독이다가, 뜻밖의 고백을 했다.
A 씨가 “위원님도 이번에 비례로 국회 입성하셨으면 좋겠다. 저를 ‘빽써서’ 자른 후보가 결선에서 졌다. 비례든 지역구든 밀어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자, B 공관위원은 “‘빽’이 없으면 힘들다. 난 정치가 더럽다”고 대답했다. 이어 A 씨가 “맞다. 그래도 입성하셔서 바로잡았으면 좋겠다”고 하자 B 공관위원은 “끼리끼리 해먹는다. 공관위 와서 보니 정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메시지는 공관위의 공천 심사 과정에서 외부의 힘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A 씨는 “컷오프 소명도 안 하고 너무 간절하고 급한 마음에 지역구든 비례든 공천을 받고자 읍소했다. 그러자 공관위원이 갑자기 자조 섞인 고백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기획조정국 심사팀 관계자는 “처음 듣는 말이다. 공천은 공관위라는 전체 회의체가 주관하고 한두 명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개개 공관위원들 사정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B 공관위원은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A 씨는 제가 말한 것을 반대로 이해했다. 공관위는 깨끗이 심사했다. 그 사람이 제 ‘빽’을 써달라고 해서 그런 빽이 어딨냐고 대답하는 과정에서 이런 말이 오갔다”며 “김무성 대표 도장을 안 찍어줬을 때 김 대표와 공관위장의 싸움이 벌어졌다. 당시 제가 ‘국회의원들, 니네 끼리끼리 해먹어라’는 취지로 말했는데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된 것”고 해명했다.
최선재 기자 s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