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에서도 ‘노무현+이명박’ 조합은 최근 인터넷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시나리오다. 당내 경선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탈당해 신당을 창당한 후 여권 분열로 친노세력이 주축이 된 열린우리당과의 합당을 통해 대선후보로 나선다는 게 핵심이다.
노 대통령과 이 전 시장이 유년시절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정치권과 재계에서 성공신화를 일궈냈다는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다는 점도 두 사람의 연대 가능성을 부추기고 있으며 정치를 재개할 안희정 씨가 이 전 시장과 고려대 선후배라는 점도 거론된다.
하지만 이명박 측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이 전 시장과 노 대통령의 연대설은 실체가 없는 헛소문으로 한나라당 내부를 이간질하기 위한 여권내부의 치밀한 전략 차원에서 흘러나온 음해라는 게 이 전 시장 측의 입장이다.
‘박근혜+DJ’ 연대론은 영호남 지역갈등 해소, 산업화세력과 민주화세력의 통합, 유신시절 가해자와 피해자의 화해를 통한 대국민 화합 등 정치·사회적으로 다양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에서 그리고 있는 시나리오다.
박 전 대표는 당 대표 시절 동교동과 DJ 고향(전남 신안)을 방문하는 등 호남과 DJ 끌어안기에 주력해 와 다른 조합들에 비해 가능성이 훨씬 높다.
‘김근태+손학규’ 조합은 연말을 전후한 정치권 빅뱅 과정에서 이념과 노선, 정책을 중심으로 한 이합집산이 이뤄질 경우 궁합이 제일 잘 맞는 커플로 지목받고 있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과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경기고-서울대 동문으로 과거 민주화 운동을 함께한 전력이 있고 여야 차기주자 중 개혁성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건+손학규’ 연대론 역시 고건 전 총리와 손 전 지사가 경기고-서울대 정치학과 동문 관계라는 공통분모에서 출발한다. 또 두 사람 모두 풍부한 행정 경험을 가지고 있어 책임정치와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상적인 커플로 거론되고 있다.
이처럼 일부 언론과 정치 호사가들 사이에서 나돌고 있는 차기 주자들을 중심으로 한 각종 연대 시나리오는 실현 가능성이 낮은 황당한 조합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하지만 민주화 투쟁의 상징적 존재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이 군부정권과 손잡고 92년 대선에서 승리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 또한 이념과 정치역정이 전혀 다른 김종필 전 자민련총재와 ‘DJP 연대’를 통해 권좌에 올랐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무조건 배제할 수만은 없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