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지 리들리는 ‘스타워즈:깨어난 포스’에서 여주인공 ‘레이’ 역을 맡았다.
새롭게 시작된 <스타워즈> 시리즈의 히로인인 데이지 리들리(24) 역시 그런 경우가 아닐 듯싶다. 전 세계 20억 달러(약 2조 3000억 원)의 흥행수익을 기록하면서 대박을 터뜨린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서 여주인공 ‘레이’ 역을 맡아 일약 글로벌 스타가 된 리들리는 사실 <스타워즈>에 캐스팅되기 전만 해도 완전히 무명이었다.
이렇다 할 배역 하나 맡지 못한 채 바텐더로 일하고 있던 리들리의 필모그래피라고 하면 5분짜리 단편영화인 <블루시즌>이 유일했었다. 하지만 현재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배역은 사실 따로 있다. 영국 BBC 방송의 범죄수사 드라마인 <사일런트 위트니스>에서 맡았던 시신 역할이 바로 그것이다.
당시 구타를 당해 온몸이 멍투성이인 채 영안실에 누워있는 시신 역할을 맡았던 리들리는 시신이라는 배역의 특성상 당연히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 상태였다. 따라서 화면에는 그녀의 가슴이 고스란히 노출됐으며, 이렇게 그녀는 비록 무명 시절 촬영한 장면이긴 했지만 데뷔하자마자 팬들에게 노출 연기를 선보인 셈이 되고 말았다.
이에 대해 리들리의 측근은 “그녀는 오직 연기를 하고 싶어했다”면서 “때문에 카메라 앞에만 설 수 있다면 어떤 역이든 감사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현재 <스타워즈>로 몸값이 올랐지만 무명 시절 맡았던 배역에 대해서도 여전히 좋은 경험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비록 알몸 연기였지만 과거의 이런 배역도 오히려 배우로서 다양성을 키울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로 여기고 있다고도 말했다.
이런 겸허함 덕분일까. 리들리는 벌써부터 여기저기서 오스카상을 넘볼 수 있는 비중 있는 배역을 제안 받고 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