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일요신문]유인선기자=경기 이천시가 시정 운영 및 각종 정책 집행에 있어 자문 기능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각종 위원회가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이에 대한 개선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이천시에서 밝힌 자료 등에 따르면 시에서 운영하는 각종 위원회는 2013년 93개, 2014년 94개, 2015년 100개 등으로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위원회 현황을 보면 기획감사담당관과 문화관광과가 각 13개로 가장 많고 사회복지과와 예산공보담당관이 각 7개, 자치행정과가 6개 순으로 각 부서별로 각종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위원회 가운데 지난해 회의를 열지 않은 위원회가 12개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져 사실상 명목상으로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활동지원위원회,학교급식지원심의위원회,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설계자문위원회,지역건설산업활성화추진위원회 등은 최근 3년 동안 단 한 차례도 개최되지 않았고 1~2회 열린 위원회도 상당수에 이른다.
2015년 위원회에 위촉한 위원수도 1179명으로 조사됐고 위원회별로는 조사 발전기획위원회가 50명으로 가장 많고, 농림축산심의위원회와 사전재해영향성검토위원회가 각 31명과 30명 순으로 조사됐다.
위원회 구성현황을 보면 위원장 대부분이 시의 고위 간부가 맡는 등 관 주도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과 시의원과 특정인들이 중복 참여하고 있어 전문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각종 위원회가 난립하면서 2015년 각종 위원회에 배정된 2억6770만원 예산 가운데 1억3651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고 회의가 열리지 않아 미 집행된 예산이 전체의 절반인 1억3119만원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2016년 예산현황을 보면 오히려 3억 3039만원으로 늘어나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각종 위원회가 예산과 행정력 낭비를 불러오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각종 위원회가 마치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정책을 결정하는 것처럼 포장되는 대표적 전시행정의 사례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시 발전을 위한 자문과 심의 기구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하는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정작 시민들은 각종 위원회가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 조차 알지 못한다”며 “위원회 활동에 대해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시민들이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방법과 시민들의 시정에 관한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천시 관계자는 “법률 등에 의해 위원회를 설치하도록 규정돼 있다 보니 해마다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하고 “전반적인 검토를 통해 효율적으로 위원회를 운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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