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자율협약 채권단에 신청키로···부채 5조6000억원 올해 만기 채권만 6000억원···최은영 회장 한진해운 지분 전량매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한진해운과 대한항공은 22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한진해운에 대한 자율협약을 채권단에 신청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의 지분 33.2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한진그룹은 최근 한진해운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놓여 독자적 자구노력만으로는 경영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해 자율협약을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진그룹은 지난 2013년부터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한 한진해운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유상증자 등을 통해 1조원의 자금을 지원했지만 올해 만기되는 채권규모 6000억원 등 부채만 5조6000억원으로 정부가 경고한 현대상선보다도 상황이 안 좋은 상태이다.
한진그룹은 채권단 지원을 토대로 한진해운 경영정상화에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한진해운의 장기 용선료만 올해 9288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정상화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한진그룹은 다음 주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에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지만 채권단이 이를 받아 줄지는 미지수다.
채권단은 조건부 자율협약에 들어간 현대상선의 경우 용선료 인하와 사채권 만기 연장 등 비협약 채권 채무 조정 노력을 진행해왔지만, 한진그룹 측은 묵묵부답인 상태이다.
한편,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은 두 자녀인 조유경·조유홍씨가 보유한 한진해운 보유주식 96만7927주(0.39%) 전량을 지난 6~20일까지 총 18차례에 걸쳐 전량 매각했다. 일각에서는 한진해운이 채권단 관리에 들어갈 경우 주가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선제 조치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었지만, 최 회장이 경영하는 유수홀딩스는 지난해 계열 분리 과정에서 공정거래위원회에 지분 매각 계획을 보고한 것에 따라 집행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최은영 회장은 남편 조수호 회장(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동생)이 2006년 별세한 뒤 한진해운 경영을 대신 맡아 왔지만 2014년 한진그룹에 경영권을 넘기고 일부 지분만 남겨두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