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최근 문화·패션·IT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투자 반경을 넓히고 있다. 연합뉴스
세부적으로 해외투자 비중이 높은 분야는 서비스업(25%), 채광업(23%), 금융업(14%) 순으로 나타났다. 또 가장 많은 돈을 쏟아부은 업종은 채광업으로 실투자금액이 342억 달러(약 39조 원)로 집계됐다.
올 들어 중국의 M&A ‘식탐’은 정점에 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중국의 올해 1분기 해외 M&A 거래액을 1000억 달러 안팎으로 추정했다. 이 기간 영화제작사 레전더리엔터테인먼트, 종자·농약업체 신젠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가전사업부 등이 ‘차이나 머니’에 넘어갔다.
우리나라 역시 차이나 머니의 공습에 노출됐다. 지난해 국내 금융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안방보험은 ING생명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2004년 유한회사로 설립된 안방보험은 생명·손해보험 및 자산운용 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보험사다. 2014년 기준 자산 규모는 약 1조 위안(약 175조 원)이며 ‘흑묘백묘’로 유명한 중국 덩샤오핑(鄧小平)의 손녀 사위 우샤오후이(吳小暉)가 회장으로 알려졌다.
한국을 상대로 한 중국의 M&A 투자는 확대되는 추세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3월 발간한 ‘중국의 M&A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2015년 중국 기업의 한국 기업 M&A 건수는 전년 대비 3배인 33건(거래액 19억 3000만 달러)으로 나타났다. 관련 보고서에서 이은미 수석연구원은 “문화콘텐츠를 주축으로 한 서비스업의 기술 유출과 자본 잠식 우려가 전산업군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짚었다.
하지만 ‘차이나 머니’의 글로벌 M&A업계에서의 씀씀이와 비교하면 아직 국내 실질 투자액은 낮은 수준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외국인투자통계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중국의 한국 투자 신고금액은 11억 9000만 달러로 전체 외국인 투자 가운데 6.3%에 그쳤다. 2000~2014년 가운데 중국 직접 투자 비중이 가장 높았던 때는 2004년(9.1%)이다.
한국은행의 지역별 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2005~2014년)를 보면 중국은 2014년까지 국내 주식 87억 달러, 채권 143억 달러에 투자했다. 2008년 기준 국내 증권 분야 총투자금이 3억 달러였던 것을 고려하면 5~6년 새 투자금이 77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그간 중국은 국내 제조업과 서비스업, 음식·숙박·부동산 분야에 투자해 왔으며 최근에는 문화·패션·IT·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산업까지 투자 반경을 넓히고 있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