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에서 신체 중요부위를 노출하는 이들을 일명 ‘야노족’이라 한다. 이들은 SNS에 자신의 야외 노출 인증 사진 및 동영상을 게시하기도 하고, 인터넷커뮤니티 카페를 통해 고민을 털어놓고 야외 노출 후기를 남기기도 한다. 인터넷커뮤니티 카페에서 야노족들끼리 정기모임이나 번개모임(아무런 계획 없이 번개처럼 갑자기 만나는 모임)을 갖기도 한다.
# SNS 야노족
청소년들 사이에서 포르노 SNS로 통하는 미국 마이크로블로그 텀블러(Tumblr)에는 국내 야노족들의 인증 사진 및 동영상들이 하루에도 수십 건씩 링크된다. 자신이 직접 촬영한 야노 인증 사진이나 동영상을 게재하는 ‘야노족 블로거’와 야노녀의 제보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야노마니아’가 대다수다. 뿐만 아니라 여성의 치마 속을 몰래 촬영한 몰카범들이 올린 사진 및 동영상도 있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야노녀 장 아무개 양(21)은 지난해 12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던 도중 하의 탈의 사진을 텀블러에 게시해 화제가 됐다. 당시 그가 남긴 글의 내용이다. ‘2년 전 19세 때 호기심에 시작한 텀블러. 30명이었던 팔로어가 어느덧 1000배나 늘어 3만 명을 넘어섰다. 팬들의 응원과 사랑으로 성격이 활발하게 변했다. 일상에 지친 여성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야노를 시작하고 있고, 내가 이 공간에서 스타트를 끊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다. 팬들의 사랑으로 스타가 탄생하고, 나아가 제2의 야노녀, 제3의 야노녀가 배출된다.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손님도 없고 심심해서 야노한다.’
그녀는 성인이 되기 이전인 고등학생 시절에도 카페에서 담요를 덮은 채로 자신의 중요 부위를 애무하는 동영상과 산책하던 중 길거리에서 가슴과 중요부위를 노출한 동영상, 남자친구와 학교 강당 뒤에서 가슴을 애무하는 동영상 등을 올렸었다. 실내와 공중화장실에서 중요 부위를 노출한 동영상도 올린 그녀는 지난해 12월 25일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단 한 차례 남성과의 섹스 인증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장 양은 야노녀가 된 동기에 대해 “사람들이 내 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했다. 텀블러에서 친해진 오빠들이 ‘처음에만 어렵지, 한 번 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면서 ‘스릴 넘치고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가슴 떨림과 흥분을 느끼게 될 거다’라고 용기를 줘서 가족들이 외식 나간 틈에 노출 사진을 올리게 됐다. 사진을 올린 후 사람들의 평가를 기다리는 동안엔 빠르게 뛰는 심장을 가라앉힐 수가 없었다. 머리도 어지럽고 호흡도 가빠왔다. 그 느낌에 노출을 즐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자신을 ‘걸레’라 표현하는 김 아무개 양도 야노녀다. 김 양은 블로그에 야노 사진을 게시하면서 남성으로부터 오프라인 만남 제안 메시지를 기다린다는 문구도 적었다. 김 양은 자신의 집 근처 빌라 옥상에서 모종삽으로 자위하는 동영상을 통해 첫 야외 노출을 선보였다. 해당 동영상을 올리면서 “삽이 있기에 한 번 넣어봤어요. 삽 대신 넣어줄 오빠 쪽지주세요”라고 적었다. 또 다른 김 아무개 양(22)은 자신의 블로그에 신분증까지 올리면서 자신이 직접 블로그를 운영한다는 것을 입증해보였으며, 얼굴 노출까지도 서슴지 않는다. 부산행 고속버스 안에서 전라 노출한 채 스스로를 애무하는 동영상을 게시한 야노녀도 있다. 해당 동영상은 좋아요(♥)가 1만 9969건을 기록했다.
