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현대비앤지스틸 홈페이지
8일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현대비앤지스틸은 정일선 사장의 수행기사들이 지켜야 할 행동준칙 등을 담은 매뉴얼을 만들어 이를 지키도록 했다. 매뉴얼은 분량도 A4 용지 100여 장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뉴얼에는 정일선 사장을 아침에 깨우는 모닝콜과 초인종을 누르는 시기와 방법, 정일선 사장이 운동을 하고 난 뒤 운동복의 세탁 방법과 운동 후 봐야하는 신문을 두는 위치 등 하루일과가 상세하게 적혀 있었다.
모닝콜은 정 사장이 받아 “일어났다. 알았다”고 할 때까지 해야 했다. 모닝콜 뒤 “가자”라고 문자가 오면 바로 뛰어 올라가야 한다. 또한 출발하기 30분 전부터 현관 옆 기둥 뒤에 서있어야 한다.
수행기사가 세탁물을 1시간 안으로 배달하지 못하면, 운행가능 기사가 이동 후 ‘세탁물 취급 요령’에 따라 초벌세탁을 해야 한다.
또한 매뉴얼에는 ‘차량 운행 시 빨리 가자는 말씀이 있을 경우 위험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신호, 차선, 과속카메라, 버스 전용차로 무시하고 목적지 도착이 우선임’이라고 명시돼 있다. 이에 정 사장의 한 운전기사는 시간을 맞추기 위해 불법유턴, 갓길 주행, 역주행, 중앙선 침범 등 불법 운전을 해야 했고, 이 때문에 낸 과태료만 500만~600만 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피해를 입은 수행기사들은 매뉴얼을 지키지 않거나 약속장소에 늦을 경우 정일선 사장이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고, 벌점을 매겨 감봉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갑질 논란’이 불거지자 정일선 사장은 이날 사과문을 통해 “가까운 사람,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더 잘했어야 함에도 젊은 혈기에 자제력이 부족하고 미숙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제 자신을 돌아보고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는 기회로 삼겠다”고 사과했다.
정일선 사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4남 고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아들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