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25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은행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전년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고 부실채권 규모 역시 7조원을 넘어서는 등 부담이 커지게 되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 등 조선업체의 부실을 혼자 떠안았고 올해 상반기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연달아 자율협약을 신청하는 등 줄줄이 구조조정 대상이 되면서 산업은행에 대한 정부의 혈세 투입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산업은행의 지난해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5.68%로 2014년 2.49%보다 두 배 가까이 급등했다. 고정이하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된 이른바 부실채권이다.
고정이하여신(부신채권) 규모는 2011년부터 계속 증가해 1조4865억원이었던 규모가 2013년 3조원을 넘어 지난해에는 7조3269억원을 기록했다.
실제로 금감원이 발표한 주채무기업 명단에서 39개 기업 중 산업은행이 담당하는 기업은 12개이며,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 동국제강, 한진중공업, 한진그룹, 현대그룹, 금호아시아나, 대우건설 등 정부가 꼽은 취약업종 5개(건설, 철강, 조선, 유화, 해운)가 모두 포함된 대형 부실기업이다.
또한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인한 부담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농협 등 국책은행만 담당하는 등 국책은행의 부실규모는 크게 커졌다. 이에 올해 정부가 나서 한진해운이나 현대상선에 자구노력을 요구하는 것은 이같은 국책은행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보려는 노력이라는 주장이다.
최근 유일호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정부가 연신 구조조정을 강행하기 위해 국책은행에 대한 구조조정 자금을 비축한다고 강조했지만,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통해 산업은행에 예산을 투입하는 방안에는 기재부가 난색을 표하고 현물출자 등의 방법을 고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책은행의 자금은 현재로서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평가이다.
특히, 올해 산업은행이 정부로부터 받은 예산은 600억원에 불과하며, 추경이 아닌 현물출자로 우회할 경우 결국 정부가 산업은행에 구조조정 자금지원에 국민혈세가 투입되는 것은 마찬가지인 만큼 국민 비판에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편, 일각에선 산업은행이 두 해운사 합병 등으로 민간이 구조조정에 참여할 수 있는 판만 깔아주고 실제 자금 투입은 극히 제한한다는 지적과 함께 혈세로 기업을 살려 놓으면, 기업이 전통성·전문성을 강조하며 도로 기업 인수에 나서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