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박요한 기자, 지난 11월부터 경제대재앙 총선프레임 거듭 예고
○예언: 박근혜, 영혼을 상실한 정권, “보라 용광로 불같은 날이 오리니”
○야권: 김종인, 제왕적 제1야당대표, 안철수, 대선직행 초특급열차 마련
○미래: 4-13총선대재앙-레임덕-포스코발·경제대재앙-국가부도-정권교체
“국민의 이러한 요구가 나타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청와대대변인이 14일 내놓은 4·13 총선관련 브리핑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의 ‘망연자실(茫然自失)’한 표정이 역력하다.(이하 존칭생략) 망연자실은 미래의 시간과 노선이 끊길 때 생기는 무기력증이다. 최하 150석은 얻겠거니라고 거의 모든 언론이 앞을 다투어 보도했다. 그런데 122석이라니. 제 1당을 빼앗긴 것은 물론이요, 무소속을 합해도 130석 정도에 불과하다. 패인분석 조차 의미가 없을 정도이고, 한치 앞조차 보이질 않는다.
권력집단은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해석할 때 스스로에게 냉철해야 한다. 4-13총선 결과는 박근혜 정권3년 경제실정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여권발 권력쟁투, 야권분열 등은 모두 모든 선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에 불과하다.
국민들에게는 오로지 경제가 상수다. 세계발 경제위기가 초래한 한국의 경제위기는 재앙수준이었다. 양적완화와 금리인하로 미봉책만을 거듭한 박근혜-최경환 노믹스는 국민들의 경제심리와 삶을 거의 재앙수준으로 떨어뜨리고 있다. 풀이 바람보다 먼저 눕는다는 어느 시인의 은유처럼 국민들이 먼저 경제위기를 체감하고, 떨기 마련이다.
깨어 살아 있는 언론은 박근혜 정권에게 거듭 거듭 분명히 예고했다. 요한기자는 지난해 11월 17일부터 20여 차례의 칼럼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쏟아내며 경고했다. 그 요지는 박근혜정권은 세계발 경제재앙을 초국가·초인간적으로 대비하지 못하면 총선에서 대재앙을 맞게 된다는 것.
총선과 관련, 여소야대 정국 전망(2015년 12월 18일자)는 물론, 새누리당 140석을 예견하기도 했고(2016년 2월 8일자), 급기야 “박근혜, 영혼을 상실한 정권, “보라 용광로 같은 날이 오리니”(3월 14일자 일요신문)라고 경고했음에도 불구 집권세력의 반향이 없자, 급기야 한달동안 절필하고 말았다.
4·13 총선 재앙의 수준과 차원은 예측을 초월했다. 집권여당 122석 획득, 상상할 수도 감당할 수도 없는 최악의 패배이다. 집권세력이 아노미상태에서 망연자실하고 있으니, 요한기자가 그 인과관계를 간단하게 정리하여 드리겠다.
① 세계경제 위기와 연동된, 파탄지경의 민생경제 실패에 따른 민심이반
② 호남발 야당권력 구심력회복 각성에 따른 야권역량의 원심력 전환
③ 19대대선 박근혜지지 수도권 40,50대 중간층의 야권이동 교차투표
국민경제 위기는 지난해 12월 초 미국발 금리인상 상황에서 이미 극대화되었다. 민심은 박근혜정권 3년의 총체적인 경제실패와 위기관리 능력에 등을 돌렸다. 국민들의 가난과 빈곤은 지도자에게는 씻을 수 없는 죄악으로 덧입혀진다.
양적완화와 금리인하 경제활성화 정책은 실효를 거두지 못한채 부동산투기 악순환을 낳았고, 국가, 기업, 가계부채만 가중되고 말았다. 국민들은 언제 무슨 일이 발생할지 모를 경제폭탄의 공포감과 내핍 생활 속에서 위축된 하루하루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호남은 2004년 노무현의 열린우리당 창당과 함께 지속되고 가중된 문재인과 친노세력의 ‘호남홀대’를 절감했다. 2015년 이정현, 천정배 재보선 때부터 “호남도 영남처럼 호남만의 권력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김대중 이후 자주적인 권력획득 행동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호남의 독자정치세력 구심화는 안철수 독립노선과 전북 정동영 부활, 광주·전남 중진들 생환을 통해, 제 3의 길 개척에 성공했다. 이제 호남은 김대중과 동교동 정치의 역사성에서 벗어났다. 호남은 비로서 김대중의 후광이 아닌, 현재진행형의 호남권력을 만들어 냈다는 데 그 깊은 뜻이 있다. 이제 부산출신 리더 안철수에 호남 지지기반의 정당체제가 갖춰졌다. 2017년 대선을 상상한다면 무시무시한 미래상이 아닐 수 없다. 안철수는 이미 2017년 대선을 향한 초특급 전세열차에 탑승한 셈이다.
