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달성군
[대구=일요신문] 김성영 기자= 달성군이 군비 94억여원을 들여 오는 2018년까지 완공 목표로 추진중인 옥표면 기세리 옥연지 일원 ‘옥연지 송해공원(이하 송해공원)사업’ 추진 전반에 대한 본지 취재 결과, 관련 예산에서부터, 공원명칭, 주변 인프라 시설인 도로계획, 국가·지방하천 공모사업인 기세곡천 종합정비사업과의 예산 중복 의혹 등 총제적인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본지는 달성군이 지난 2015년 1월 기본 계획을 수립해 오는 2018년 말까지 완공 목표로 추진 중인 송해공원사업 추진 전반에 대한 문제점과 의혹 등에 대해 4차례에 걸쳐 짚어보고자 한다.
먼저 송해공원 명칭 결정에 대한 의혹이다.
①군지명위원회 유령명단 의혹…심의결과 공개도 꺼려
송해공원의 정식 명칭은 ‘옥연지 송해공원’으로 지난해 10월 28일 확정됐다. 당초 군이 송해공원으로 밀고 가려던 명칭을 MC이자 원로 코미디언인 송해씨와 달성군과의 ‘연고 부족’이란 민원이 꾸준히 제기됨에 따라 군이 군지명위원회를 열어 결정한 것이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26일 급히 군지명위원회를 구성해 명칭에 대한 논의를 시작, 이틀 후인 28일 ‘옥연지 송해공원’으로 최종 결정하고 김문오 군수의 결재까지 맡았다고 설명했다.
당초 ‘송해공원’에서 ‘옥연지’ 명이 더 추가된 결정으로 언듯 보기에는 군민 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본지가 군지명위원회 심의결과 공개를 이달 초부터 꾸준히 요청하면서 관련 의혹이 불거졌다.
우선 군 관계자는 심의결과 공개 요청에 대해 ‘내부 문건’이란 이유로 공개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현재까지 계속 고수하고 있다. 또 이미 결정된 사항에 대해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다”는 입장까지 덧붙였다.
달성군을 대표하는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엄청난 군비가 투입돼 추진중인 송해공원의 명칭 선정에 대해 공개적인 여론수렴은 고사하고 급조된 군지명위원회를 통해 결정한 사항도 사항이지만, 공정한 심의가 이뤄졌는지에 대한 확인 조차도 원천 봉쇄하는 달성군의 태도가 의혹을 더 부추킨다.
달성군이 군민을 대표하는 지명위원회로 공정한 심의를 했다면, 심의 결과를 어떠한 방식으로든지 공표하는 것이 향후 명칭에 대한 민원을 사전 방지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도 비공개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심의결과 공개불가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사업 담당부서를 통해 한가지 의문점을 더 발견했다.
군지명위원회 위원 구성은 사업 관련 군 담당 공무원과 달성군의회 의원, 외부 위원인 대학교수로 이뤄졌다는 답변을 듣고 군의회 의원들을 상대로 전화 확인한 결과, 지명위원회가 열린 사실 조차도 모르고 참여한 사실이 없다는 답변이 전부였다.
달성군 측이 군지명위원회 명단과 심의결과를 ‘내부문건’이란 이유로 절대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기에 어떤 의원이 참여했는지 알수는 없지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군의원들이 군지명위원회에 참여한 사실이 없었다는 것이다.
달성군이 위원 명단에 군의원들을 포함했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내부문건 속 명단에는 유령명단도 들어 있다는 결론이며, 군지명위원회 결정 사항에 대한 신뢰도에도 큰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유명인의 이름을 딴 명칭과 관련해 부산의 한 자치구에서는 ‘송해’ 명칭 사용을 포기한 사례도 있다.
부산 중구청은 지난해 말 중구 광복로 일대 1㎞ 거리에 조성 중인 ‘송해거리’의 명칭을 ‘엔터테이너 거리’로 확정했다.
부산 중구청 관계자는 “특정인을 위한 거리에 대한 반대 여론이 커 사업명을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한가지 사례가 더 있다.
