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약 140억 개의 뇌세포를 지니고 태어나는데 특이하게도 자체 세포분열을 하지 않고 자라면서 수상돌기의 시냅스가 복잡하게 얽히며 발달한다. 한마디로 머리의 좋고 나쁨은 이 신경세포의 얽히는 정도, 즉 시냅스가 얼마나 정교하게 발달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아동발달 전문가와 뇌과학자들은 영유아기의 뇌세포 발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오감 자극’이라고 강조한다. 우리 몸은 눈이나 귀를 통해 자극을 받으면 그 정보를 뇌로 보낸다. 피부도 접촉, 통증, 따스함, 압력 등을 느끼면 역시 뇌로 보낸다. 청각, 시각, 촉각, 후각, 미각을 통한 경험이 뇌세포에 전달될 때 더욱 많은 시냅스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영유아기의 오감 자극은 두뇌 발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9세까지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즉 오감에 의한 신경회로 발달이 계속되며, 두뇌의 모든 영역을 고루 발달시키려면 아이의 발달 수준에 맞는 오감 자극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요즘 엄마들은 아이가 두 돌만 넘어도 오감보다는 인지나 학습적인 부분에 더 신경쓰는 게 사실.
하지만 비싼 교구를 들이거나 학원에 보내지 않더라도 집에서 하는 간단한 활동만으로 얼마든지 아이들의 오감을 깨울 수 있다. ‘자연’을 십분 활용하는 것도 권할 만한 방법. 숲의 냄새, 바닷바람의 감촉, 눈부신 석양은 그 자체로 ‘오감 자극 종합선물세트’다. 어릴 적 자연에서 뛰논 경험이 많은 아이일수록 훗날 뛰어난 학습 능력과 창의성을 더 발휘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24-36 months
생후 0~36개월은 고도의 정신활동을 담당하는 대뇌피질을 이루는 부분, 즉 전두엽·두정엽·후두엽이 고루 발달하는 시기다. 두뇌의 다양한 부분이 왕성하게 발달한다는 것은 다시 말해 어느 한쪽으로 편중된 감각 자극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이다.
음악만 계속 들려준다거나 지나치게 책만 많이 읽히는 식의 편중된 자극은 피하고, 오감이 고루 발달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과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렇다고 마치 시간표를 짜듯이 틀에 짜 맞추어 자극을 줄 필요는 없다. 아이 스스로 부지런히 움직이며 집 안을 탐색하고 소리도 내고 뛰어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오감 자극을 받을 수 있다.
24~36개월 신체·인지 발달 체크포인트
ㅁ 2개의 손잡이를 양손에 하나씩 잡고 동시에 돌리는 양측면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ㅁ 알려주면 종이를 한 번 접는다.
ㅁ 선 긋기를 모방한다.
ㅁ 실제 사물을 그리려고 시도한다.
ㅁ 찰흙을 굴리고 떼어낸다.
ㅁ 그릇에 모래를 담았다가 쏟아낸다.
ㅁ 상자에 주사위를 담는다.
ㅁ 색칠하는 시늉을 한다.
ㅁ 원을 비슷하게 모방한다.
ㅁ 큰 구슬을 실에 꿴다.
ㅁ 5분 동안 혼자서 그림책을 다 본다.
ㅁ 그림을 보며 이야기해주면 집중해서 듣는다.
ㅁ 접시 3개 위에 컵 3개를 놓는다.
ㅁ 크고 작은 블록은 분류한다.
ㅁ ‘깡충깡충 뛰는 사람을 찾아봐’라고 말하면 그림에서 동작을 구별한다.
ㅁ 색깔 이름을 말하면 여러 가지 색이 있는 상자에서 정확하게 짚어낸다.
추천! 오감 발달 놀이
● 젓가락 사용하기
숟가락질이 능숙해져 흘리지 않고도 밥을 잘 먹을 수 있지만 젓가락질은 어려워한다. 서툴더라도 젓가락을 일찍부터 사용하게끔 하면 소근육 발달은 물론 두뇌 발달에 효과적이다. 처음에는 엄지손가락에 끼우는 유아용 젓가락이 적당하다.