야노녀의 사진 및 동영상을 제보 받아 블로그를 운영하는 야노마니아들도 많다. 이들은 대부분 블로그 메인 화면에 모바일 메신저 아이디를 남기고 ‘사진, 영상 제보 받습니다’는 문구를 내걸고 있다. 이들은 야노녀로부터 직접 제보 받은 사진 및 동영상과 리트윗한 사진 및 동영상을 블로그에 게시한다. 야노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는 한 야노마니아는 자신의 성별을 남성이라고 밝히면서 남성으로부터의 쪽지를 받지 않겠다는 경고 문구까지 내걸었다. 야노마니아들에게 사진과 동영상을 제보한 여성들은 교복을 입은 10대부터 40대까지 나이대가 다양하다. 야노녀가 선보인 야외 노출 장소는 카페, 공원, 식당 등이며, 공중화장실, 모텔 복도 등 실내에서도 음란 행위를 선보였다.
텀블러에는 야노남의 야외 노출 인증 사진과 동영상도 다수 검색된다. 실제로 텀블러 검색 창에 ‘야외노출’을 검색하자 수많은 야노남의 블로그가 검색됐다. 해당 블로그에는 그들이 야외에서 스스로를 위로하는 사진 및 동영상이 게시돼 있었다.
전라남도 목포시에 거주하는 한 야노남은 골목길, 공중화장실, 길거리, 공원, 도로변, 버스정류장, 수영장, 육교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야외노출을 선보인다. 그는 야외노출을 하던 중 길을 지나던 여성과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을 하는 남성에게 목격됐지만 야외 노출 행위를 멈추지 않았고, 이를 자랑스럽게 텀블러에 인증했다.
매일 밤 블로그에 야외 노출 사전 공지를 하는 야노남도 있었다. 야외노출 사전 공지 내용은 ‘오늘 밤 12시에서 1시 사이 남산공원에서 야노(야외노출)합니다. 보고 싶은 분은 놀러 오세요. 상상 이상 흥분 속으로~’다. 이 야노남은 야외노출을 한 다음날, 인증 사진 및 동영상을 텀블러에 게시하면서 후기도 함께 남긴다. 그는 한 후기를 통해 ‘어젯밤, 야노하고 있는데 젊은 학생과 마주쳐서 숨으려 했는데, 학생이 나를 계속 보고 있었다. 그 순간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전기가 오는 듯했다’고 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포르노 SNS로 통하는 미국 마이크로블로그 ‘텀블러’에는 국내 야노족들의 인증사진 및 동영상이 하루에도 수십 건씩 링크된다.
그는 야외 노출 적격 장소로 ▲CCTV가 설치되지 않았거나 CCTV 사각지대 ▲인적이 드물고 바람이 잘 부는 곳 ▲인근 경찰서나 지구대에서 자동차로 10분 이상 거리가 있는 곳 등을 꼽았으며, 여름철에는 모기에 뜯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텀블러 블로그를 운영하는 야노족 중 트랜스젠더와 양성애자도 있었으며, 함께 야외노출을 할 인원을 모집하는 이도 있었다.
# 인터넷커뮤니티 카페 야노족
인터넷커뮤니티 카페 검색창에 ‘야외 노출’을 검색하면 ‘자연으로의 일탈’, ‘야모임’, ‘야외노출/만남/모임’, ‘야외노출 즐기는 우리는 노출증’, ‘노출증/노출취미’, ‘건전한 성인문화와 취미생활’, ‘노출&관음’ 등의 야노족 관련 카페가 검색된다. 하지만 대다수 회원수가 10명 이하이거나 비활성화 카페로 실제 야노족들이 활동하는 카페는 극소수다. 활성화된 카페의 경우 회원으로부터 초대를 받아야 하거나 가입 시 고수 야노족들만이 풀 수 있는 퀴즈를 맞혀야 한다. 이 때문에 초보 야노족들은 SM 관련 카페에 가입해 그 안에서 야노족과의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게 일반적이다.
