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검은 지난 15일 선고가 내려진 김주희 양 사건 항소심 판결<일요신문 1249호-의자에 끼여 숨졌다? ‘복지시설 의문사’ 11세 소녀에 무슨 일이…4월 16일 보도>과 관련,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상고결정은 재정신청 사건으로는 이례적이다. 검찰의 판단에 불복해 유족이 낸 재정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여 공소가 제기된 탓에, 검찰은 앞선 재판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검찰은 지난해 열린 1심에서 강 씨에 대해 구형을 하지 않고 대신 무죄 취지의 의견서를 냈다. 지난 15일 선고가 내려진 항소심에서도 구형과 의견서를 모두 생략했다.
다만 1심과 항소심의 엇갈린 판결이 검찰의 고민을 덜어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부임한 송인택 청주지검장의 “항소나 상고 결정에 피해자 입장을 적극 반영하자”는 지침이 일부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검찰은 “1심과 2심 판결이 정 반대로 나왔고 피해자 측인 유족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다퉈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상고 취지를 설명했다.
주희양의 유족은 “상고를 결정한 검찰에 그저 감사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며 “그동안 재판에서 다뤄지지 않은 진실이 대법원에서는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故) 김주희 양 아버지
김주희 양은 지난 2012년 11월 8일 새벽 시각장애인 복지학교 기숙사인 충주성심맹아원에서 의자 팔걸이와 등받이에 목이 끼여 숨진 채 담당교사 강 아무개 씨(여·43)에 의해 발견됐다. 김 양은 시각장애와 뇌병변 등을 앓고 있었다.
김 양의 유족은 시신 곳곳에서 발견된 상처와 멍자국을 보고 맹아원의 관리소홀로 딸이 숨졌다고 주장했으나 맹아원 원장과 야간 당직 교사였던 강 씨를 조사한 검찰은 죽음과 뚜렷한 인과관계가 없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이에 반발한 부모는 지난 2014년 대전고법에 재정신청을 낸 끝에 강 씨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법정에 섰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4월 강 씨에게 “응급조치를 제때 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된다”며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지난 15일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을 뒤집고 “피해아동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은 과실은 인정되나 그 과실로 아동이 사망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