지난 2009년 초 수원시와 화성시가 ‘박지성로’ 도로 명칭을 놓고 치열한 공방 끝에 제3의 통일된 명칭을 사용하기로 합의해 주소 상의 ‘박지성로’는 사라지고, 수원시가 ‘박지성로’를 명예도로로 남기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경기도 새주소위원회가 2개 이상 시·군·구에 걸쳐있는 연속된 도로명을 각각 사용하는 것이 도로 이용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배경이다.
달성군도 유명 방송인인 송씨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달성군과 연고가 부족하다는 민원이 꾸준히 제기됐다면, 심의 과정과 결과를 속시원히 밝히는 것이 향후 민원 재발로 인해 명칭 재선정 등 겪어야 할 혼란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길일 것이다.
달성군이 공원명칭에 송씨의 이름을 고수하는 이유에 대해 침이 마르도록 설명하지만, 사실 타당성면에서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우선 김문오 군수와의 인연이다.
지난 2010년 9월 쯤, KBS 전국노래자랑이 달성군에서 열렸을 때 김 군수가 송씨와 식사자리를 마련하면서 부터다.
이 자리에서 송씨 처의 고향이 옥포면 기세리라는 사실을 알게돼 달성군이 행사 때마다 송씨를 불러주면서 인연을 이어왔고, 이 후 2011년 달성군 명예군민, 2012년 달성군 홍보대사를 맡아 활동해 오면서 현재 송해공원 사업까지 연결된 것이다.
사실 송씨는 황해도 재령 출신이다. 6·25전쟁 때 월남해 부인인 석모씨(83)가 옥포면 기세리 출신이라는 것과 기세리에는 충주 석씨 집성촌이 있다는 것 외에는 달성군과의 특별한 연고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석씨의 고향이 기세리이긴 했지만 송씨가 처인 석씨를 만날 당시 석씨는 지금의 대구 성서에서 살았다.
공원이 조성될 옥표면 기세리 옥연지 부근에는 914년 신라 신덕왕 3년에 보양화상(寶壤和尙)이 창건한 용연사와 보국사 등 고찰(古刹)과, 옥처럼 맑은 물이 폭포처럼 쏟아진다는 뜻에서 유래된 ‘옥포’라는 지명, 충주석씨 집성촌인 기세리 입구 고(故) 석진후씨(초대 달성군의회 의장)를 기리는 공덕비 등 스토리텔링을 할 만한 소재가 더 많이 있다.
기세리의 한 주민은 “지역의 역사·발전과 무관한 방송인을 위해 군비 94억여원을 들이는 것이 군수의 직권 남용이 아니냐”는 주장을 지역 한 일간지를 통해 밝힌 바도 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유명 방송인인 송씨가 성명권과 초상권 사용을 선뜻 허락해 줘 군 입장에선 돈 들이지 않고 마케팅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며, 송씨의 네임 브랜드를 돈으로 계산하면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기대감까지 내비쳤다.
이에 한술 더해 김문오 군수는 2년 전 송씨의 사무실과 인접한 탑골공원 소나무 3그루가 말라 죽자 송씨의 부탁으로 달성군 구지면의 70~100년생 소나무 3그루를 선뜻 보내주고 달성군 소나무라는 표지판까지 세워줬다.
달성군의 지극한 사랑에 송씨는 대구의 한 지역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김문오 군수와의 약속으로 오는 5월 어버이 날을 하루 앞둔 7일 돼지 열댓 마리 잡아 어르신들 모셔놓고 잔치와 함께 빅쇼를 열겠다고 화답까지 했다.
달성군이 유명 방송인인 송씨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명예군민, 홍보대사로 활동하게 하는데 대해 딴지를 걸 필요까지는 없다.
하지만 달성군이 94억여원이란 엄청난 군비를 쏟아 부어 대표 공원으로 조성하고 있는 사업의 첫단추인 공원명칭 선정에서부터 군민의 충분한 여론 수렴과 투명한 절차, 결과 공개 등에 대해 ‘밀실 행정과 비공개’로 진행한다면, 2018년까지 장기 추진될 사업의 순항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본지는 달성군이 ‘옥연지 송해공원’ 조성을 위해 투자하는 군비 94억여원에 보이지 않는 예산 ‘플러스 알파’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도 다음회에 걸쳐 연속 보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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