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치킨은 연평균매출액 1위를 기록했다. 사진=교촌치킨 홈페이지
지난 2월 한국공정거래조정원(조정원)은 치킨 업종에 대한 ‘프랜차이즈 비교정보’를 발표했다. 비교 대상 브랜드는 △비비큐 △페리카나 △네네치킨 △교촌치킨 △처갓집양념치킨 △굽네치킨 △비에이치씨(BHC) △또래오래 △호식이두마리치킨 △멕시카나 △맘스터치 △훌랄라참숯바베큐 △부어치킨 △맥시칸치킨 △지코바양념치킨 등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 희망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처음으로 작성된 자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하지만 가맹점 수를 기준으로 상위 15개 브랜드에 대해서 단순히 정량화된 수치 정보만 담고 있기 때문에 좀 더 면밀한 분석이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정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장 많은 프랜차이즈를 보유한 치킨 브랜드는 비비큐다. 2014년 기준 전국 가맹점이 1684개다. 이어서 페리카나, 네네치킨, 교촌치킨, 처갓집양념치킨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연평균 매출액이 가장 많은 프랜차이즈는 교촌치킨으로 연평균 4억 1946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비비큐, 호식이두마리치킨, 맘스터치, 굽네치킨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가맹점 신규 개점률과 폐점률을 살펴보면, 2014년 전년 대비 신규 개점률 1위는 맘스터치로 35.1%를 기록했다. 비에이치씨와 호식이두마리치킨도 각각 17.8%, 14.4%로 높은 신규 개점률을 보였다. 반면 가맹점 폐점률 1위는 전년 대비 13.4%의 폐점률을 보인 부어치킨이 차지했다. 비에이치씨와 훌랄라참숯바베큐도 각각 11%, 10.1%를 기록해 10%가 넘는 높은 폐점률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조정원은 5가지 항목, 20여 개의 세부 내용으로 나눠 브랜드별로 비교 분석 자료에 담아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치킨 프랜차이즈는 비비큐로 조사됐다. 사진=비비큐 홈페이지
조정원 자료대로라면 교촌치킨 프랜차이즈를 창업해야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다. 비교 대상 브랜드 중 유일하게 연평균 매출액이 4억 원이 넘는 데다 폐점률도 2.1%로 매우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수치만 보고 섣불리 판단하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김도엽 한국공정거래조정원 가맹정보제공팀 팀장은 “치킨 프랜차이즈 창업을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자료를 만들었다”며 “다만 자료에서도 밝혔듯 가맹계약 사전 단계에서 참고자료로만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매출액이 1위라고 해서 창업자에게 반드시 유리한 업소라고 할 수 없고, 반대로 폐점률 1위라고 해서 가장 불리한 가맹점이란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 조사 대상에 포함된 15개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주력 제품의 특성, 주요 목표 고객층, 영업방식 등에서 서로 차이점이 많다. 조정원이 발표한 비교정보를 기초자료로 삼되 더욱 면밀한 분석이 필요한 이유다. 더욱이 은퇴 또는 퇴직 후 창업을 준비하는 중‧장년층은 사실상 전 재산을 쏟아 붇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자신에게 알맞은 브랜드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특성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번 조사에서 가맹점 신규개점률 1위를 차지한 맘스터치는 엄밀히 말해 치킨 프랜차이즈가 아니다.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 관계자는 “우리는 치킨 프랜차이즈가 아니고, 패스트푸드 업종으로 분류돼야 할 것”이라며 “공정거래조정원의 비교 대상에 포함된 것을 알고서 관련 내용을 수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반면 김도엽 팀장은 “맘스터치로부터 공식적으로 요청이 온 내용은 없다”며 “맘스터치 전체 매출 중 치킨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서 그렇게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상식적으로 볼 때 치킨 프랜차이즈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맘스터치는 대단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맘스터치 홈페이지
조정원이 발표한 비교정보의 가장 최근 데이터가 2014년이라는 점에서 시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 팀장은 “가맹사업법상 가맹점이 5개 이상이거나 본사 매출액이 연 5000만 원 이상(직영점은 2억 원 이상)인 회사는 반드시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공개서를 제출해야 하며 이번 자료는 가맹본부에서 받은 ‘정보공개서’를 토대로 만들었다”며 “다만 제출 기일이 전년 사업연도 종료시점에서 120일 또는 180일로 돼 있어 불가피하게 2015년 정보는 반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비교정보에 담긴 정량적 수치뿐 아니라 브랜드의 ‘평판’도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기업평가연구소에서 발표한 4월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평판지수 순위를 보면 굽네치킨이 1위를 차지했으며 그 뒤를 교촌치킨, 맘스터치, 네네치킨, 비에이치씨가 이었다. 가맹점 수 1위 비비큐는 전체 15개 업체 중 6위에 그쳤다.
구창환 한국기업평판연구소 소장은 “온라인 데이터 등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매달 브랜드 평판을 조사하고 있다”며 “단순히 높은 평판지수를 기록한 업체가 좋은 업체라는 식의 해석은 부적절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 소장은 “이를 통해 브랜드 평판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흐름을 읽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예전에는 유명 연예인이 등장하는 광고 등으로 마케팅을 했지만 요즘은 온라인에서 실제 고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가 더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정재훈 기자 julia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