이에 맞선, 문재인의 김종인 영입은 4·13 총선 야권재편의 최대변수였다. 총선결과 122석을 얻어 일단 성공했다. 그러나 오히려 문재인의 당복귀와 설 자리가 보이질 않는다. 김종인 4-13 총선 성공은 문재인의 실패이다. 문재인과 친문으로서는 ‘신의 한 수’가 아니라 ‘악마의 훈수’ 돌변하지 않았는지 점검해야 한다.
“나의 욕먕을 버려야 진리의 피안에 이를 수 있다”는 게 ‘진리의 역설’이다. 김종인은 문재인을 쳐내고 때려야 공간이 확보된다는 현실을 간파하고 있었다. 김종인 4-13 총선 승부수는 오로지 ‘중도성 획득’과 ‘박근혜 정권 경제실패 부각’ 에 있었다. 김종인은 야권분열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하고, 선거이슈의 주도권을 잡았다.
김종인이 없었다면, 국민의 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제 1야당의 지위가 바뀌는 국면이었다. 이제 자충수를 두지 않는 한, 제 1야당 당수는 김종인이다. 김종인은 그야말로 요한가지가 규정한 ‘역사적 정치 쓰레기’에서 제 1야당 제왕이 되었다. 상대적으로 문재인이 돌아올 자리는 없어졌다. 야당 정치는 상당 부분 왜곡되었다. 친문과 비노, 그들의 앞길에 노선투쟁이라는 격렬한 생사를 건 내부격돌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세칭 386출신의 수도권 40-50대, 지난 19대 대선에서 박근혜에게 몰표를 주며 선거승패를 결정지은 지지층이다. 이들은 두 가지 이유로 돌아섰다. 그 첫째는 경제실패요, 둘째는 박근혜의 정치변신이다. 경제실패는 앞에서 언급했다.
박근혜의 정치변신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역대 모든 선거에서 박근혜가 승리한 선거키워드는 ‘방어전’이었다. 박근혜는 2004년 노무현 탄핵국면에서 구원투수로 등장한 이후 모든 선거에서 때리면 맞고, 욕먹고, 밟히는 모습을 보였다. 방어전이다. 박근혜가 짓밟히면 지지층으로서는 부드럽고 인자하던 육영수여사의 얼굴과 청와대에서 어린동생들을 데리고 쫒겨나는 외유내강의 큰 누나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박정희 산업화 혁명에 참여한 40% 보수진영이 견고하게 결집하는 공동운명체적 일체감의 원천이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은 이번 4·13총선에서 공격적으로 돌변했다. 반기문이라는 ‘뿔달린 토끼’를 박근혜정권 이후 미래권력 교체감으로 은근히 내세운다. 또 친박 중심의 강성 공심위원회 구성, 비박 죽이기 공천학살이라는 잔인한 면모를 국민들 앞에서 노출했다.
심지어 김무성 대표까지 욕설 속에 싸발려 추락시켜 부산경남 민심도 일부 이반한다. 친박, 이 어리석은 자들은 박근혜 대통령 얼굴에 박정희의 독재적 이미지를 덧씌우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자신감을 상실한 보수지지층의 응집력은 약해졌고, 20% 안팎의 중도층은 ‘묻지마’식으로 야당을 택하여, 후보와 정당을 교차투표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난다. 박근혜정권이 얼마나 싫으면 야권 분열상태에서 야당의 압승, 여권의 궤멸이라는 기형적 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가. 초유의 사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요한기자는 정리한다.
4-13총선은 박근혜 정권에 대한 심판이다. 그 심판의 핵은 경제실패에 있다. 향후 박근혜 정권은 정치적으로 손가락 하나 제맘대로 움직일 수 없다. 무소속 당선자를 영입하여 국회 제 1당과 국회의장직을 쥔다고 해도 권력이동의 본질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박근혜 정권은 20대 국회부터는 야당의 동의 없이는 풀 한포기 뽑을 수 있는 권력을 만들 수도 사용할 수도 없다. 제 1야당을 극복하기도 어렵고, 제 2야당의 협력과 견제라는 동반적 관계를 맺기란 더욱 어렵다. 레임덕은 현실화되었고, 권력분점이란 고난도 정치기술이다.
