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경기장은 역사성 고려해 존치, 야구장 한강변에 이전 신축, 실내체육관‧수영장 통합
- 기존 스포츠 시설 현대화‧복합화, 전용면적 10만㎡ 규모 전시‧컨벤션 시설 신설
- 코엑스‧현대차GBC 등과 연계, 서울만의 전시 브랜드 갖춘 국제적 규모 클러스터
- 올해 민간사업자 공모→`19년 착공→`25년 완공 목표… 시설이용 위해 3단계 순환개발
[서울=일요신문] 김정훈 기자= # 2025년, 잠실 종합운동장 컨벤션 센터에서 열리는 국제회의 참석차 서울을 찾은 미국인 A씨. 도착하자마자 근처 호텔에 짐을 풀고 건축물과 교량이 결합된 이색적인 탄천보행교를 건너 30년 역사의 주경기장으로 이동, K-pop 콘서트를 관람했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날엔 한강이 보이는 탁 트인 야구장에서 한국 프로야구를 관람하고 저녁엔 데크를 따라 한강까지 걸어가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즐기며 서울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대한민국 국제화의 서막을 열었던 88서울올림픽의 성지, 잠실 종합운동장 일대 41만4,205㎡가 30년만인 오는 2025년 서울의 미래 글로벌 경쟁력을 선도하는 국제 비즈니스 교류의 핵심공간으로 변신한다.
서울시는 올림픽 개최지라는 가치와 역사성을 살려 주경기장은 보존, 재생하고 이런 스토리를 기반으로 종합운동장 일대를 전시‧컨벤션, 스포츠, 공연‧엔터테인먼트, 수변 문화여가 공간이 어우러진 글로벌 마이스(MICE) 거점으로 만든다는 큰 그림을 확정했다.
주경기장을 제외한 야구장, 수영장, 실내체육관 등 기존 체육시설은 전면 재배치해 신축하고 다양한 기능을 보강한다.
주경기장 내에는 리모델링을 통해 판매‧편의시설, 박물관, 스카이데크 같은 다양한 부대시설을 설치하고, 체육계 의견을 반영해 유스호스텔(250실 규모)을 연계 조성하는 방안도 추진 예정이다.
특히, 야구장은 현재 보조경기장(북서측)이 있는 한강변으로 자리를 옮겨 한강을 배경으로 야구 관람을 즐길 수 있는 서울의 이색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관람석도 국내 최대 규모인 3만5천석(현재 2만6천석)으로 대폭 확대된다.
돔구장 도입 여부는 향후 사업단계에서 구단 관계자와 관련 전문가, 야구팬, 지역주민 등을 비롯해 시민들과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거친 뒤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마이스 시설의 경우 독일 하노버의 CeBIT,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CES 같이 서울만의 브랜드화된 대형 전시회를 만들어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용면적 10만㎡ 이상 대규모 전시‧컨벤션 시설과 1,500실 규모의 특급호텔을 대거 신설하고, 영국, 프랑스 등 마이스 선진국의 세계적인 전시기획사와 전략적 제휴관계도 추진할 예정이다.
10만㎡ 규모의 마이스 시설이 추가되면 인근 코엑스와 세텍(SETEC), 현대차 GBC에 지어지는 것까지 포함해 총 19.5만㎡에 달하는 전시‧컨벤션 시설이 조성돼 서울 동남권 일대가 런던, 뉴욕, 싱가포르 같은 마이스 선진도시들과 견줘도 손색없는 국제적 규모의 도심형 전시‧컨벤션 클러스터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내체육관과 수영장은 ‘실내스포츠 콤플렉스’(수영장+실내체육관)로 통합해 현재 수영장 위치로 옮겨짓는다. 여기에서는 프로농구 같은 실내경기는 물론 다채로운 콘서트와 공연도 열리게 된다.
종합운동장 주변도 함께 변신한다. 그동안 자동차 위주여서 시민들이 이용하기 불편했던 한강과 탄천변은 수변 문화여가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이를 위해 올림픽대로와 탄천동·서로 일부를 지하화하고 종합운동장에서 한강변으로 이어지는 데크를 설치할 예정.
