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셸 위가 지난해 4월 말 입국하던 모습. | ||
지난해 SK텔레콤오픈에 출전해 성대결 사상 첫 컷 통과를 달성하며 신드롬을 일으킨 미셸 위는 현재 성적 부진과 부상으로 그 어느 때보다 주가가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흥행 파괴력은 여전히 세계 여자 골프계 최고의 수준이다. 5월 초 미셸 위가 부상을 털고 다시 투어 활동을 재개한다는 소식이 국내외에서 크게 보도되기도 했다. 올여름 고교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학생이 되는 미셸 위가 소녀가 아닌 아가씨로 고국 여자대회에 출전할 수 있을까. 미셸 위의 국내 에이전시 권한과도 관련이 있는 그 내막을 들여다봤다.
세계적인 뉴스메이커인 미셸 위는 지금까지 한국 대회에 두 번 출전했다. 어렸을 적 고국에 놀러온 것을 제외하면 공식 방문은 이것이 전부다. 2003년 미LPGA CJ나인브릿지클래식과 지난해 SK텔레콤오픈에 각각 출전했다. 두 번 모두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것은 물론이다.
미셸 위의 이전 두 차례 한국 방문은 부친 위병욱 교수(하와이대)의 인맥을 통해서였다. 우신고등학교 동기 동창인 박호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홍보부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박 부장은 2003년에는 대회 주최사인 스포츠투데이의 간부였고, 지난해에는 KPGA 직원으로 미셸 위와의 협상 창구를 맡았다.
하지만 2007년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전혀 새로운 인물이 미셸 위의 한국 에이전트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이혼했지만 한때 유명 여자 연예인의 남편이었고, 하와이에서 미셸 위가 어렸을 때부터 이웃으로 지낸 A 씨가 주인공이다. A 씨의 딸이 미셸 위의 고등학교 선배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미셸 위의 한국 대회 출전과 한국 내 마케팅에 관해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오는 5월 10일에도 미셸 위 가족을 만나기 위해 하와이로 간다. 하지만 언론에 피해를 많이 본 경험이 있기에 공식적인 인터뷰는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A 씨는 최근 미셸프렌즈닷컴(michellefriends.com)이라는 공식사이트를 오픈했고, 미셸프렌즈재단을 설립했다는 새로운 사실도 공개했다. 위병욱 교수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미셸위닷컴은 사실상 흐지부지된 상태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2007년 미셸 위의 한국 방문은 공식적으로 골프 전문 마케팅 회사인 코스포엔터프라이즈가 추진하고 있다. 코스포의 조태환 대표는 “2007년 한국 여자대회에서 미셸 위를 초청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A 씨를 통해 이미 계약금을 전달했고 구체적인 대회와 방문 일정이 나오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A 씨도 현재 코스포를 도와주고 있고, 아직 구체적인 대회와 스폰서가 결정되지 않아 일이 진척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줬다. 코스포가 A 씨를 통해 전달한 계약금 액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A 씨는 미셸 위의 근황에 대해 “최근 손목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돼 충실히 연습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코스포의 미셸 위 초청에 대해 미덥지 않다는 시선도 있다. 다른 골프 마케팅 회사의 한 관계자는 “미셸 위의 부친인 위병욱 교수는 대단히 꼼꼼한 사람이다. 이전 한국 방문 때도 아주 작은 것까지 세심하게 검토한 끝에 결정을 내렸다. 나이키와 소니 등 세계적인 기업으로부터 천문학적인 액수를 지원받는데 돈 몇 푼에 아직 일정도 나와 있지 않은 한국행을 결정할 리 없다”고 지적했다.
또 객관적으로도 미셸 위는 5월말 이후 아주 바쁘다. 긴 트리뷰트, 에비앙마스터스, 캐나다여자오픈에다가 올 시즌 남은 3개의 미LPGA 메이저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다. 여기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학에도 입학해야 한다. 이런 바쁜 와중에 한국 대회에 출전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엄청난 화제를 낳으며 한국 성대결에서 최초로 컷 통과의 위업을 달성했는데 굳이 미LPGA도 아닌 ‘우승하지 못하면 망신’인 한국 여자대회에 출전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위병욱 씨는 한국 방문과 관련해서 여러 차례 “매년은 어렵고 고국 팬들을 위해 2~3년에 한 번꼴로 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아직까지는 어떤 식으로든 2007년 한국 방문에 대한 공식 입장도 나오지 않았다.
미셸 위에 관한 궁금증은 이달 말부터 재개되는 투어 활동의 최종 성적표가 나오는 올 여름을 지나야 최종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병철 객원기자 ein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