집권여당은 포스트 박근혜의 시간을 꿈꿀 수 조차 없다.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씨가 마를 정도이고, 반기문 대망론도 사실상 물건너 갔다. 박근혜 권력의 시간은 정지되고, 최경환은 경제실패의 책임을, 김무성은 총선패배 책임을 져야 하고, 유승민은 현재권력을 망친 역린으로 규정된다.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에 미래시간을 꿈꿀 여력이 없다. 망조의 한복판이다.
예언이란 현재진행형의 과정 속에서는 비합리적이지만, 사건이 완료되고 나면 자증력을 뽐낸다. 요한기자의 예언은 결코 바라지는 않았으나 총선결과에 적중했다. 총선이 일단락되었으니, 다시 한번 2017년 대선까지 박근혜정권의 1년 반의 여정을 예언코자 한다.
박근혜 정권 총선완패는 레임덕을, 레임덕은 경제 정책기조와 추진의 난맥상을 야기한다. 그 난맥상이 읽히고 섥혀 터질 뇌관이 국민기업 포스코이다. 이명박 사람 정준양이 권오준과 황은연 투톱을 세워, 망쳐놓은 포스코 그룹은 현재 최악의 경영상태에 몰려있다.
포스코(권오준회장-황은연사장)는 포스코 건설 비축자금 9000억원중 일부를 빼내 포스코파워 삼척화력발전소 건설에 몰 빵하려 하고 있다. 후속기사로 보도할 예정이지만, 본지의 확인취재결과 화력발전소 사업은 포스코 그룹 전체가 연동되어 망하는 지름길이다. 포스코는 뉴욕시장에서 중국자본의 ‘먹튀’ 먹잇감으로 노출된 지 오래다. 포스코 붕괴는 우리나라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산업 전반으로 도미노화 된다.
철강산업의 산업전반 연동과 붕괴는 아무리 상상해도 지나침이 없다. 경제위기는 곧장 제 2의 외환위기와 직결되고, 국가부도에 가까운 위기와 재앙의 상황이라면, 2017 대선에서 정권은 ‘볼 것도 없이’ 야당에게 이양된다. 여기까지가 4·13 총선이 박근혜 정권에게 획정시킨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이다. 박근혜대통령의 역사정체성은 아버지 박정희대통령의 세계역사적인 경제혁명과 기적을 무너뜨린 딸 대통령으로 기록된다.
그렇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향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고, 할 수 있는가.
요한기자는 다시 한번 충고드린다.
① 먼저, 국민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한다. 4·13총선의 패인이 경제실패임이 분명하다. 경제를 도외시하고 볼썽사나운 권력쟁투의 촌극을 연출한 권력집단의 행태를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② 세계적인 경제위기에 따른 한국경제 재앙은 인간의 관리역량을 초월한다. 전국민적 운명공동체적인 역량을 통합하여, 비상의 정력을 쏟을 때만 극복이 가능하다. 기독교, 불교, 카톨릭, 원불교 할 것 없이 나라와 국민통합을 위한 구국기도회에 나서야 한다. ‘정적’이었던 박태준을 중용하여 IMF 환란위기를 극복하여 가던 김대중 정권이 실행에 옮긴 ‘금모으기 운동’은 이만저만한 교훈이 아니다.
③ 박근혜 대통령은 수첩에 없는 사람을 발굴하고 등용해야 할 것 같다. 특히 늦은 감이 있지만, 호남지역 출신 인사들을 집중 파악하고 꼽아내야 한다. 또 정치 일선에서는 야당과 협력과 긴장관계를 물렁물렁하고 단단하게 유지해야 한다. 야당에게는 유리그릇을 대하 듯 조심스런 자세를 취하고, 대화와 합력의 길을 상호 생성해야 한다. 어긋나면 깨진다.
만약 박근혜 대통령이 2017년 대선에서 차기 정권을 야당으로 넘겨 주게 된다면, 단순히 박근혜정권의 실패라는 차원을 넘어선다. ‘박정희 대통령의 역사적 실패’, 나아가 산업화 혁명세대 모두의 실패로 규정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아버지 박정희의 산업화혁명을 깨뜨린 딸 박근혜의 실패로 평가되어선 안 된다. 국민과 역사가 불행하게 되기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 40여년, 한국전쟁, 60년대 가난과 배고픔을 겪은 우리 역사와 국민들은 더 이상 불행해져선 안 된다. 깨어있는 지도자는 소명을 운명으로 간직한다. 깨어있는 지도자라야 국민보다 앞서 일어나고, 국민과 함께 나아가고, 국민보다 나중에 누울 수 있다.
“내가 광야에 물을, 사막에 강들을 내어
내 백성, 내가 택한 자들에게 마시게 할 것임이라”(성경, 사43:20)
박요한 선임기자/정치학박사.yohanletter@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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