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나연 | ||
잘나가는 2세대 7인방
지난 2월 1일. 호주여자오픈 첫날 두 ‘희영’이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박희영과 양희영이었다. 이 대회에는 신지애 박희영 최나연이 국내 상위 랭커 자격으로 초청을 받았고 양희영은 LET(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 정회원으로 출전했다. 같은 시간 김송희 박인비 김인경은 미국에서 오는 17일 열리는 미LPGA 시즌 개막전인 SBS오픈에 대비해 맹훈련을 실시했다. 일곱 명 모두 프로로 LET와 미LPGA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7인방 외에 또래의 한국 기대주는 더 있다. 하지만 이들의 기량과 지명도가 워낙 높기에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신지애는 2006년 한국 여자 프로 골프사를 새로 썼다. 국내 최초로 한 시즌 상금 3억 원 돌파와 60대 타수를 기록하는 등 박세리 이후 최고의 슈퍼 루키가 됐다. 최고의 스윙을 자랑하는 박희영과 ‘얼짱’ 최나연도 1년 먼저 프로에 뛰어들어 정상권 선수로 자리 잡았다. 세 명 모두 하이마트, 이수건설, SK텔레콤 등 국내 굴지의 회사로부터 후원을 받고 있다. 국가대표(혹은 상비군)를 걸쳐 미국으로 간 김송희와 박인비도 2006년 미LPGA 2부투어(퓨처스투어)에서 각각 1, 3위에 오르며 미LPGA 시드를 따냈다. 김인경은 퀄리파잉스쿨을 수석으로 통과했다. 양희영은 아마추어였던 지난해 LET ANZ레이디스마스터스에서 깜짝 우승하며 세계적인 화제를 뿌렸다. 김송희와 양희영은 각각 휠라, 삼성전자와 후원 계약을 맺었다. 일곱 명 모두 20세 안팎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세계 여자 골프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 (시계방향으로) 박희영, 양희영, 신지애,최나연, 김송희, 박인비, 김인경 | ||
2세대 7인방은 모두 한국 태생이다. 신지애 박희영 최나연은 당연하고 미국파인 김송희 박인비 김인경도 한국에서 태어난 후 미국으로 골프 유학을 떠났다. 김송희와 김인경이 한국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녔고 박인비는 초등학교 때 일찌감치 비행기에 올랐다. 양희영도 초등학교 때 호주로 무대를 옮겼다.
이 점에서 이들 7인방은 미셸 위(위성미·18)와 뚜렷이 구분된다. 미셸 위는 미국 교포 2세로 미국(하와이)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랐다. 부모의 영향으로 한국인이라는 의식은 뚜렷하지만 아무래도 한국에서 자란 7인방과는 차이가 확연히 있다. 문화적으로 미셸 위가 미국인에 가깝다면 7인방은 완벽한 한국 사람이다. 국적도 미셸 위가 미국인 반면 7인방 모두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 여자 골프의 제2 세대는 모두 박세리의 영향을 받았다. 대부분 98년 박세리가 미LPGA를 제패하는 것을 보고 골프에 입문했다. ‘박세리처럼’이 목표였고 출발부터 한국 무대보다는 미국을 겨냥했다. 일곱 명 중 네 명이 일찌감치 외국으로 떠난 것도 이 때문이다. 박세리 등 선배들의 시행착오를 고스란히 벤치마킹하며 주니어 시절을 보냈기에 이들은 한국인 특유의 손재주와 근성에다가 체계적인 골프 교육까지 받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