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지난 4월 28일 롯데마트 A 지점을 찾았다. 진열대 끝이나 할인코너에서 옥시제품 판촉장면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옥시의 대표제품인 옥시크린은 옥시의 또 다른 세탁용품인 쉐리와 함께 특별상품 코너에 있었다. 제습제인 물먹는하마 역시 특별상품 마크가 붙어 있었고 7+1행사까지 진행 중이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청소용품인 이지오프뱅은 아예 단독 진열대에 놓여 있었고 제모크림인 비트 역시 광고와 함께 단독 진열돼 있었다. 롯데마트 B 지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B 지점 역시 옥시크린을 다른 세제와 같은 진열대에 배치하지 않고 따로 옥시크린 코너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었다.
롯데마트 A 지점은 지난 4월 28일 옥시제품들을 판촉하고 있었다.
다른 대형마트도 마찬가지였다. 기자가 찾은 한 이마트 지점은 아예 옥시행사를 열고 있었다. 물먹는하마와 하마로이드 등 옥시제품을 할인 코너에 진열해놓은 것. 또한 해당 상품을 2만 5000원 이상 구매하면 5000원 상품권을 주는 이벤트까지 하고 있었다. 이밖에 옥시 상품 상당수에 ‘행사상품’ ‘절약의 발명’ 마크가 붙어 있었으며 아예 옥시제품만 따로 진열해놓은 진열대도 있었다. 홈플러스 C 지점 역시 옥시크린 행사를 하고 있었다. 역시 옥시제품인 파워크린, 냄새먹는 하마, 이지오프뱅 등도 모두 할인행사 중이었다.
지난 4월 28일 옥시제품을 판촉하고 있는 한 이마트 지점.
지난 4월 28일 옥시제품을 판촉하고 있는 홈플러스 C지점.
온라인도 예외가 아니다. 4월 28일 기준 롯데마트 온라인 쇼핑몰인 롯데마트몰 기획전 코너 ‘알뜰쇼핑! 소용량 전문관!’에 옥시제품 15개가량이 올라와있었다. ‘햇살좋은날 청소하세요~’ 코너에는 아예 옥시제품을 광고 전면에 내세웠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옥시상품 판촉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사람들은 이러한 대형마트의 모습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롯데마트 A 지점에서 만난 한 고객은 “전국이 옥시제품으로 시끄러운데 너무 대놓고 판촉하는 것 같다”며 “특히 롯데마트는 옥시 관련해서 사과까지 했으면서 이런 행사를 벌이는 건 너무 이중적인 행동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최 아무개 씨(26) 역시 “롯데마트가 이번 사건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옥시제품을 파는 것 자체는 그렇다 쳐도 굳이 전면에 광고를 해가면서까지 파는 건 이해가 안간다”고 말했다.
이에 롯데마트 관계자는 “행사라는 게 1주일 전이나 하루 전에 기획된 게 아니라 보통 업체랑 한 달 전에 합의를 마친다. 이번 행사는 4월 1일에 확정이 났고 가습기 살균제 관련 입장 발표는 18일에 나와서 오해가 있을 수 있다”며 “옥시만 행사를 하는 게 아니라 9대 브랜드 상품이라고 해서 세제 관련 브랜드 9개에 대해 행사 중이다. 또한 매년 이 시기에 연례적으로 진행되는 행사”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이미 확정된 행사를 마트 측 마음대로 파기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옥시 불매운동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4월 28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옥시 본사 앞에서 옥시제품 불매 운동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날 옥시제품을 발로 짓밟는 퍼포먼스도 보여줬다. 약사단체인 대한약사회도 옥시 불매운동에 동참할 뜻을 보였다. 대한약사회는 지난 4월 27일 긴급 상근임원회의를 열어 옥시에 대한 토론을 벌여 “일선 약국에서 퍼지는 옥시제품 판매 거부 움직임에 충분히 공감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26일 부산광역시약사회는 옥시의 법적·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온라인상에서도 옥시 불매운동 열기는 뜨겁다. SNS 등을 통해 옥시의 제품 목록과 이를 대신할 타 회사 제품의 목록이 퍼지고 있으며 불매 서명운동에 동참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다음 아고라에는 4월 28일 기준 1100명 이상이 옥시 불매운동에 서명했다. 뿐만 아니라 사용 중인 옥시제품을 폐기한 인증샷까지 올라오고 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