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LPGA투어는 정말 이상하다. 대회마다 기상 악화로 경기가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사태가 계속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이 열리는 이곳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는 날씨가 좋기로 유명한 지역이다. 그런데 이렇게 날씨 좋기로 소문난 곳에서도 사고가 터졌다. 3월 27일 프로암대회 때 강풍을 동반한 비로 인해 기온이 갑자기 뚝 떨어졌고 프로암 경기도 중단됐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더니 개막전부터 선수들의 날씨 걱정이 태산이다.
○…대회 장소인 미션힐스GC는 지난해에 비해 코스 길이를 길게 세팅했다. 장타자들이 더 유리해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러프가 작년보다 길어졌기 때문에 보다 정교한 스윙을 하는 한국 선수들이 유리하다고 볼 수도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선수들이 미LPGA 투어의 연습 분위기를 싹 바꿔 놓았다. 연습 벌레인 한국 선수들은 대부분 월요일부터 라운딩을 시작한다. 반면 미국선수들은 월요일에는 볼 수가 없을 정도로 모두 휴식을 취하고 화요일부터 샷을 드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한국선수들이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지난해부터 미국선수들도 월요 연습에 대거 합류하기 시작했다. 올시즌 미국선수들의 놀라운 실력 향상이 여기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다. 한국선수들의 한 가지 비교우위가 없어진 셈이다. 심지어 지난주 세이프웨이대회에서 우승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도 월요일부터 이곳 미션힐스GC에 나와 18홀 연습라운드를 끝까지 마쳤다.
○…미션힐스GC는 LA에서 동쪽으로 120마일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많은 한국 교민들이 주말을 이용, 한국선수들을 응원하러 온다. 하지만 때때로 일부 교민들의 질서 없는 관람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메이저대회로 휴대폰에 대한 엄격한 규제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유독 한국사람들은 잘도 들고 들어온다. 경기 중 휴대폰이 울리면 한국사람이라는 인식이 넓게 퍼져 있을 정도다.
○…끝으로 재미있는 일화가 하나 있었다. 지난 28일 우연히 미디어텐트에 기록을 확인하러 들렀는데 미야자토 아이를 따라 투어를 함께 다니는 20명 정도의 일본기자들이 필자를 유난히 반갑게 맞이했다. 왜 그런가 싶었더니 근처 한국식당을 물어봤다. 가까이에는 한국식당이 없고 일본식당은 있다고 답하자 모두들 실망하는 모습이었다. 일본기자들은 모두 일본식당보다는 한국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훨씬 좋다며 대회 때마다 좋은 한국식당이 있으면 추천해달라고 여러 차례 당부했다. 미LPGA 투어의 한류열풍이 한국음식에까지 퍼지고 있다고 하면 지나친 상상일까.
캘리포니아 팜스프링스 = 송영군 통신원
P.S : 나비스코챔피언십 후 미LPGA투어는 일주일 휴식기를 거쳐 동부지역 첫 대회인 진스 오픈이 열리는 올랜도로 이동한다. 진스오픈은 지난해 김미현 프로가 우승한 대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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