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기업 손해에 정부 재무재표만 보상” 입주기업들 한 숨만
사진은 개성공단 남측 직원들이 공장에서 생산된 물건을 차에 가득 싣고 경기 파주시 남북출입국관리소로 입경하고 있는 모습이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22일 개성공단기업협회에 따르면, 입주기업 123개 업체 중 120개 업체의 피해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총 8152억원(고정자산 5688억원, 유동자산 2464억원 등)의 손해가 발생하고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은 이미 도산 위기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일부 상장사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개성공단에서 대부분의 물량을 생산해왔거나 생산시설 자체가 개성공단에 위치해 있어 피해가 크며, 이미 회복 불가능한 수준인 기업들이 상당수에 달한다고 전했다. 향후 기업들이 자산 매각을 통한 회복에도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상장사들도 역시 개성공단을 대체한 인건비 상승으로 채산성이 악화되는 등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실제로 쿠쿠전자의 경우 연간 생산물량의 10%를, 신원은 총 생산량의 12%를 개성공단이 차지해 온 만큼 대체인건비가 1분기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들 입주기업에 원부자재를 납품하는 협력사 등도 줄도산 위기에 놓여져 있는 점이다. 이들 협력사들은 정부로부터 지원금 등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조차 없는데다, 입주기업으로부터 대금 지급마저 원활치 않아 심한 자금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 20일 제6차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 총회에서 개성공단 비대위는 비상대책 총회를 통해 개성공단 가동중단과 관련 ‘헌법소원 심판청구의 건’을 심의·의결 했지만, 대북과 관련해 정부의 방침이 바뀌지 않는 한 이마저도 관철되기 어려워 보인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는 “정부가 일방적인 조치로 개성공단 사태를 이렇게까지 만들어 놓았다”며, “정부가 대책으로 내건 자산손실 규모 재무상태표에 미반영은 말그대로 탁상 공론적 행정 지원”이라고 지적했다.
20대 총선에서 여소야대로 야권의 개성공단 폐쇄 조치가 부당하다는 입장이 정책적으로 반영될 여지도 있지만 입주기업들과 협력업체들의 줄도산을 막기에는 현실적으로 시간이 부족해 보인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