종합운동장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데크 끝에는 마리나 등 수상레저 시설이 들어서고 데크 위에는 카페, 문화시설 등 설치를 추진한다. 한강 둔치에는 물놀이 시설, 피크닉‧캠핑장, 놀이터 같은 여가시설 설치를 검토할 계획. 탄천변은 여가와 휴식 위주의 도심형 수변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특히, 삼성동~종합운동장을 잇는 탄천보행교는 ‘건축물과 교량이 일체화된’ 형태로 조성, 국제교류복합지구의 랜드마크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한강, 탄천의 공원 및 탄천보행교 조성은 올해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을 통해 구체적인 계획안 별도 마련 예정이다.
아울러, 시는 이 지역을 환경 친화적이고 대중교통이 중심이 되는 ‘지속가능한’ 도시발전모델로 만들어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국내 최초로 세계적인 친환경 인증제도인 LEED-ND ‘골드’ 이상 달성을 목표로 친환경적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강남‧북을 연결하는 수상 교통수단, 종합운동장과 삼성동을 잇는 트램 같은 다양한 교통수단 도입도 검토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교통대책은 교통영향평가를 통해 보완된다.
서울시는 ‘국제교류복합지구’의 한 축을 담당할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마스터플랜과 각 시설별 가이드라인을 25일(월) 이와 같이 발표했다. ‘25년 준공을 목표로 올해부터 민간사업자 공모와 각종 행정절차에 들어가 ’19년부터 3단계에 걸쳐 단계적으로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국제교류복합지구 종합발전계획」 발표(‘14. 4) 이후 국제공모를 통해 국내‧외 전문가의 창의적 아이디어(23개국 총 98건)를 수렴, ▴주변 지역과의 연계성 ▴적극적 수변 활용 ▴효율적 토지 활용 등 핵심 제안사항을 이번 마스터플랜에 녹여냈다고 설명했다.
「국제교류복합지구 마스터플랜(잠실운동장 중심)은 삼성동 코엑스~현대자동차 부지(옛 한전부지)~잠실종합운동장으로 이어지는 166만㎡ 지역에 국제업무,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시설과 수변공간을 연계하여, 서울의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복합단지로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시는 본격 착공에 앞서 공공성과 사업성이 조화된 최적의 사업방식을 도출하기 위해 ’공공주도‘ 사업과 ’민간투자‘ 사업으로 분리 추진하기로 했다.
공공주도 사업은 도로‧하천 정비, 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 유스호스텔 등 공공성이 강한 기반시설이 해당되며, 민간투자 사업은 전시‧컨벤션, 호텔, 실내스포츠 콤플렉스, 야구장, 한강 마리나 같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한 시설들이다.
특히, 민간투자 사업은 민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충분히 반영하기 위하여 민간제안방식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부고시방식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시가 시설사업 기본계획을 수립하지만, 시 정책에 부합하는 우수한 민간 제안이 있는 경우, 이를 적극 검토하여 민간제안 방식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취지이다.
개발 공사는 3단계에 걸쳐 순환개발 형태로 진행된다. 야구장, 실내체육관 등이 프로구단의 홈구장으로 쓰이고 있고, 일반 행사와 공연이 상시 열리는 곳인 만큼 경기진행과 시설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1단계(’19~‘22) : 학생체육관과 수영장이 철거되고, 주경기장과 야구장 사이에 있는 주차장, 공원 부지(부지 동남측)에 실내스포츠 콤플렉스, 전시‧컨벤션 시설(1단계), 호텔‧수익형 임대시설 신축된다.
2단계(’19~‘23) : 전국체전(’19) 이후 실내체육관과 보조경기장이 철거되고 그 부지와 지하화된 올림픽대로 상부공간에 유스호스텔과 보조경기장(이전 신축)이 신축된다. 마리나를 비롯한 한강과 탄천 개발도 추진된다.
3단계(‘20~’25) : 보조경기장이 있던 자리에 야구장이 이전신축하고, 기존 야구장 자리에는 1단계에서 완성하지 못한 나머지 전시‧컨벤션 시설과 호텔‧수익형 임대시설 건설이 완료된다.
서울시는 잠실 종합운동장 일대 개발을 통해 연평균 약 15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약 8만여 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88서울올림픽의 성지인 잠실 종합운동장의 역사적 가치 위에 서울의 신성장을 이끌 핵심 시설을 집약, 새로운 도시의 가치를 구현하는 매우 의미있는 도시재생사업”이라며 “국제 회의와 전시가 연중 열리고 시민들은 도심 속에서 문화‧여가를 즐기는 서울의 대표적인 국제 명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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