SNS와 인터넷커뮤니티 카페 상에서 야노족은 확연한 차이점을 보인다. SNS 야노족은 자신의 신체 중요부위를 자랑한다면, 인터넷커뮤니티 카페의 야노족은 성적 취향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거나 그 안에서 오프라인 만남을 가지려고 한다.
실제로 한 인터넷커뮤니티 카페에 게시된 야노남의 사연이 카페 회원들에게 안타까움을 안겼다. 한 카페 회원은은 ‘평범한 남자 직장인입니다. 작년에 결혼을 했고요. 나이는 32세입니다. 야외 노출을 몰래 즐기고 있습니다. 속옷을 입지 않고 출근해 하루종일 생활하거나 퇴근 시 홀로 으슥한 공원이나 주차장에 가서 알몸이 되어 주변을 살피며 차밖으로 나와 한참을 걸어본 적도 있습니다. 일부러 더 먼 곳으로 가서 돌아오는 길이 멀어지게 하기도 하고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알몸이 되어보기도 합니다. 심지어 허름한 아파트로 차를 몰고 가서 새벽에 알몸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내려오기도 했습니다. 알 수 없는 쾌감과 스릴에 성적 흥분은 물론이고 스트레스까지 날아가더군요. 이러면 안 되죠? 좀 겁나네요’라고 성고민란에 글을 남겼다. 이 글에 한 회원은 “여기서 발전하면 혼자서 즐기는 게 아니라 남 앞에서 보여줘야만 만족감을 느끼게 될 겁니다. 일명 바바리맨이 될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말입니다”는 답글을 남기기도 했다.
익명요구자인 한 야노남은 “지난해 갑자기 야외 노출 욕구가 생기게 됐고, 여자만 보면 홀딱 벗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충동을 느낍니다. 욕구를 겨우겨우 참다가 새벽만 되면 참지 못하고 야외로 나갔다가 돌아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야노남의 사연에 대해 카페 회원들은 정신치료가 필요하다는 반응과 함께 야외 노출을 하자는 반응을 보였다.
인터넷커뮤니티 카페를 통해 오프라인 정기모임 및 벙개모임을 가지려는 야노족도 상당수다. 이들은 원하는 파트너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을 늘어놓지 않는다. 대다수 ‘같이 하실 여성분 구해요. 서울입니다’, ‘정모하실 분 쪽지주세요. 얼굴과 몸 둘 다 됩니다’, ‘노출도 하고요. 여성분이 원하신다면 애무도 해드립니다. 남자분들 중에서도 같이 야외노출 하실 분 있으면 연락주세요’, ‘다 벗고 보여주고 싶어요. 여성분 연락 기다립니다’ 등 짧은 설명과 함께 메시지나 모바일 메신저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 인터넷커뮤니티 카페는 야외 노출 정모까지 개최한다. 회원 간 유대관계 형성을 위한 정모가 아니라 특정 장소에서 뿔뿔이 흩어진 채 각자 알아서 야외노출을 즐기다 헤어지는 방식의 모임인 것이다. 하지만 해당 카페는 회원으로부터 초대장을 받아야만 가입이 가능해 아무나 접근할 수 없다.
<우리 색다르게 해볼까>(책즉시공 출판사)의 저자인 조명준 섹스칼럼니스트는 “야외노출은 누군가에게 들킬지도 모른다는 초조함과 보여진다는 쾌감이 더해져 자위나 섹스할 때 느꼈던 쾌락과는 또 다른 자극을 받을 수 있다”며 “그것은 자극일 뿐이지 쾌락이 아닌 데다 아직 섹스의 진정한 맛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야외 노출 욕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야노족이 과다한 노출을 할 경우 형법상 공연음란죄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공연음란죄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유시혁 기자 evernur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