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허준영 전 코레일 사장. 일요신문 DB
허준영 전 사장은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5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게임의 희생자로 이 자리에 섰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허 전 사장은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파렴치한 범죄인으로 지목돼 참담한 심정”이라며 “그런 범죄를 했다는 것은 나 자신도 최근 뉴스를 보고 안 어처구니없는 모함”이라고 밝혔다.
이어 허 전 사장은 “잠시 경호임무를 맡았던 인물이 뉴스에서 최측근 심복으로 둔갑돼 있었다. 제4이동통신 이권을 탐해 사직시킨 인물이 오히려 허위사실로 저를 고발하는 주인공이 됐다”며 “그 이면에는 청와대 정치기획자들의 3류 정치공작이 있다고 확신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허 전 사장은 그를 선거에서 꺾고 후임으로 선출된 김경재 신임 한국자유총연맹 회장이 한 언론과 가졌던 인터뷰를 언급하며 “김경재 회장은 내가 지난번 회장에 당선됐을 때 김기춘 비서실장이 박근혜 대통령한테 혼이 났다는 말까지 공공연하게 했다. 이번에도 내가 무리하게 버티다가 이렇게 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허 전 사장은 “나는 결백하다. 앞으로 재판과정에서 진실투쟁을 할 예정”이라며 “이 시대의 정치가 밀실의 소수 정치기획자가 아닌 국민에게 심판받는 공정한 정치가 되기를 희망한다. 동시에 엄정하고 중립적인 법치 수사가 실현되기를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비리 수사를 진행해 온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심우정)는 허준영 전 사장이 폐기물업체 W사 실소유주 손 아무개 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허준영 전 사장은 코레일 사장으로 재임하던 지난 2011년 손 씨로부터 용산역세권 개발업무와 관련 2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지난 2011년 11월부터 2014년 9월까지 6차례에 걸쳐 1억 7600만 원 상당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 출신으로 알려진 손 씨는 허준영 전 사장과 오랜 친분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손 씨는 회삿돈 9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달 29일 구속기소된 상태다.
이러한 혐의와 관련해 허준영 전 사장은 지난달 31일 검찰 출석해 16시간에 걸친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당시 허 전 사장은 혐의 일체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허준영 전 사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