● 가위질
가위질을 비롯해 구슬 꿰기, 지퍼 올리기, 블록 쌓기, 퍼즐 등 미세한 손동작이 필요한 놀이는 소근육 조절 능력과 눈과 손의 협응력을 발달시킨다. 단, 가위질을 시킬 때는 다칠 염려가 없는 유아용 안전가위를 사용할 것.
● 세발자전거 타기
기초적인 운동 능력이 발달해 달리기, 세발자전거 타기 등을 할 수 있다. 스스로 빨리 달렸다가 속도를 늦추는 등 조절 능력이 발달해 달리다가 넘어지는 일이 거의 없다. 손으로 방향을 잡아가며 다리로 페달을 돌리는 세발자전거 타기는 특히 아이들이 좋아한다.
● 마라카스 흔들기
빈 페트병 속에 쌀이나 콩, 작은 조약돌 등을 넣고 흔들어 소리를 내본다. 가벼운 쌀알이 들어 있을 때와 굵은 조약돌이 들어 있을 때의 소리를 비교해보게 한다. 엄마와 아빠의 목소리를 번갈아 들으며 음의 강약을 비교해보게 하는 것도 좋다.
● 그림책 읽어주기
문장이 간단하고 반복적인 표현이 나오는 책을 읽어준다. 이 시기는 아이가 모방하는 걸 좋아하므로 부모가 읽어주었던 내용과 그림을 연결시켜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면서 책을 읽는 시늉을 하기도 한다. 이때 아이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며 적절한 질문을 던져주면 상상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 블록 쌓기
블록은 촉각을 자극하고 소근육의 협응을 키울 수 있는 대표적인 장난감. 특정한 모양의 그림을 보여주고 만들어보게 하거나, 아이가 좋아하는 사물이나 도구를 만들게 해볼 것. 아이가 막연해한다면 엄마가 레고나 블록으로 원하는 모양의 일부를 만들어놓고 아이가 완성하게끔 하는 것도 좋다.
● 그림 그리기
크레파스로 자유롭게 원하는 것을 그려보게 한다. 빨강, 파랑, 노랑 같은 원색과 파스텔 색을 고루 쓰면서 색감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 이불 놀이
몸에 닿는 감각을 즐길 수 있는 연령이므로 아이를 이불에 돌돌 말아 굴려주거나 이불 터널을 만들어 통과하게끔 하면 재밌어한다.
● 빨래 냄새 맞히기
건조대에서 막 걷어온 빨래와 옷장에 넣어두었던 옷을 섞어놓고 “엄마가 방금 빨래한 것은 어떨 걸까?” 질문해보자. 은은한 섬유유연제 향이 힌트가 된다.
● 찰흙 놀이
뭐든 손으로 만져보고 느끼려는 본능이 강한 시기이므로, 찰흙이나 밀가루 반죽을 뭉치거나 길게 늘이면서 손에 전해지는 감각을 느끼게 한다.
TIP. 유아용 안전 가위 컬렉션
➊ 아이 손에 꼭 맞은 사이즈로 ㄱ자형 날이 안쪽에 숨어 있어 안전하다. 1500원, 모닝글로리
➋ 사용할 때는 지렛대 장치를 올리고 보관할 때는 내리는 디자인. 가윗날을 벌리는 데 힘이 적게 들어 3세 아이에게 알맞다. 2000원, 아이비스코리아
➌ 가윗날이 플라스틱이라 가볍고 안전하다. 1500원, 마패드
➍ 왼손잡이 아이도 편하게 쓸 수 있는 가위. 가윗날이 날카롭지 않고, 손잡이를 고무로 처리해 그립감이 좋다. 가격미정, 쓰리엠
➎ 쪽가위처럼 손잡이 끝부분이 붙어 있어 힘을 세게 주지 않아도 쉽게 가위질이 된다. 7000원, 크레욜라